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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가 몰수한 마약 빼돌려 판다고?…드라마 `왓쳐`속 허구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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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소각` 극중 민간업체 아닌 보건소 담당

상반기 검거 마약사범 5996명…전년比 48.2%↑

인터넷 사범 73% 급증…`4년 연속` 1만명 상회

올해도 1만명 넘을 듯…4년째 청정국에 못 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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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채널 OCN 수사드라마 `왓쳐(Watcher)`의 한 장면. (사진=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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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일경 기자] `검찰의 꽃`이라는 검사장에 오른 한 지검장이 검찰이 몰수한 마약을 소각하는 업체를 일부러 바꾸고 마약류 폐기를 명분으로 이 민간소각업체(극중 고려클리닝)에 옮겨 태우는 척하면서 마약을 몰래 빼돌려 시장에 유통시킨다.

인기리에 방영 중인 케이블채널 OCN 수사드라마 `왓쳐(Watcher)`에 나오는 부패검사 모습이다. 몰수 마약을 팔아 엄청난 뒷돈을 챙기는 일이 실제 가능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불가능하다. 몰수한 마약류 소각은 드라마처럼 민간 소각업체를 통하지 않고 각 지방자치단체가 설치한 보건소에 마련된 별도의 마약 소각장을 활용한다. 통상 마약류 등 약물 이용 범죄 단속으로 몰수한 마약을 폐기해야 하는 지방검찰청이나 지방경찰청이 관할 내 보건소에 소각을 요청한다.

오랜 마약 수사 경험이 있는 검찰 출신 변호사는 “국가가 지정·관리하는 보건소 소각장에서 검찰 또는 경찰 마약수사관 입회 하에 소각되기 때문에 마약을 빼돌리는 사례는 있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수사기관이 몰수한 마약을 빼돌리려면 국가 시스템 전체가 부패해야 가능하다는 얘기다.

시청자의 재미를 위해 작가가 의도적으로 꾸민 극(劇)적 허구 장치라고는 하나 그만큼 우리사회의 마약에 대한 우려가 반영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최근엔 인터넷으로 마약을 쉽게 구입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충격을 주기도 했다. 경찰청은 이달 1일부터 오는 10월31일까지 3개월간 `마약류 유통 및 투약사범 집중단속`을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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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류 등 약물 이용 범죄` 집중 단속 3개월(2019년 2월25일~5월24일) 결과. (자료=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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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30세대, 마약사범 10명中 `9명`꼴

24일 경찰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검거한 마약류 사범은 599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2% 늘었다. 이 중 인터넷 마약류 사범은 1338명으로 72.9% 급증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도 1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마약류 사범이 한해 1만명 이상 검거되면 `마약 청정국`으로 분류되기 힘들다. 4년째 마약 청정국에 못 들 것이란 예상이 우세하다. 앞서 지난 2월25일부터 5월24일까지 3개월 동안만 마약류 등 약물범죄 집중 단속을 벌였는데도 유명 연예인·재벌가 5명을 검거하고 4명이 구속되는 등 총 3994명을 검거하고 920명이 구속됐다.

연령별로는 20대가 63.1%, 30대도 26.6%를 차지하는 등 20~30대 젊은 층 비율이 무려 89.7%에 달해 검거된 마약사범 10명 중 9명꼴로 매우 높다. 초범도 61.8%에 이른다. 때문에 인터넷을 사용한 유통망을 차단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인터넷을 통한 유통 및 투약사범은 1026명으로 전체 마약류 사범 3833명 가운데 31.2%를 점유하며 증가 추세다. 마약류별로 보면 △엑스터시 38.3% △대마 14.4% △필로폰 6.8% 순으로 엑스터시가 최다 적발됐다. 경찰은 유흥업소 단속과 연계해 19억1236만원을 기소 전 몰수보전 신청하고 현금 1억1470만원을 압수했으며 국세청에 276억7000만원을 과세하도록 통보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마약 범죄는 처벌과 교육·치료의 병행이 중요하다”며 “초범에게 적극적으로 교육과 치료를 지원해주고 재범자들은 엄격하게 처벌하는 이원화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전경수 한국마약범죄학회장은 “분산돼 있는 마약 관련 대책 기구들을 우선 한 곳으로 모아 체계적인 마약 근절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회장은 “해양경찰이 마약 수사 역할이 없는데 국내에 마약이 반입될 수 있는 통로에 마약 수사 기능을 추가하는 등 유통 구멍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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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마약청` 신설 등 특단대책 내놔야

갈수록 마약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올 들어 서울경찰청 마약수사계가 강남 클럽 대표 등 클럽 등에서 마약류를 유통·투약한 피의자 134명을 검거했다. 중요사건미제수사팀은 강남 클럽 손님들에게 아산화질소 판매 문자를 보내고 주거지 등으로 배송해 25억원 상당의 아산화질소 캡슐 약 300만개 판매책 12명을 포함한 피의자 95명을 잡아냈다.

경남청 마약수사대는 외국에서 `GHB` 일명 물뽕 등 1억6000만원 수준의 마약류를 국내에 밀반입·유통한 피의자 등 25명을 검찰에 송치하고 인천 마약수사대는 중국에서 3억원 어치 GHB 등 마약류를 밀반입해 국내 구매자에게 1억4000만원 가량 판 피의자 80명을 넘겼다. 전북 마약수사대는 국제항공우편으로 시가 20억원 상당 필로폰을 비타민 제품으로 위장·밀반입한 외국인 피의자 3명을 전원 구속시켰다. 이처럼 마약은 서울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팔리고 있으며 특히 신종 마약범죄가 점증하고 있다.

현재 한국은 마약 청정국이 아니다. 국제연합(UN·유엔)이 인정하는 마약 청정국 판정에서 벗어난 상황이다. 유엔은 인구 10만명당 마약류 사범이 20명 미만인 국가를 마약 청청국으로 판단한다. 그러나 대검찰청 통계에 의하면 지난 2016년 한국의 마약사범은 1만4214명을 기록했다. 10만명당 28명으로 이미 청정국 지위를 상실했다. 이후에도 △2017년 1만4123명 △2018년 1만2613명으로 유엔이 정한 마약 청정국 기준에 못 미치고 있다. 지난해는 25.2명이다.

마약수사청 설립 등 특단의 대책을 시급히 추진해야 하는 이유다. 윤석열 검찰총장 역시 지난달 8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이른바 `마약수사청`과 같이 검찰의 직접수사 기능을 떼어내 독립된 수사청을 신설하는 방안에 대해 “매우 바람직한 방향”이라며 동의를 표했다. 경찰청은 극동지역 국제마약법집행회의(IDEC)를 최초로 국내 유치하고 올해 9월과 내년 3월 미국 마약단속청(DEA)과 합동으로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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