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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회전문 예능②] 예능인 독과점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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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tvN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 함상범 기자] 새로운 스타를 발굴하는 게 제작진의 덕목 중 하나지만 새로운 스타 발굴이 좀처럼 쉽지 않다. 채널이 늘어나고 포맷이 다변화되는 과정에서 즉시 전력감이 되는 예능인들이 적기 때문이라는 게 예능인 독과점 현상의 배경으로 꼽힌다. 새로운 사람을 쓰고 싶어도, 예능이라는 독특한 툴 안에서 기본 이상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2~30명에 제한된다는 얘기다.

한 예능 PD는 “새로운 스타를 발굴하고 싶은 건 모든 예능 PD들의 똑같은 마음일 것”이라며 “새로운 인물만 찾기에는 어려움이 많이 따른다. 적어도 방송 포맷을 알고 매끄럽게 이끌어갈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그 정도가 되는 예능인이 많지 않다. 한정적인 폭 안에서 하다 보니 그 사람이 그 사람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대중들에게는 새로운 느낌을 주지 못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또 다른 예능 PD는 “검증된 연예인이 있어야만 새로운 인물들을 섭외하기가 쉽다. 예를 들어 신동엽씨가 출연 한다고 하면 배우들이나 모델과 같이 예능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흔쾌히 수락한다. 그렇지 않은 경우면 사실 꺼린다. 그러니 익히 알려진 사람들을 안 쓸 수도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최근 채널이 늘어나면서 입봉 PD들도 늘어났다. 경력이 많지 않은 젊은 PD일 때 오히려 익숙한 인물에 의존한다고 말했다. 신인 영화 감독들이 송강호, 황정민, 설경구와 같이 뛰어난 배우들을 캐스팅하기 위해 공을 들이는 대목과 일맥상통한다는 것이다.

한 예능 CP는 “젊은 PD일수록 새로운 인물을 잘 기용하지 못할 때가 있다. 이런 경우 아무래도 경험이 부족하다보니 자신의 포맷에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또 대부분 PD들이 자기 프로그램 만드느라 바빠 남의 프로그램을 잘 못 본다. 그래서 큰 흐름을 파악하지 못한다. 젊은 PD들에게 기회가 많이 주어져서 이런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예능프로그램을 론칭한 비교적 젊은 나이의 PD는 한 연예인이 프로그램을 쉬고 있어서 섭외를 했는데, 다른 채널은 물론 같은 채널의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섭외돼 놀랐다고 밝혔다.

비록 익히 알려진 연예인이라도 조합에 따라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에 섭외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 미묘한 차이로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면을 인식시키면 성공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는 외면 받는다. 대부분 성공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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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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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예능 PD는 “‘뭐든지 프렌즈’는 박나래, 양세형, 양세찬, 황제성 같은 차세대 MC 주자들이 뭉쳤다. 이런 조합은 없었다. 차세대 MC라는 테마가 시청자들에게 눈에 띄었으면 성공했을 텐데, 그렇게 되지 못한 것 같다. 반응이 나오지 않는다”면서 “반대로 JTBC ‘뭉쳐야 찬다’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이만기·심권호·양준혁·김동현 등 이미 익숙한 ‘스포테이너’들이다. 그런데 한 자리에 모아놓으니 새로운 시너지가 났다. 그러면 새로운 느낌으로 전달돼 반향을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비록 많이 얼굴을 비춘 연예인이라 하더라도 프로그램에서 이전에 보인 적 없는 모습을 보여주면 시청자들에게 어필이 가능하다. 유재석, 강호동, 이경규, 신동엽과 같은 대형 예능 스타들은 매번 새로운 얼굴을 보여줬기 때문에 롱런할 수 있었다.

비슷한 인물을 배치시키지 않으려는 마인드로 출발해 완전히 새로운 장르를 정착시킨 프로그램도 있다. JTBC ‘방구석1열’이다. 영화계에서 잔뼈가 굵은 변영주 감독을 에이스로, 윤종신과 장성규가 서포트를 하는 이 프로그램은 영화 팬들의 시선을 모으는데 성공했다.

JTBC 김미연 PD는 “다섯 명도 안 되는 굵직한 MC진 사이에서 캐스팅을 고민하는 게 지쳐서, 완전히 새로운 건 없을까 하다가 영화라는 소재를 택하게 됐다”며 “예능에 검증되지 않았던 변영주 감독을 두고 내부적으로 지지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윤종신과 장성규를 믿고 강행했다. 결과적으로 변 감독의 세상을 바라보는 온정적인 시선이 두 MC의 안정적인 진행과 더불어 프로그램이 정착하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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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JTBC


이어 “윤종신의 경우 이미 익히 알려지고 소모된 예능인이지만, ‘방구석1열’에서는 영화나 음악 등 대중문화 전반에 대한 깊은 소양을 드러내는 새로운 얼굴을 보여줬다. 그래서 사람들이 지겨워하지는 않았다. 100회까지 오는데 수 백편의 영화에 코멘트를 달았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대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SBS에서 TV조선으로 이직한 서혜진 예능제작국장은 ‘ 아내의 맛’과 ‘연애의 맛’, ‘미스트롯’, ‘뽕 따러 가세’ 등 네 프로그램을 연달아 흥행시켰다. 특히 ‘아내의 맛’과 ‘연애의 맛’은 기존의 관찰 예능을 살짝 비튼 정도의 포맷이다. 강렬한 리얼리티를 보여주는 것과 함께 새로운 인물을 투입시킨 것이 성공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국장은 “신선한 인물은 젊은 작가들의 감을 믿는 편이다. 홍현희나 이필모, 함소원은 작가들이 보고 싶은 인물들이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검증된 인물들이 아니었지만, 강행했다. 다행히도 대중이 좋은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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