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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리포트] “할 수 있다” 브렉시트 결의 다진 존슨…‘노 딜’ 피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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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독일과 프랑스를 차례로 방문했다. 7월 24일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이었다. 핵심 의제는 브렉시트 재협상 문제. 10월 31일로 연장된 브렉시트 시한 내에 영국이 '질서 있게' 유럽연합을 탈퇴할 방안에 대한 집중 논의가 이뤄졌다. 브렉시트 강경론자로 노 딜도 불사하겠다고 말해 온 존슨 총리는 전임 테레사 메이 총리가 EU와 체결한 브렉시트 합의안의 재협상을 주장했다. 하지만 EU의 양대 축인 독일과 프랑스는 '재협상 불가' 방침을 거듭 강조했다. 탈퇴 시한까지 이제 남은 시간은 두 달 여. 과연 영국과 EU는 해결책을 도출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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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할 수 있다"…"30일 내 해법 내놔야"

존슨 총리는 먼저 2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공동기자회견에서 존슨 총리는 '안전장치'(backstop) 폐지를 주장했다. 안전장치란 브렉시트에 따른 국경에서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 영국을 유럽연합 관세동맹에 당분간 잔류시키기로 양측이 합의한 사항이다. 하지만 존슨 총리를 비롯한 브렉시트 강경파들은 관세동맹에 남게 되면 사실상 브렉시트를 실행하는 의미가 없다며 반대해 왔다.

존슨 총리는 회견에서 "우리는 안전장치를 제거하는 게 필요하다. 우리가 그렇게 할 수 있다면 함께 나아가는 것이 가능하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협상을 통한 탈퇴를 원한다며, 독일어로 "우리는 할 수 있다"(Wir schaffen das)라고 말해, 기자회견장에 잠시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하지만 메르켈 총리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메르켈 총리는 "안전장치는 브렉시트에 대한 더 나은 타협이 이뤄질 때까지 두는 만일의 사태에 대한 대비책"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영국의 관세동맹 잔류 기간인) 2년 안에 해결책을 찾을 것을 것이라고 말해 왔는데, 어쩌면 30일 안에 해결책을 찾을 수도 있다. 왜 안 되겠는가?"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러고 나서 우리는 함께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며 쐐기를 박았다.

이를 두고 외신에서는 메르켈 총리가 존슨 총리를 향해 30일 안에 납득할 만한 대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해석했다. 미국 CNN은 "사실상 30일로 시한을 못 박은 것"으로 이라고 평가하며, "메르켈 총리가 영국 총리 신분으로 베를린을 처음 방문한 존슨에게 최후통첩을 날렸다"고 보도했다.

메르켈 총리 발언을 받아 존슨 총리는 "30일이라는 빡빡한 시간표를 환영한다"며 "우리에게 필요한 일은 백스톱 조항 전체를 삭제한 뒤 대안적인 합의를 위해 작업하는 것"이라며 백스톱 폐지를 재차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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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재협상 요구 일축…"기존 합의안 테두리 안에서"

존슨 총리는 바로 다음 날(22일) 프랑스를 찾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하지만 마크롱 대통령의 입장 역시 확고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모든 논의는 영국과 유럽연합이 맺은 브렉시트 합의안의 테두리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어 "새 탈퇴 합의를 하기에는 시간이 없다. 영국의 운명은 존슨 총리의 손에 달렸다"고 했다. 이어 "노딜 브렉시트는 유럽연합이 바라는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그런 결과에 대해서도 대비하겠다"며 결정타를 날렸다. "노 딜도 불사하겠다"는 존슨 총리의 강경한 태도에 맞서 "노 딜 상황도 받이들이겠다"며 맞불을 놓은 격이었다.

이에 대해 존슨 총리는 "브렉시트 합의를 원한다. 10월 31일 기한 전에 합의에 도달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믿는다"며 안전장치 폐지를 계속 제기할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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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할 수 있을까?…'노 딜' 피할 대책은?

과연 존슨 총리의 바람대로 영국과 유럽연합이 새로운 합의를 도출한 뒤 질서정연한 브렉시트를 달성할 수 있을까? 현재로선 존슨 총리의 일방적인 요구이자 기대에 가까워 보인다. 전임 테레사 메이 총리와 유럽연합은 브렉시트 이후 갑작스런 국경의 부활로 영국령 북아일랜드와 EU 회원국 아일랜드 국경에서 엄격한 통행·통관절차가 적용되는 혼란을 피하기 위해 안전장치 조항을 두는 데 합의했다. 여기에는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간 국경 인근에서 수십 년 간 벌어졌던 '피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말자는 양측의 역사 인식도 주요하게 작용했다.

우선 독일과 프랑스를 비롯해 유럽연합의 입장이 확고하다. 안전장치 폐기는 불가하고 재협상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메르켈 총리가 30일 시한을 제시했지만, 이 기간 동안 생산적인 논의가 진행되리라 기대하기는 힘들다.

영국이 EU를 설득할 만한 대안을 제시할 지도 미지수다. 존슨 총리는 안전장치 폐지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는 않고 있다. 존슨 총리가 지난 19일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게 서한을 보내 '하드 보더'를 막기 위해 기존 안전장치를 대체할 '특정 협약'을 맺을 수 있다고 했다는데, 그 특정 협약의 내용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유럽연합 측은 "노 딜에 대비한다"는 기류가 조성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이 "노 딜에도 대비하겠다"고 했듯이, "프랑스는 노 딜 브렉시트를 현실적인 시나리오로 생각하고 있다"고 더 타임스는 보도했다. 독일 정부도 가능한 한 마지막까지 타협하겠다면서도, 노 딜 브렉시트에도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합의 없는 탈퇴가 현실화되더라도 영국과 EU는 모두 괜찮은 건지, 노 딜 우려가 나온 지도 수개월이 지난 만큼 양측이 노 딜에도 완벽히 대비돼 있는 건지 현재로선 불확실 투성이다. 노 딜이 현실화될 경우 이제까지 한 마을처럼 살아온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간 국경 500km에선 어떤 상황이 초래될지…운명의 시간은 흐르고 세계 각국의 우려는 깊어만 간다.

유광석 기자 (ksyo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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