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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속의 여론] 조국 후보자 논란, 누가 왜 분노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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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변동의 진원지 : 청년ㆍ학생ㆍ주부, 중도층 유보층

최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검증 과정에서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활동 경력, 사모펀드 투자, 조 후보자 동생 위장이혼 논란이 제기될 때까지만 해도 조 후보자에 대한 찬반여론은 팽팽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에도 큰 변화가 없었다. 논란 초기인 지난 16일 한국리서치가 실시한 에 따르면 조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으로 ‘적절하다’는 의견이 42%,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36%, ‘잘 모르겠다’는 유보적 응답이 36%였다. 하루 앞서 MBC 조사에서도 조 후보자에 대한 찬성 입장이 42%, 반대가 43%로 엇비슷했다. 일반적인 예상대로 진보 성향이 강한 집단(3040, 노동계층, 진보)에선 조 후보자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높았고, 보수성향이 강한 집단(5060, 자영업, 보수)에선 그렇지 않았다. KBSㆍ한국리서치의 8ㆍ15 특집조사에서도 문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50%를 넘었다. 그러나 조 후보 딸의 납득하기 힘든 특혜 장학금 수령, 논문 제1저자 등재 논란 등을 거치며 거센 변화의 조짐이 나타났다. 이러한 반전의 근원엔 결국 ‘정의’의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그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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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한국일보]문재인 대통령의조국 법무장관임명에 대한 태도/ 강준구 기자/2019-08-2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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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만의 현상? 평등 공정 정의에 대한 모든 세대의 불신

지난 3월 <시사인ㆍ한국리서치>의 웹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은 법이 공정하게 집행되고 있지 않으며(88%) 한국이 갈수록 성공하기 어려운 나라(80%)가 되고 있을 뿐 아니라 열심히 노력해도 계층이동을 할 수 있는 사회가 아니라고 생각(79%)했다. 이러한 불신엔 세대ㆍ지역ㆍ계층별 차이가 거의 없었다. 이번 조 후보자 논란의 기저에도 결국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가 과연 실현될 수 있을 지에 대한 불신과 의문이 있다. 많은 국민들이 우리 사회엔 노력과 땀으로 극복할 수 없는 특권과 반칙이 횡행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부모의 지위와 능력이 자녀의 미래를 결정하는 세습의 악폐를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응답자의 72%가 경쟁의 결과에 대한 평가가 공정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생각했고, 64%는 반칙을 범해도 적절한 처벌을 받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이 역시 세대별, 계층별 차이 없이 한 목소리였다. 결국 이번 조 후보자 논란은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를 내세운 문재인 정부에 걸었던 기대에 적잖은 균열이 생기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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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한국일보]각 진술에 대한 동의 비율-강준구 기자/2019-08-26(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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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의 보수화인가?

일각에선 20대의 보수화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20대만의 독특한 변화로 단정하는 것은 무리다. 전 세대, 전 계층에 걸쳐 유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3일 발표된 갤럽조사결과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인사 정책에 대한 평가에서 과거에 비해 전체적으로 부정적 평가가 증가했다. 20대의 경우 2주 전엔 문 대통령이 잘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39%였는데 이번 조사에선 46%로 늘어났다. 그러나 이는 30대를 제외한 다른 세대들과 큰 차이가 없는 결과다. 일각에서 주장하듯 정치적 보수화의 경향이 뚜렷한 것도 아니다. 실제로 KBSㆍ한국리서치의 8ㆍ15 특집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의 경우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40.0%, 정의당이 7.2%로 나타났다. 자유한국당은 7.2%, 바른미래당은 12.8%, 무당파(없음/모름)는 25.2%였다. 이념적으로도 20대는 진보층 37%, 중도층 36%, 보수층 21%의 분포로 나타나 여전히 다수는 진보 성향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대 중 보수층은 소수파에 머물고 있다. (그림3ㆍ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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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한국일보]20대 정당 지지율/ 강준구 기자/2019-08-2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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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한국일보]세대별 이념 성향/ 강준구 기자/2019-08-2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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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무엇이 다른가? 경쟁의 피로도

20대의 특성을 강조할 땐 신중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20대만의 특성이 뚜렷한 것도 사실이다. 우선 경쟁의 피로감이 크다. (그림5) ‘경쟁은 삶의 질을 악화 시킨다‘는 주장에 대해 20대는 64%나 동의했다. 30대는 62%, 40대는 51%를 기록했다. 그러나 50대에선 47%, 60대 이상에선 46%만이 경쟁의 부작용에 대해 공감했다. 이러한 차이는 세대별 주관적 행복감(웰빙)의 역전 현상도 낳고 있다. (그림6) 지난 2016년 1월 한국일보 조사에선 20대 일수록 주관적 행복감 평균이 높고, 나이가 들수록 떨어지는 패턴이 뚜렷했다. 그러나 2018년은 물론 2019년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 조사에선 20대의 행복감이 과거에 비해 떨어진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20대를 제외한 다른 세대들은 이전에 비해 행복감 점수가 개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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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한국일보]‘경쟁은 삶의 질을 악화 시킨다’는주장에 대한 동의/ 강준구 기자/2019-08-2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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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한국일보]세대별 주관적 웰빙 수준의 변화/ 강준구 기자/2019-08-2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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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룰에 대한 인식차: 객관식 맹신과 각자도생

경쟁의 심화와 그로 인한 피로도가 누적된 가운데 공정한 경쟁 대신 반칙과 특권이 공고해지면서 게임의 룰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 무엇보다 공정한 평가에 대한 불신이 커지며 주관이 개입될 수 없는 객관식 평가에 대한 선호가 커지고 있다. 무려 83%가 평가는 객관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경향은 20대는 물론 전 세대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조 후보자 딸의 인턴과 진학 과정에 대한 부정 의혹이 전 세대적으로 공유되는 것은 이런 배경 때문이다. 특히 20대는 다른 세대에 달리 공동체의 과제라고 해도 기여도에 따라 차등 분배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반면 30대 이상에선 기여도가 달라도 동등한 배분을 해야 한다는 인식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그림7) 20대에겐 각자도생이 분배정의의 가치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조 후보자에 대한 20대의 반발은 전통적인 보수층의 이념적, 당파적 반대의 성격과는 차이가 난다. 이들은 지난 대선에서 압도적으로 문 대통령을 지지했다. 반칙과 특권의 해소를 기대했기 때문이다. 조 후보가 논란 초기 ‘적법’과 ‘관행’을 강조하며 해명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역시 그들만의 반칙과 특권이 존재했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며 20대의 상실감은 현재 여론 변동의 근원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한울 한국리서치 여론분석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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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한국일보]팀 성과와 개인 성과에 대한 태도/ 강준구 기자/2019-08-2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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