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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회전문 예능①] 채널은 다른데 사람이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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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tvN,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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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 함상범 기자] 예능 프로그램이 획일적으로 전달된다. 포맷이나 소재가 다름에도 계속 똑같은 사람만 나오기 때문이다. 마치 회전문을 도는 듯 익숙한 연예인들만 방송에 나온다.

제작진이 예능에 최적화된 인물들만 섭외하다보니 신선한 맛이 뚝 떨어진다. MBC ‘라디오스타’, ‘나혼자 산다’, ‘전지적 참견시점’, SBS ‘런닝맨’, JTBC ‘아는 형님’, tvN ‘짠내투어’, ‘신서유기’와 같은 굵직한 방송에 출연하는 인물까지 포함해 대략 3~40여명이 국내 예능계를 점령한 모양새다. 그중에서도 유재석, 강호동, 신동엽, 김구라, 윤종신을 비롯해 양세형, 박나래, 장도연, 장동민, 이용진, 이진호, 양세찬, 조세호, 유세윤 등이 회전문 예능의 대표적인 예다.

신선한 맛이 떨어지니 시청률도 떨어진다. 각종 방송사에서 새 프로그램을 적지 않게 론칭하고 있지만, 두각을 나타내는 프로그램이 몇 없다.

국내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방영되는 예능 프로그램은 지상파 방송사와 케이블 채널, 종편 채널만 포함했을 때 약 130여개가 된다. 이 중에서 시청률 4%(닐슨코리아 전국·케이블·종편 기준)를 넘는 프로그램은 37개다. 이 중에서 올해 나온 새 프로그램 중 4%가 넘는 프로그램은 총 6개다.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2’(이하 ‘마리텔2’), ‘놀면 뭐하니’, SBS ‘리틀 포레스트’, JTBC ‘뭉쳐야 찬다’, ‘캠핑클럽’, tvN ‘삼시세끼-산촌편’이 전부다. ‘마리텔2’와 ‘삼시세끼-산촌편’을 기존 작품으로 빼면 네 개에 불과하다.

방송가에서는 뚜렷한 피드백이 오는 시청률이 약 7%라고 한다. 7% 시청률이 나오는 프로그램은 총 19개, 주말을 제외하면, 8개에 그친다. KBS1 ‘가요무대’, SBS ‘불타는 청춘’, TV조선 ‘아내의 맛’, KBS2 ‘살림하는 남자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TV조선 ‘뽕따러 가세’, MBC ‘나 혼자 산다’, tvN ‘삼시세끼 산촌편’이다. 이 중 올해 론칭한 프로그램은 ‘뽕따러 가세’와 ‘삼시세끼 산촌편’이다. ‘삼시세끼’는 이미 대중에 익숙한 프로그램이라고 하면 ‘뽕따러 가세’ 하나다.

화제성이 있는 프로그램도 적다. 시청률 7% 프로그램을 제외하고 올해 새롭게 론칭한 프로그램 중 그나마 긍정적인 호감을 얻고 있는 프로그램은 ‘뭉쳐야 찬다’, ‘캠핑클럽’, tvN ‘플레이어’ 정도다. 종영작으로는 tvN ‘대탈출2’정도 더 얹을 수 있다.

가장 문제점으로 꼽히는 것이 이미 봤던 조합을 다른 채널에서 그대로 출연시키는 경우다. 다른 예능이지만 이미 본 것 같은 지루한 느낌을 준다. 썼던 사람을 계속 돌려쓰는 인사를 두고 ‘회전문 인사’라고 하는데, 현재 한국 예능계는 ‘회전문 예능’이라 할 만하다.

