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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 또다시 극렬 충돌…물대포 등장에 실탄 발사까지(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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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열흘 만에 화염병·최루탄 등장 '평화 기조' 깨져

경찰 가족들, '경찰 무력 자제·독립 조사위원회 구성' 촉구 집회 눈길

中 인사들 "중앙정부·인민해방군 홍콩 주둔군 개입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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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송환법 반대 시위 현장에서 시위대를 향해 권총을 겨누는 홍콩 경찰
AP통신=연합뉴스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25일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12번째 주말 집회가 홍콩 카이청 지역에서 열렸다.

전날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로 긴장이 높아진 가운데 '평화시위' 기조를 다시 정착시킬 수 있을지 주목받았지만, 결국 이날 시위에서도 충돌이 발생하고 말았다.

특히 이날 충돌이 격화하면서 홍콩 경찰은 물대포차를 시위 현장에 투입했으며, 비록 공중을 향하긴 했지만 실탄까지 발사해 충돌의 강도를 짐작하게 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 등에 따르면 이날 홍콩 카이청 지역에 있는 카이청 운동장에서는 오후 2시 30분부터 시민 수천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송환법 반대 집회가 열렸다.

굵은 빗줄기가 내리는 가운데 우산을 들고 모여든 이들은 오후 3시 무렵 집회가 끝난 후 예정대로 췬완 공원까지 행진하면서 "홍콩인들 힘내라", "5대 요구 하나도 빠뜨릴 수 없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홍콩 시위대의 5대 요구 사항은 ▲송환법 완전 철폐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이다.

홍콩지하철공사는 이날 콰이퐁 역, 췬완 역 등 집회가 열린 카이청 운동장 주변의 지하철역을 오후 1시 30분부터 폐쇄해 시민들의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이날 홍콩 도심인 에딘버그 광장에서는 경찰 가족 수백 명이 모여 최근 송환법 반대 시위에서 경찰의 강경 진압과 시위대의 폭력 등을 조사할 독립된 위원회 구성을 촉구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집회 후 행정장관 집무실까지 행진하면서 "경찰을 시민에게 돌려보내라", "정치적 위기는 정치적 수단으로 해결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에게 경찰의 무력 사용 자제 등을 촉구하는 서한을 전달하려고 했으나, 이것이 실패하자 완차이의 경찰본부로 향했다.

이날 시위에서 가장 주목받은 것은 카이청 시위가 행진 후 평화롭게 마무리될 수 있을지였다.

지난 12∼13일 홍콩국제공항 점거 시위로 1천 편에 가까운 항공편이 결항하는 '항공대란'이 발생하자 송환법 반대 시위대는 큰 비난을 받았고, 이에 14일부터 23일부터 열흘간 평화시위 기조를 이어갔다.

하지만 전날 쿤통 지역에서 열린 집회와 행진이 끝나자 일부 시위대가 경찰과 격렬하게 충돌했고, 그 과정에서 화염병과 최루탄이 다시 등장해 열흘 동안 이어졌던 평화시위 기조가 무너졌다.

전날 시위로 10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고, 이 가운데 2명이 중상을 입었다. 특히 시위에 참여한 남성 1명은 왼쪽 눈에 고무탄을 맞아 피를 흘리는 중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전날 시위 진압 과정에서 불법 집회, 공격용 무기 소지 등의 혐의로 29명을 체포했다. 이들의 연령은 17세에서 52세까지 다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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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홍콩 송환법 반대 시위에서 충돌하는 경찰과 시위대
AP통신=연합뉴스



이날도 공식 집회와 행진이 끝난 후 일부 시위대가 췬안 공원 인근 도로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경찰과 대치했으며, 이에 경찰은 최루탄을 쏘면서 시위대 해산에 나섰다.

시위대는 벽돌과 화염병 등을 던지면서 격렬하게 저항했고, 경찰은 홍콩 시위 사상 처음으로 물대포 차 2대를 시위 현장에 투입해 진압에 나섰다.

이 물대포는 50m 거리에서 1분에 1천200ℓ 이상의 물을 발사할 수 있는 위력을 지니고 있다. 최루탄을 물에 섞어 위력을 높이거나, 물감을 섞어 이에 맞은 시위대를 식별할 수 있다.

특히 이날 저녁 8시 30분 무렵 시위대와 충돌하던 췬안 지역에서 한 발의 총성이 들렸다.

홍콩 경찰에 따르면 이는 췬안 지역의 점포를 파손하던 시위대를 진압하기 위해 투입된 경찰들에게 시위대가 쇠막대기를 휘두르며 저항하자, 한 경찰관이 생명의 위협을 느껴 권총을 발사한 것이라고 한다.

석달 가까이 이어진 송환법 반대 시위에서 경찰이 실탄을 발사하기는 처음이다. 다만 이날 발포는 경고용으로 공중을 향해 발사됐다.

경찰은 이날 충돌에서 5명의 경찰이 부상해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시위대는 췬안 지역에서 쌈써이포, 침사추이 등으로 이동하고 있어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은 밤늦게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이날 시위가 평화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평화시위 기조를 다시 정착 시켜 송환법 시위 정국이 다소 안정될 것으로 보였지만, 경찰과 시위대의 극렬한 충돌이 재연되면서 시위 정국은 다시 격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날 시위에서 충돌이 재연되면서 중국의 개입에 대한 우려도 다시 커지고 있다.

전날 홍콩과 인접한 중국 선전에서는 전국홍콩마카오연구회 주최 세미나가 열렸는데 이 자리에 참석한 인사들은 중국 중앙정부의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마리아 탐 전국인민대표회의 기본법위원회 부의장은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가 중앙정부가 개입할 수 없다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며 "홍콩은 혼란에 빠져 있으며, 중앙정부는 당연히 개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정부의) 개입이 일국양제를 바른길로 되돌릴 수 있다"며 "인민해방군 홍콩 주둔군은 단순히 상징적 존재가 아니면, 홍콩의 혼란을 멈추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쉬쩌 전 국무원 홍콩마카오사무판공실 부주임은 "우리가 직면한 것은 일국양제의 수호와 이를 위험에 빠뜨리려는 세력의 결전"이라며 "현재 상황이 계속된다면 홍콩은 가라앉을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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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송환법 반대 시위 현장에 투입된 물대포 차
AFP통신=연합뉴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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