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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리용호 “미, 제재로 맞서면 오산” 폼페이오 정면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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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무상 명의로 담화문 발표

“대화·대결 다 준비돼 있다”

‘제재 압박 말라’ 경고 메시지



한겨레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23일 미국을 향해 “대결적 자세를 버리지 않고 제재 따위를 가지고 우리와 맞서려고 한다면 오산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미국의 가장 큰 ‘위협’으로 오래도록 남아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리 외무상은 이날 본인 명의로 담화문을 내어 자신의 카운터파트(상대역)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21일(현지시각) 발언을 정면으로 맞받아치며 이렇게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워싱턴 이그재미너>와 한 인터뷰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우리는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재를 계속 유지하고, ‘비핵화하는 게 올바른 일’이라고 김 위원장과 북한 지도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리 외무상은 담화에서 “우리는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돼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이는 북한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실무협상 재개 등 대화를 할 의지가 있음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제재만을 강조하는 미국 쪽에 태도 변화를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20~22일 스티븐 비건 미 대북특별대표의 방한 때 알려진 대로 미국은 공개적으로 또한 물밑접촉을 통해서 북한에 대화 재개를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22일 비건 대표를 만난 직후 북-미 실무접촉이 “곧 이뤄질 거란 인상을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북-미 실무접촉이 임박했다는 한-미 정부 관계자들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리 외무상이 이날 담화를 통해 미국 국무장관의 발언을 강하게 비난한 데에는 실제 실무협상이 열렸을 때를 대비해 미국에 ‘제재’를 압박의 수단으로 활용하지 말라고 미리 경고성 메시지를 보내려는 목적이 있다고 읽힌다.

리 외무상은 담화에서 “아직도 미국이 제재로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는 허황한 꿈을 꾸고 있다면 저 혼자 실컷 꾸게 내버려두든지 아니면 그 꿈을 깨버리는 수밖에 없다”며 “미국으로 하여금 비핵화를 위해 그들 자신이 할 일이 무엇인가를 반드시 깨닫도록 해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선반도 핵문제를 산생시키고 그 해결을 어렵게 하는 장본인이 미국이라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라며 “조선반도와 그 주변에서 우리를 반대하는 전쟁연습들을 끊임없이 벌려놓고 전략자산들을 끌어들이며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든 것밖에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날 정부 당국자는 “미국이 최근 ‘유연한 접근’을 강조했는데, 북한은 자신들이 바라는 내용의 협상이 가능하도록 미국한테 전향적으로 나와달라고 요구한 걸로 보인다”고 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하노이 회담 등 과거처럼 호락호락 당하지만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 같다”고 짚었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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