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사람이 키우다 버린 개들이 야생견이 돼서 사람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인천 도심에서입니다. 주민들은 불안해하고 학교에서는 "들개를 잘 피해다니라"는 교육까지 하고 있습니다.
밀착카메라 이선화 기자입니다.
[기자]
여름방학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온 학생들.
개학 일주일 뒤, 낯선 교육을 받았습니다.
[제은규 : 학교에서 지켜야 될 것 그런 걸 2학기 시작됐으니까 설명해주고. 들개 관한 거 얘기해서. 6마리 다니니까 조심해서 잘 피해 다녀라]
최근 학교 인근에 들개가 나타나고 있으니, 안전에 유의하라는 것입니다.
이미 여러 번 마주친 학생도 있습니다.
[황빈나 : 등교 시간에 돌아다니는 거 보면 가까이 와서 물까 봐 무섭기도 해서 반대편으로 가거나.]
[박제민 : 자전거 타고 저쪽으로 가고 있었는데요. 다가와가지고 놀라서 도망쳤어요. 하나는 누렁이, 하나는 백구예요.]
학교를 둘러싸고는 야산이 있습니다.
들개들이 번식하고 생활하기 좋은 환경인데요.
실제로 학교 인근 곳곳에는 이렇게 배변을 한 흔적도 남아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개들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차도를 재빠르게 가로지릅니다.
방금 학교쪽에서 횡단보도를 건너온 개 두 마리가 지금 이쪽으로 가고 있는데요.
자세히 보면 흰 개랑 검은 개 두마리가 풀숲을 헤쳐서 저쪽으로 가고 있습니다.
한번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야산으로 올라가는 듯 하더니 이내 다시 내려옵니다.
개들을 따라가보니 여러 마리가 모여있는 공터가 나옵니다.
공사가 진행중인 땅입니다.
초등학교랑 중학교 바로 앞에 있는 버스 정류장입니다.
정류장 옆에는 이렇게 가림막이 설치가 돼 있는데요.
그런데 이쪽 아랫부분을 보면요.
이렇게 땅이랑 조금 틈이 벌어져 있습니다.
이 틈이 바로 들개들이 다니는 통로입니다.
공사장 옆 교회에서 키우는 개인지 물어봤습니다.
[교회 관계자 : (키우시는 건가 여쭤보려고요.) 아니요 아니요. 우리도 무섭죠. 그래서 신고를 했는데. 새벽기도하고 내려오면 한 10마리, 11마리 있어요.]
누구인가 밥을 주고 있어서 이곳에 모여 사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교회 관계자 : 저 공터에서. 하루에 한 번씩 와서 그 여자가 밥을 줘요. 여기서 개 밥그릇도 씻어가고. 우리가 뭐라고 했더니 인정머리가 없다느니 뭐니.]
주민들은 이사가고 없어진 공장에서 버리고 간 개들이라고 추정합니다.
[주민 : 공장이 있었는데. 개발한다고 이주비 받고 이사했거든. 개를 놔두고 가버렸어. 잡아야 해요. 개들을 위해서도.]
이렇게 방치된 개들은 근방을 배회합니다.
학교 운동장에 들어가기도 하고, 길을 건너다가 차에 치일 뻔하기도 합니다.
[학교 관계자 : 아침에 출근 차들이 많으니까 빵빵대고. 한 놈만 건너는 게 아니고 하나 건너면 죽 가니까.]
주민들은 불안해합니다.
[박동현·이민형 : 강아지끼리 물까 봐 좀 무서웠었어요. (전에 다른 주민이) 개 산책시키면서 가시다가 개가 물어서 '어머 물었어' 하면서 들고 가셨어요.]
[주민 : 저쪽에 산에도 많은데. 근데 못 잡아. 절대 못 잡아. 개가 얼마나 빠르니까. 도망가고.]
지난 5월 인천대공원에서 들개가 사람을 물었습니다.
이 때문에 인천시는 전문 업체와 계약을 맺고, 두달여 만에 90마리를 잡았습니다.
[인근 공사장 관계자 : 개발지역이기 때문에 공터가 많아서. 토요일에 또 잡혔습니다. 크기가 한 이 정도 올라왔고. 몸길이가 한 이 정도. 굉장히 큰 개.]
하지만 포획을 반대하는 주민도 있습니다.
잡는 과정에서 개들이 다치거나 학대를 받는다는 것입니다.
[인천시청 관계자 : 돌무더기 갖다가 입구 다 막아버리고요. 포획틀 부순 것도 있고요.]
잡힌 개들은 보통 유기견보호소로 옮겨진 뒤, 열흘 동안 데려가는 사람이 없으면 안락사 됩니다.
야생화된 들개는 사람들에게 충분히 위협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개들 역시 한때는 누군가에게 사랑받았던 반려견이었습니다.
들개가 왜 생겨나는지부터 고민해봐야 할 것입니다.
(영상취재 : 김동진 / 인턴기자 : 박은채)
이선화 기자 , 이완근,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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