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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주 52시간제 적용기업, 1년간 고용 1.8% 늘어…취지 '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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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23일 서울 송파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열린 '2019년 서울시 여성일자리 박람회' 참석자가 취업정보란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주 52시간 근무제를 적용한 기업들의 1년 간 일자리 창출 성적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인 경기 부진 탓도 있지만 주 52시간 적용 후 고용 증가율이 미적용 기업들보다 더 낮아 ‘일자리 나누기’라는 취지가 바랬다는 지적이다.

25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매출 기준 500대 기업 중 지난해 7월부터 주 52시간 근무제가 적용된 181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6월말 기준 총 84만1832명이 고용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점(82만7098명)에 비해 1.78% 늘어난 것이다.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지 않았던 2017년 6월말 이후 1년 간 증가율(1.67%)과 큰 차이가 없었다. 특히 주 52시간 근무제가 적용되지 않았던 300인 미만 사업장 및 특례업종에 속한 기업 110곳의 경우 지난해 6월말(29만1904명) 이후 1년 간 고용이 1.98%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오히려 더 낮았다. CEO스코어는 “정부가 일자리 창출과 근로자 노동환경 개선 등을 명목으로 주 52시간 근무제를 추진했지만 당장 눈에 띄는 고용 효과는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세계일보

기업별로는 LG전자가 1년 동안 3296명(8.8%) 늘어 1위였다. 지난 5월 전국 130여개 서비스센터에서 근무하는 협력사 직원 약 3900명을 직접고용한 것이 주 요인이었다. 삼성전자(3091명·3.0%), SK하이닉스(2607명·10.4%)가 뒤를 이었다. 이밖에 LG화학(2029명·11.5%), CJ제일제당(1159명·17.4%), 기아자동차(1050명·3.0%) 등도 1000명 이상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IT·전기전자(16개사)가 24만4996명에서 25만175명으로 5209명(2.13%) 늘어 가장 성적이 좋았다. 석유화학(24개사)은 3640명(6.74%), 자동차·부품(23개사)이 2188명(1.44%) 증가했다. 반면 건설·건자재(27개사)는 7만685명에서 6만9178명으로 오히려 1507명(2.13%) 줄어 13개 업종 중 유일하게 고용이 감소했다.

이들 기업의 매출액은 올해 상반기 총 505조730억원으로 전년 동기(521조5119억원) 대비 3.2% 줄었지만 급여 총액은 31조6481억원에서 33조5149억원으로 5.9% 증가했다. 이에 따라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도 1년 전보다 0.57%포인트 오른 6.64%를 기록했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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