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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트럼프ㆍ마크롱 깜짝 회동… “G7 반대” 시위대 68명 연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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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프랑스와 스페인 국경인 프랑스 엉데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G7 정상의 얼굴이 그려진 가면을 쓰고 집회를 열고 있다. 엉데=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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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비아리츠에서 24일(현지시간)부터 26일까지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개최에 반대하는 시위대 68명이 경찰에 체포되거나 구금됐다. AP통신은 현지 행정당국을 인용해 구금된 사람들이 발사체를 던지거나 얼굴을 가린 혐의, 또는 무기로 사용될 수 있는 물체를 소지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G7 공식 개막에 앞서 오찬 회동을 하고 ‘디지털세’ 등 양국 간 갈등 현안을 놓고 설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G7 정상회의가 개막한 24일 비아리츠 주변에는 반(反)자본주의 시위대뿐 아니라 프랑스의 ‘노란 조끼’ 시위대, 바스크 분리주의자 등 다양한 시위대가 모였다. 프랑스 경찰은 9,000여명(주최 측 추산 1만5,000명)에 달하는 시위대가 비아리츠 인근 엉데에서 국경을 넘어 스페인 이룬 쪽으로 행진했다고 밝혔다. 시위대는 자본주의ㆍ신자유주의 반대, 성 소수자 인권 보호, 기후변화 즉각 대응, 직접민주주의 확대 등을 주장하며 행진했고 저녁 무렵부터 곳곳에서 폭력 양상이 빚어졌다.

비아리츠의 옆 도시인 바욘 등지에서는 집회 승인을 받지 않은 시위대가 경찰에 돌을 던졌고, 경찰은 물대포와 최루탄을 쏘며 진압에 나섰다.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로 인한 부상자는 보고되진 않았다고 현지 경찰은 전했다. G7 정상회의 전후로 각국 정상이 집결한 비아리츠와 그 옆 도시 바욘, 앙글레 등에서는 집회와 시위가 전면 금지된 상태다. 이에 따라 이번 회의에 반대하는 80여개 시민사회단체는 프랑스에서는 비아리츠에서 30여㎞ 떨어진 엉데에서, 스페인에서는 프랑스 접경 쪽 이룬에서 일주일 전부터 캠프를 차리고 대규모 시위를 준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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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4일 G7 정상회의 개막에 앞서 비아리츠 팔래스 호텔에서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 비아리츠=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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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담 개막을 앞두고는 트럼프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이 ‘깜짝’ 오찬 회동을 했다. 두 정상은 회동에서 프랑스의 미국 거대 정보기술(IT) 기업에 대한 ‘디지털세’ 부과와 그에 따른 미국의 프랑스산 와인 보복관세 구상에 대해 논의했다.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24일 비아리츠에 도착한 뒤, 한 호텔 테라스에서 마크롱 대통령을 만나 사전에 예정돼 있지 않던 업무 오찬을 함께 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마크롱 대통령에 대해 “우리는 사실 공통점이 많다. 우리는 오랜 친구다. 가끔 약간 다투기도 하지만, 많이는 아니다”라면서 “우리는 매우 잘 지내고 있다. 우리는 매우 좋은 관계다. 특별한 관계라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으며 “지금까지는 좋다”면서 “우리는 이번 주말에 많은 것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프랑스는 무역 갈등을 겪고 있는 상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프랑스가 구글과 페이스북, 아마존 등 미국계 ‘IT 공룡’들을 포함한 글로벌 IT 기업들에 디지털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하자, 미국에 수입되는 프랑스 와인을 겨냥한 보복 관세를 거론한 바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2시간 남짓 이어진 오찬 회동에서 프랑스의 디지털세 부과 방침이 미국 기업들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크롱 대통령은 한편 이란 핵 합의 파기 위기를 둘러싼 중동의 긴장 고조와 북한 핵 문제, 시리아 분쟁,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크림반도 갈등 등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논의했으면 한다면서 “이런 위기들은 강력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5일 만날 것으로 보인다. 교도통신이 일본 정부를 인용해 두 정상이 이 자리에서 무역 문제에 초점을 맞춰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북한과 중동 지역의 긴장 문제도 회담 내용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양국 무역협상 대표단이 큰 틀에서 합의를 마쳐 내달 타결될 가능성이 커진 상태라고 교도통신은 덧붙였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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