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의혹 산더미’ 조국에 등 돌리는 민심… 정부·여당에도 ‘부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슈톡톡] 잇단 여론조사서 부정 평가 많아져

세계일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단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엘리베이터에 올라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딸의 입시·장학 특혜 의혹을 비롯해 본인과 가족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휩싸인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여론이 연일 악화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들을 보면 국민의 절반 또는 그 이상이 조 후보자의 법무부 장관 임명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 후보자를 지명한 문재인 대통령과 내년 총선을 앞둔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에도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실제 ‘긍정평가’가 상대적으로 높았던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도 ‘부정평가’가 앞서는 형국이다.

◆60%·48%… “조국, 법무부 장관에 부적격”

26일 여론조사 기관 한국리서치가 KBS ‘일요진단 라이브’ 의뢰로 지난 22∼23일 성인 10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조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직 수행에 ‘적합하지 않은 인사’라는 응답이 48%로 절반 가까이 됐다. 반면 ‘적합한 인사’라는 응답은 18%, ‘판단 유보’는 34%였다. 이는 한국리서치가 지난 15∼16일 같은 주제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조 후보자의 장관직 수행이 ‘적절하다’(42%)는 응답이 ‘부적절하다’(36%)보다 많았던 것과 비교할 때 일주일 새 여론이 확 뒤집어진 것이다. ‘적절하다’는 비율은 무려 24%포인트나 빠지고 ‘부적절하다’는 비율이 12%포인트나 올랐다. 일요진단 라이브 측은 “조 후보자에게 제기된 각종 의혹, 특히 딸의 논문 및 입시 특혜 의혹이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세계일보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지난 23~24일 만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도 비슷한 흐름이다. ‘조 후보자를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하는 데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라는 질문에서 반대를 택한 사람은 전체의 60.2%로 집계됐다. 찬성한다는 응답은 27.2%에 그쳤고, 모름·무응답은 12.6%였다. 반대 이유로는 ‘여러 의혹 때문에 공정·정의 등을 내세울 자격이 없어서’(51.2%)란 응답이 가장 많았고, ‘조 후보자의 말과 행동이 달라서’(32.1%)가 뒤를 이었다. 이번 논란의 해법에 대해선 ‘의혹이 사실인지 거짓인지 청문회에서 밝혀야 한다’(51.6%)는 답이 ‘즉각 사퇴’(29%)나 ‘대통령의 지명 철회’(14.3%)보다 많았다.

◆서울대 학생들 대상 조사서도 ‘부정’ 일변도

세계일보

지난 23일 오후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조국 교수 STOP! 서울대인 촛불집회’에서 이 대학 재학생과 졸업생 등 참가자들이 촛불과 스마트폰 플래시를 들고 있다. 뉴시스


정식 여론조사는 아니지만, 조 후보자의 모교이자 그가 교수로 재직한 서울대에서는 그가 법무부 장관에 적합하지 않다는 여론이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서 진행 중인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 법무부 장관 적합한가’ 투표를 보면 오전 10시 기준 ‘전혀 적합하지 않음’이라는 응답이 95%(1750명)나 됐다. ‘적합하지 않은 편’도 2%(51명)였다. 반면 ‘매우 적합하다’는 1%(25명)에 그쳤다. 전날 오후 9시40분쯤 시작된 이 투표는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다음달 6일까지 이어지는 ‘2019 상반기 부끄러운 동문상’ 투표에서도 조 후보자는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曺, 사퇴 의사 없어 당분간 상황 이어질 듯

조 후보자를 향한 부정적인 여론이 더 커지면서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 역시 타격을 받는 모양새다. 중앙일보 여론조사에선 문 대통령이 국정을 ‘잘 한다’(41.5%)는 응답보다 ‘잘 못 한다’(49.3%)가 높게 나왔다. 특히 조 후보자 딸과 관련한 의혹들에 민감하게 반응한 20대에서 ‘잘 못 한다’(50.9%)는 답과 ‘잘한다’(36.3%)는 답의 간극이 컸다. ‘잘 한다’가 50%를 넘은 30·40대와 대조적이다.

세계일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는 길에 취재진과 인터뷰를 가지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3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8월 4주차(20∼22일) 여론조사에서도 문 대통령의 국정에 대한 긍정평가는 45%, 부정평가는 49%로 각각 집계됐다. 바로 직전 조사인 8월 2주차(6∼8일) 조사에서 긍정평가는 47%, 부정평가는 43%였던 것과 비교할 때 긍정은 2%포인트 떨어진 반면, 부정은 6%포인트나 오른 수치다. 같은 조사에서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지른 건 지난 5월 3주차 이후 14주 만이다. 특히 청년세대인 19∼29세(부정 46%·긍정 42%)는 물론, 조 후보자의 자녀와 비슷한 연령대의 자녀를 둔 40대(부정 44%·긍정 52%)와 50대(부정 58%·긍정 39%)의 여론도 악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 후보자가 강행돌파 의지를 재차 피력하면서 이같은 양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조 후보자는 25일 오전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개혁주의자가 되기 위해 노력했지만 아이 문제에는 불철저하고 안이한 아버지였음을 겸허히 고백한다”면서도 “문재인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를 이행하라는 국민의 뜻과 대통령의 국정철학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며 자진사퇴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