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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TF현장] '조국' 효과? 광화문 마비시킨 한국당 장외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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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장외집회가 24일 서울 광화문 광장 인근에서 진행되고 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날 집회에 약 10만 명이 참석했다. /광화문=이동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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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된 '보수-태극기'… 지도부도 "화합" 호소

[더팩트ㅣ광화문=이원석 기자] 자유한국당 대규모 장외투쟁이 열린 24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을 중심으로 주변이 온통 당기, 태극기, 성조기 를 든 사람들로 가득 찼다. 참석자들은 한국당원뿐만 아니라 '태극기 부대'로 통칭되는 우리공화당원 등까지 다양해 보였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조국은 물러나라"고 외쳤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인파는 그동안 광화문에서 열린 보수 집회 중에선 '역대급'으로 보였다. 주최 측은 10만 명으로 추산했고, 얼핏 봐도 2~3만 명은 족히 돼 보였다. 연령대는 높았다. 대부분 50~60대 이상이었다.

공중에 당기, 당협기, 태극기 등이 휘날렸고, 각 사람들은 손에 피켓을 들었다. 피켓엔 주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겨냥한 문구가 적혀 있었다. '평등 공정 정의 못 찾겠다 文정권', '조국은 사퇴하고 문재인은 사죄하라', '조로남불 위선정권'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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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 외치는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와 의원들. /이동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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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뿐만 아니라 도로까지 가득 메운 참가자들로 인해 통행이 거의 불가능했다. 행인들은 인파 사이로 겨우 난 좁은 통행로 사이로 몸을 옆으로 튼 채 걸어야 했다. 곳곳에 설치된 대형 스피커를 통해 들리는 소리는 매우 크고 날카로워 귀를 찔렀다. 행인들과 대기 중인 경찰들은 인상을 쓰며 귀를 막았다.

본행사가 시작됐고, 정치인들이 연설에 나섰다. 주목할 점은 연설자 대부분이 '화합'을 호소했다는 것이다. 같은 자리에 모인 태극기 부대를 인식한 것으로 풀이됐다.

가장 먼저 연설에 나선 것도 한국당 내에서도 극우로 꼽히는 김진태 의원이었다. 김 의원은 "그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다. 제 얼굴도 많이 늙은 것 같지 않냐. 5·18 때문에 하도 시달려서 좀 늙었다"라며 "하지만 전 꿋꿋하다.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그는 지난 2월 5·18 민주화 운동 피해자, 유가족 등을 향해 '괴물'이라는 표현이 나온 행사를 주최해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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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로남불' '아무나 흔들어 대는 나라' 등이 적힌 손팻말 든 참가자들. /이동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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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은 "우리 우파끼리 욕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러지 말자"며 "이제 우리 우파끼리는 뭉쳐야 하지 않겠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가 "뭉치자!"고 소리치자 인파도 "뭉치자!"고 연호하기도 했다. 이어 김 의원은 조 후보자와 관련 더불어민주당이 '국민 청문회'를 진행하겠다는 것과 관련 "자기들끼리 팬 몇 명과 기자들 불러다가 가짜 청문회를 하겠다고 한다"며 "(민주당에선) 우리 당이 청문회를 할 자신이 없어서 뺀다고 하는데, 제가 묘지에 가서 비석까지 찾은 사람"이라고 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무대에 섰다. 나 원내대표는 "조국은 위험, 위법, 위선적인 후보"라며 "조국은 청문회장보다 검찰 수사를 받는 것이 먼저"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정권은 신독재의 길로 가고 있다"며 "그 가운데 조국이 핵심 인물이기 때문에 그들이 놓지 못한다. 그들이 뭘 했나. 그들의 조국을 구하기 위해 우리의 조국을 버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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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 외치는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이동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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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황 대표도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문재인 정권은 이미 실패했다. 우리가 막아야 한다"며 "이 정권은 악랄하다. 뭐든지 다 할 거다. 다음 총선에서 이기기 위해 별별 짓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황 대표는 "우리는 이겨본 정당이다. 지난 선거 20번 중 15번을 이겼다"며 "그런데 우리가 왜 졌는가. 분열 때문에 졌다"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답은 하나, 정권 교체밖에 없다. 정권교체를 위해 우리는 내년 총선 승리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그러기 위해선 저희 우파가 모두 하나가 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안보도 폭망, 경제도 폭망, 이 정권을 교체하기 위해 작은 차이를 극복하고 하나가 돼 황교안 대표를 중심으로 뭉쳐서 함께 하자"고 호소했다.

황 대표는 "우리가 뭉칠 때는 다 이겼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겠나. 뭉쳐야 한다"며 "우리 헌법 가치,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법치, 이 귀중한 헌법 가치를 존중한 모두가 대한민국 살리기에 함께 뭉쳐야 한다는 데 동의하시나"라고 물었다. 그는 "저는 자유 우파의 통합을 위해 저를 내려놓겠다"며 "제가 죽기를 각오하고 앞장서겠다"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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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로 행진하는 한국당 장외집회 인파로 인해 마비된 광화문 주변 교통. /광화문=이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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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당 지도부와 참가자들은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했다. 차량 위에 오른 민경욱 의원 등이 구호를 외치며 인파를 이끌었다. 거대한 인파가 도로까지 덮친 채 이동하면서 광화문 일대 교통은 전면 마비됐다. 차 안의 운전자들은 행진하는 무리를 짜증 섞인 표정으로 째려봤다.

한편 한국당이 장외로 나온 건 지난 5월 범여권의 선거법 개정안, 공수처법 패스트트랙 지정에 반발해 장외투쟁을 벌인지 90여 일 만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황교안 대표의 대권 놀음"이라며 "가출이 습관되면 쫓겨 날 수 있다"고 지적했고, 바른미래당도 "떨어지는 지지율과 리더십에 투명 인간이 돼가는 황 대표의 초조함이 불러온 천방지축 '장외투정'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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