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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의 파격 실험…"석달 술끊으면 음주뺑소니 선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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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뺑소니 뒤 도주하고 측정 거부한 혐의

1심, 징역 1년…2심 첫 공판까지 3개월 구속

2심, 석방 후 3개월 금주 제안…시범 도입해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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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옥성구 기자 = 음주 뺑소니를 한 뒤 측정도 거부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된 30대 남성에게 법원이 석방 후 치유법원 프로그램 참여를 제안했다. 무조건적인 형벌보다 치료를 우선으로 하는 '치료 사법' 제도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법원의 새로운 시도이다.

24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는 전날 열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상) 등 혐의로 기소된 A(34)씨 항소심 첫 공판에서 이같은 제안을 했다.

A씨는 지난 1월17일 오전 1시55분 인천 남동구에 위치한 편도 4차로 도로에서 술에 취한 채 운전을 하던 중 차선을 변경하던 B씨 차량을 발견하지 못하고 들이받은 뒤 조치 없이 도주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경찰에 붙잡힌 A씨는 세 차례에 걸쳐 음주측정을 요구받았지만 이를 모두 불응한 혐의도 받는다.

앞서 1심은 "음주운전은 자신은 물론 타인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에 위협을 가하는 중대 범죄"라며 "그 위험이 현실화돼 피해자들을 다치게 했다는 점에서 죄책이 가볍지 않고, 나아가 도주하고 음주측정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고 징역 1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11년과 2017년에도 음주운전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었다. 구속돼 재판을 받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1심 선고 후 3개월 정도 수감생활을 한 상태였다.

정 부장판사는 우선 A씨 상황에 대해 확인했다. 정 부장판사가 "벌금형을 받았을 때 술 마시고 운전 안 하겠다고 다짐 안 했나"고 묻자 A씨는 "조심해야 했는데 안일하게 행동했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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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그래픽 전진우 기자 (뉴시스DB)


이어 정 부장판사는 "A씨는 음주하는 것 자체가 문제로 보인다. 지금 젊은 나이인데 자기 절제력을 키우지 않으면 향후 더 위험할 수 있다고 보여진다"면서 "구금 생활 동안 부인과 자녀들이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형사1부에서 '치유법원 프로그램'을 시범적으로 실시하고자 한다"며 "금주 프로그램인데 내용은 직권으로 보석 석방하고 3개월 정도 절대 술을 마시지 않은 뒤 양형에 반영하고 최종 판결을 하는 것이다. 참여할 것인지 아니면 그대로 수감생활을 할 것인지 잘 선택하길 바란다"고 제안했다. A씨는 "성실히 참여하겠다"고 받아들였다.

정 부장판사는 "핵심 내용은 정해진 기간 프로그램을 잘 이행하면 유리한 처벌이 내려진다는 것"이라면서 "성공적으로 수행하면 선물로서 유리한 처벌이 주어지는 것이다.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면 바로 보석이 취소돼 재수감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핵심은 3개월 동안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다. 안 마실 수 있나" 물었고, A씨는 "있다"고 대답했다. 이와 함께 A씨에게 퇴근 후 최대 오후 10시 안에 귀가해 부인, 어린 자녀와 시간을 보내도록 했다. 또 가정 형편을 고려해 보증금 없이 보석 결정을 했다.

이를 감독하기 위해 정 부장판사는 또 다른 시범 운영 방식을 제시했다. 정 부장판사는 "모바일을 통해서 감독하는 방법을 시범적으로 실시하고자 한다"면서 "비공개로 인터넷 카페를 개설해 매일매일 보고서를 올려야 한다. 일주일에 한 번 채팅 방식으로 보석 준수 회의도 하겠다"고 언급했다.

정 부장판사의 이같은 제안으로 A씨는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됐다. 정 부장판사는 "본인 노력에 따라서 유리한 선고 결과를 얻을 수 있으니 절제력을 키워 보여달라"며 "선처를 구하거나 잘못했으니 관대한 처벌을 바란다는 의미가 아니고 치유법원 프로그램은 본인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부장판사의 이같은 제안은 구금생활을 통한 교화보다는 일정한 조건을 준수하도록 하고 스스로 지킬 수 있도록 해 음주에 대한 자기 절제력을 키우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본 '치료 사법'의 일환이다.

A씨 항소심 2차 공판은 내달 27일 오후 2시5분에 진행된다.

castleni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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