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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서 ‘적’으로…트럼프, 시진핑에 노골적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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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의장과 시진핑 누가 더 큰 적인가”
한국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참전용사 단체 행사 연설을 위해 켄터키주로 떠나기 전 백악관 사우스 론(남쪽 뜰)에서 기자들에게 말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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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미국에 대한 추가 관세 방침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가 극에 달한 표정이다. 얼마 전까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내 친구'라고 부르며 유화적 제스처를 보였던 그는 시 주석을 '적(enemy)'으로 돌리며 불쾌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트윗에 "나의 유일한 질문은 파월 또는 시(진핑) 주석 중에 누가 우리의 더 큰 적이냐는 것"이라고 올렸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회 의장과 시 주석을 동시에 적이라고 규정한 것이다. 그는 "우리는 중국이 필요 없다"며 오후 중 대응 조치에 나서겠다고 엄포를 놨고 '지시'라는 표현을 쓰며 미국 기업에 중국과의 관계를 끊으라는 압박했다.

이 같은 반응은 이 두 사람이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경기 부양을 위한 걸림돌로 여겼기 때문이다. 중국은 전날 미국산 수입품 5,078개 품목 약 750억 달러 규모에 5~10%의 추가관세를 9월 1일과 12월 15일로 나눠서 부과하겠다며 미국에 대한 대대적 추가 관세를 예고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연말 경기 하락세를 우려해 당초 9월 1일로 예고했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10% 관세 부과안 가운데 정보통신(IS)기업 제품을 중심으로 한 일부 제품은 12월 15일 이후 부과키로 미뤄둔 상태였다. 미중 무역전쟁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있는 사이 시 주석이 뒤통수를 쳤다고 여길법한 흐름이다.

파월 의장을 '적'이라고 표현한 것은 미국 금리 인하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축적된 불만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연준에 금리 인하를 압박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들어 "최소 1%"라는 수치를 거듭 사용하며 노골적으로 금리 인하를 압박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금리 인하를 통해 미국 경기를 부양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흐름에서 이날 파월 의장의 와이오밍 주 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금리 인하에 대한 시사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도 있었다. 그러나 파월 의장은 경기 확장을 위해 "적절히 행동할 것"이라는 다소 원론적 발언만 내놓았다. 파월 의장의 연설 내용이 보도된 뒤 트럼프 대통령은 "예상대로 연준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매우 강한 달러와 매우 약한 연준을 갖고 있다"고 비꼬기도 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