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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조국 논란에 입연 우석훈 “억울하겠지만…사회가 싫다는 데 어쩔 건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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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진보경제학자 중 한 명으로 불리는 ‘88만원세대’의 저자 우석훈 박사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개인 SNS을 통해 부정적 의견을 올려 이목을 끈다. [사진소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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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운자 기자] 진보진영의 경제 학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88만원세대’의 저자 우석훈 박사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개인적으로 아주 억울하겠지만 너무 멀리 와버린 것 같다”며 부정적 의견을 내놨다. 우 박사는 자신의 개인 블로그에 22일과 25일 조 후보자와 관련한 글을 잇달아 글을 올렸다.

먼저 지난 22일 우 박사는 자신의 블로그에 “조국,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다”며 “나는 그냥 세 끼 밥 먹고 사는데 불편한 거 없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산다. 애들은 그냥 집에서 가까운 국공립 그냥 보내고. 그나마도 국공립 어린이집 가느라고, 큰 애는 몇 년이나 기다렸던. 문득 나만 이러고 사나 싶기도 하고”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조국은 조국 인생사는 거고, 나는 내 인생 사는 거고. 이렇게 생각한지 몇 년 된다”며 “각자의 인생관이 있는 거고, 각자의 도덕이 있는 거고. 내 생각을 누군가에게 강요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했다.

우 박사는 “그렇지만 고대(高大) 학생들이 딸 입학과 관련해서 집회를 시작하고 학교에서는 부정 입학이 있으면 입학 취소하겠다고 하고 개인의 인생관과 도덕관으로 간주하기에는 이미 사회적 현상이 되어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어쩔 거냐? 엘리트들의 그런 인생관과 도덕관을 이 사회가 싫다는데. 공직의 기준이 점점 더 높아지는 것, 누군가에게는 불편할지 몰라도, 사회는 그렇게 가는 게 맞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우 박사는 “개인적으로는 아주 억울하겠지만, 속도전이나 전격전으로 그냥 버티고 가기에는 너무 멀리 와버린 것 같다”며 “그럼 누가 사법 개혁을 할 것이냐? 그건, 다음 문제 아닌가 싶다. 우리나라에 그렇게 괜찮은 검사나 변호사가 없을까? 법대가 몇 개고, 로스쿨이 몇 개인데, 그 중에 진짜 괜찮은 사람이 없을까. 뒤로 그냥 가기에는, 이미 너무 멀리 가버린 듯싶다”고 덧붙였다.

이어 우 박사는 25일 같은 블로그 계정에 “시대가 변한다. 과정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글을 또 다시 올렸다. 조국 후보자의 사건을 보면서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게 됐다는 우 박사는 자신이 어림짐작했던 것보다 국민의 분노 강도가 더 세다고 했다.

그는 “대중 앞에 서 있는 것은, 늘 무서운 일이다. 돌아보면 나도 15년 가까이, 정말로 대중 앞에 서 있었다. 그 중의 절반 이상의 시간은 청와대랑 단단히 틀어져서, 늘 조심해야 하던 시간이었고”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우 박사는 “사람들의 마음을 짐작하거나 예상하는 일은 늘 힘들다”며 “한국 사회는 변화가 많다. 그리고 감성과 문화적 성향 자체도 빨리 변한다. 그냥 늘 모른다고 생각하고 조심해서 살펴보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했다.

한국을 이미 선진국으로 정의한 우 박사는 “누군가 가르치고 지도하고, 그럴 수 있는 덩어리가 아니다”라며 “사람들이 맞다고 하면 맞는 거다. 천천히 그리고 가끔은 아주 빠르게 그렇게 간다”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가 결론이 아니라 그 결론에 가는 과정이라는 얘기는 대학 시절부터 많이 들었다. 말은 그렇지만,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본 적이 없었다”며 “그렇지만 실제로 과정이 더 중요한 사회로 우리가 가는 것 같다. ‘효율적이지 않은 것 아니냐’그런 얘기를 많이 한다. 민주주의는 단기적으로 효율적인 시스템은 아니다. 그렇지만 길게 보면, 그 편이 더 효율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진보 경제학자 중 한 명으로 불리는 우 박사는 민주정책연구원 부원장을 지냈으며 ‘사회적 경제는 좌우를 넘는다’라는 저서로 문재인 대통령의 추천사를 받은 인물이기도 하다.

yi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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