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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로 다치고도’ 그들이 달아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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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 강원도 삼척 승합차 전복사고에 이어 최근 속초 엘리베이터 추락사고까지, 모두 7명이 숨진 이 두 사고에서 다쳤는데도 치료를 받지 않고 자취를 감춘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외국인 근로자들인데요.

그들이 왜 그렇게 몸을 숨겨야만 했는지, 그 이유를 박진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22일 모두 4명의 목숨을 앗아간 강원도 삼척 승합차 전복 사고, 3명이 숨진 강원도 속초 엘리베이터 추락 사고.

두 사고 모두 당시 현장엔 외국인 노동자들이 있었지만 치료도 받지 않고 자취를 감췄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치료를 받기 위해서 X-ray 촬영 검사를 하자. 그래서 어디로 이동을 하라고 했는데, 가는 도중에 이 사람들이 사라진 거죠."]

사라진 외국인들은 불법 체류 상태의 미등록 노동자로 추정됩니다.

[A 씨/미등록 이주 노동자 : "몇 개월 아파도 여기엔 일이 있잖아요. 돈이 있잖아요."]

사고로 다치거나 범죄 피해를 당해도 치료나 신고는 언감생심.

[B 씨/미등록 이주 노동자 : "출입국 당국에 잡히고 싶지 않아서 도망간 것 같아요. 아마 두려웠을 거예요."]

하지만 미등록 이주노동자라 하더라도 피해 구제가 필요한 경우엔 담당 공무원이 출입국 당국에 신고하지 않아도 되는 '통보의무 면제제도'가 이미 시행 중입니다.

그렇지만 현장의 이야기는 조금 다릅니다.

[노동청 관계자/음성변조 : "당연히 신고해야죠. 신병인계 하는 게 원칙이에요."]

담당 공무원이 통보하지 않더라도 가령 범죄 가해자가 피해자인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출입국 당국에 신고할 경우엔 법규대로 추방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황필규/변호사 : "면제조항 시행령을 보면 학교에서 학교생활을 이야기한단 말이에요. 학교 밖, 교문을 나가자마자 이 학생은 보호받을 수 없어요."]

게다가 '통보의무 면제제도'가 있는지조차 이주 노동자들은 잘 알지 못합니다.

[B 씨/미등록 이주 노동자 : "그들이 그저 저를 하나의 인간으로 생각해 주면 좋겠어요."]

유명무실한 제도 속에 억울하게 다쳐도, 돈을 뺏겨도 미등록 이주노동자란 이유로 몸부터 숨겨야 하는 현실, 우리의 현 주소입니다.

KBS 뉴스 박진수입니다.

박진수 기자 (realwat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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