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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북 "무임승차 아냐, 망 사용료 개편 필요"…통신업계 "비용 안내려는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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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무임승차’가 아닙니다. 망 사용료를 꾸준히 내고 있지만, 인터넷 접속량이 늘어나면서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망 이용자 및 소비자와 통신사간 상생을 위해서는 망 사용료 개편이 필요합니다."

박대성 페이스북코리아 대외정책총괄 부사장은 27일 서울 강남구 페이스북코리아 본사에서 열린 ‘미디어 업데이트’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페이스북이 방송통신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 1심에서 지난 22일 승소한 이후 가진 첫 공개행보다. 박 부사장은 망 사용료가 늘면 콘텐츠를 소비하는 최종 이용자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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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서울 강남구 페이스북코리아 본사에서 미디어 업데이트 간담회를 진행 중인 박대성 페이스북코리아 대외정책총괄 부사장. /안별 기자



박 부사장은 "상호접속 고시가 무정산 방식에서 인터넷 접속량에 따른 망 사용료 정산 방식으로 바뀌면서 콘텐츠를 많이 제공하는 업체의 비용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환경이 마련됐다"면서 "망 사용료를 내기 위해서 서비스 비용이 늘게 되면, 이는 이용자 부담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페이스북 "국내외 CP들의 ‘망 사용료 개편’ 주장 동의"

페이스북을 포함한 국내외 CP(콘텐츠공급자)들의 망 사용료 부담 문제는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난 2016년 통신사간 데이터 전송 비용을 정산하지 않는 무정산 원칙의 폐기 내용이 담긴 상호접속 고시가 개정되면서다. 개정 방식에 따르면 인터넷 접속량이 늘수록 망 사용료가 늘게 된다.

박 부사장은 "최근 국내외 CP들이 낸 망 사용료 개편 관련 성명문에 동의한다"며 "망 사용료를 안 내겠다는 게 아니다. 우리는 통신사들과 꾸준히 협상에 임해왔으며 2015년부터 서비스 인프라 관련해서 국내 통신사들과 계약하는 대로 지불해 왔다"고 말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전날 인터넷기업협회, 구글, 네이버, 넷플릭스, 카카오, 페이스북 등 국내외 CP(콘텐츠공급자)들과 함께 공동성명문을 내고 불합리한 망 사용료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페이스북, 국내외 CP ‘역차별’ 문제에는 말 아껴

박 부사장은 최근 국내 CP들이 지적한 ‘역차별’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국내 CP들은 국외 CP들이 막대한 인터넷 접속량을 사용하면서도, 낮은 비용의 망 사용료를 낸다고 지적해왔다. 네이버는 연간 약 700억원, 카카오는 연간 약 300억원, 페이스북은 연간 약 150억원을 각각 망 사용료로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부사장은 "역차별 문제는 사실 우리가 주체도 아니고 객체도 아니다"라면서 "통신사와 국내 CP들 모두 입장이 서로 다르다. 업계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 페이스북이 방통위가 부과한 과징금(3억9600만원)에 대해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고의성을 보기 어렵다"며 지난 22일 승소한 것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방통위는 지난해 3월 국내 통신사와 협의 없이 해외로 접속경로를 변경, 한국 사용자에게 인터넷 지연 등 피해를 준 페이스북에 과징금을 부과했다. 방통위는 페이스북에 손을 들어준 1심 결과에 대해 항소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박 부사장은 "KT 캐시서버를 사용하다 바꾼 해외 서버는 기존에 사용하던 서버 중 하나였다"며 "전에도 그 서버를 통해서 데이터를 보낸 적 있었던 만큼, 고의로 인터넷 접속을 지연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방통위 측에서 항소하겠다고 한 만큼, 자세한 것은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통신업계 "망 사용료 안 내려는 여론전"

통신업계는 이런 페이스북의 입장 등 국내외 CP들의 움직임이 망 사용료를 내지 않으려는 여론전이라고 지적했다. 국내외 CP들이 페이스북 승소 분위기를 활용해 망 사용료 폐지 여론전에 나섰다는 게 통신업계 주장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CP들은 망 사용료가 늘어나게 되면 이용자 부담으로 이어진다고 하는데, 이는 네트워크 관리 비용도 마찬가지"라면서 "망 사용료가 축소되거나 없어지면 네트워크 관리를 위해 통신료가 올라가 이용자들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종 소비자의 부담은 큰 변화가 없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이어 "문제는 망 사용료가 아니라, 고의로 접속 경로를 끊었느냐 마느냐가 중요한 것"이라며 "다음에도 접속 경로가 고의적으로 바뀌면 피해를 보는 건 결국 최종 이용자다. 이것을 망 사용료 개편 문제로 끌고 나가는 것은 여론을 만드려는 꼼수"라고 지적했다.

안별 기자(ahnbyeol@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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