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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오래간다"…이번 日 불매운동이 과거와는 다른 8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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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시민의 자발적인 불매운동, '유쾌한 놀이'처럼 전개

일본 제품 '안사고 안팝니다'…일본식 용어도 우리말로 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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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 = "이번엔 다르다"

두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일본 불매운동에 대한 평가다. 어느 때보다 불매운동의 규모가 크고 꾸준한 데다 성숙도와 자발성도 높아졌다는 평가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은 그 역사가 깊다. 역사 문제가 불거질 때면 일제 불매운동이 일어났다가 가라앉기를 반복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교양학부)는 25일 <뉴스1>과의 전화 통화에서 "이번 일제 불매운동은 가장 화력이 세고 오래도록 지속될 것 같다"며 "과거와 다른 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용이 능숙한 90년대생이 '재미있게' 불매운동을 이끌고 있다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여러 차례 일제 불매운동이 있었지만 일부만 동참하거나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오히려 일본 문화와 패션 등이 국내에서 자리를 잡았다. 또 일본이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 중 하나로 꼽히게 됐다.

한국의 일제 불매운동은 1920년대 물산장려운동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일제의 경제 수탈과 민족 말살 정책에 항거해 일어났던 물산장려운동은 국산 제품을 써서 민족 자본을 만들고 그 자본을 바탕으로 조선을 세우자는 취지였다.

해방 이후에도 일본이 역사 왜곡 및 망언을 할 때마다 일제 불매운동이 일어났다. 대표적인 예로 1995년 광복 50주년 역사 바로 세우기 운동 때나 2001년 일본 후쇼사 출판사 역사 왜곡 교과서 파동, 2005년 일본 시마네현의 '다케시마의 날' 조례 제정, 2011년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때의 불매운동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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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술집에서 일본 맥주를 '한정 초특가'에 판매한다며 한 잔당 100만원 이상을 제시하고 있다. © 뉴스1(인터넷 커뮤니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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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불매운동은 시민단체 주도로 '마일드세븐 화형식' '일장기 화형식' 등 다소 폭력적인 방법이 동원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일본 맥주 마시지 맙시다'가 아닌 '일본 맥주 한 잔에 100만원에 팝니다'라며 재치있게 불매운동을 알리고 있다.

한국의 핵심 산업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노린 경제 보복이니만큼 '일본 여행 안 가기'라는 목표에 집중해 일본 경제에 확실한 타격을 주려 한 점도 특징이다. 지난달 일본 규슈 지방의 사가현 지사가 "한국 항공편 감소로 현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히자 일본 여행 불매 움직임이 더 확산했다.

개인의 신념을 소비를 통해 표현하는 '미닝아웃'(Meaning out) 트랜드가 확산한 점도 이번 불매운동 확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 '한국 불매운동이 곧 식을 것'이라는 유니클로와 DHC 등 일본 기업의 발언도 불매운동이 탄력을 받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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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불매운동에서는 우리 일상 속에 일본식 표현이나 일본 상품이 깊이 자리 잡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를 바로잡아 나가는 '문화 운동'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지난 8일 편의점 CU는 '모찌롤'이라는 용어는 '롤케익'으로, '데리야끼'는 '달콤간장'으로 바꾸기로 했다.

또 일반적인 소비자 운동이 아닌 시민운동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는 것이 소비자단체의 설명이다. 임은경 소비자단체협의회 사무총장은 "시민의식이 발달함에 따라 시민들이 소비자이자 시민으로 각성해 안전 등 소비자 이슈가 아닌 정치·외교적 이슈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는 상인들이 조직적으로 일본 상품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는 점에서도 과거와는 큰 차이가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 등에서 일본 제품을 판매하지 않겠다 선언하고 나섰다.

시민의 성숙도도 한층 높아졌다. 예를 들어 지난 6일 서울 중구청이 '노 재팬'(No Japan) 배너를 설치하자 시민들이 항의한 일이 있었다. 서 교수는 "시민들이 자발적인 불매운동의 순수성을 지키고 일본 쪽에서 역공할 빌미를 제거하려 했다"며 "이성적이면서 현명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eming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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