‘아는 형님’과 ‘신서유기’, tvN ‘강식당’의 이수근·강호동이 단적인 예다. KBS2 ‘1박2일’부터 함께해온 두 사람은 적지 않은 프로그램에서 끊임없이 함께 한다. ‘아는 형님’의 이수근과 서장훈은 ‘무엇이든 물어보살’에 나오고, 강호동과 이상민은 채널A ‘아이콘택트’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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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MBC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과 MBC ‘놀면 뭐하니’ 유재석·조세호도 비슷한 맥락이다. ‘무한도전’ 김태호 PD가 만든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놀면 뭐하니’가 초반부 화제성에서 기대만큼 탄력을 받지 못했던 것은 아직 방향성이 잡히지 않는 탓도 있지만, 유재석과 조세호, 데프콘, 딘딘이 주는 익숙함이 신선함을 중화시키는 역할을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지적 참견 시점’의 이영자와 송은이는 Olive ‘밥 블레스유’에서, ‘밥 블레스유’의 최화정과 김숙은 KBS JOY ‘연애의 참견’에서 함께 한다. ‘ 라디오스타’의 윤종신과 유세윤, 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의 김종국과 유세윤은 Mnet ‘더콜2’에서 재회했다. tvN ‘뭐든지 프렌즈’는 박나래·양세형·양세찬·문세윤·홍윤화·황제성이 나오는데 이미 여러 프로그램에서 수도 없이 봤던 조합이라 신선함을 느낄 수가 없다. 이런 경우가 셀 수 없이 많다.

마치 악역을 한 배우가 계속해서 악역을 맡듯, 캐릭터가 잡힌 예능인은 계속해서 비슷한 롤로 사용된다. 장동민이 대표적이다. tvN ‘더지니어스’, ‘더 소사이어티’ 시리즈를 통해 브레인 캐릭터를 입은 장동민은 tvN에서 거의 동시에 론칭한 ‘씬의 퀴즈’와 ‘플레이어’에 출연한다. ‘씬의 퀴즈’에서는 ‘더 지니어스’ 시리즈에서 보여줬던 브레인의 롤을 수행한다. ‘플레이어’에서는 Mnet ‘비틀즈코드’에서 주로 보여줬던 특유의 버럭 캐릭터를 살려 NPC 롤을 수행한다. 끼가 다분한 그인지라 재미는 있지만, 신선한 느낌까지는 주지 못한다.

신동엽이나 박나래 등도 비슷한 상황이다. ‘작업실’에서 연애 예능을 진행한 신동엽은 22일 첫 방송하는 ‘러브캐쳐2’에 나온다. 신동엽은 ‘러브캐쳐’에도 진행을 맡았었다. 추리를 하는 것 외에는 큰 차이가 없는 롤이다. 스튜디오 예능까지 포함하면 SKY DRAMA ‘신션한 남편’, SBS ‘미운우리새끼’ 등 더 있다. 워낙 출중한 예능감을 갖춘 터라 개인기로 극복하는 느낌이다. MBC ‘나 혼자 산다’의 박나래는 MBC ‘구해줘 홈즈’, TV조선 ‘연애의 맛’ 등 VCR을 보면서 전개되는 예능만 세 편에 나온다.

인기를 얻은 예능인은 네 편에서 다섯 편 이상 고정 패널로 참여하는 것도 시청자들이 지루함을 느끼는 요소 중 하나다. 최근 가장 핫한 예능인으로 떠오른 이용진은 ‘플레이어’, ‘짠내투어’ , JTBC ‘찰떡콤비’, TV조선 ‘연애의 맛’에 나온다. 최소 일주일에 네 번은 그를 볼 수 있다.

전문 예능인은 아니지만 워낙 리액션이 좋은 김동현은 KBS2 ‘살림하는 남자들’, ‘전지적 참견시점’, tvN ‘놀라운 토요일’, ‘플레이어’, JTBC ‘뭉쳐야 찬다’ 등 다섯 개의 프로그램에서 나온다. 김동현처럼 5개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예능인은 장도연, 유병재, 정형돈, 박명수, 김종국, 딘딘, 붐, 황제성 등 일일이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많다.

아무리 새로운 소재와 새로운 포맷이라 하더라도 나오는 사람들이 이미 대중에 너무 많이 얼굴이 비춰져, 이미지가 소모된 연예인들이 나오니 시청자들은 피로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지금의 한국 예능은 소위 인맥 예능이다. 이미 검증된 연예인들이 다 나눠먹는 느낌이다. 봤던 사람들만 계속 보이니까 지루할 수밖에 없다. 안 그래도 TV 매체가 진정성 면에서 뉴미디어 플랫폼에 밀릴 수밖에 없는데, 그 와중에서도 똑같은 사람들만 나오니 경쟁력이 떨어진다. 예능 전반이 침체기인 이유에는 안일한 캐스팅도 한 몫 한다”고 밝혔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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