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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왜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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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종 2차장, 40분 동안 브리핑-질의응답 통해 상세한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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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23일 오후 청와대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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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청와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하자 "초강수"라는 평가들이 나왔다. 한미일 안보협력 체제를 위협하는 '종료'보다는 '재연장'을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전날(22일) 최종건 평화기획비서관에 이어 23일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을 내세워 '왜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상세하게 설명하고 나섰다. 김 차장의 브리핑은 무려 40분에 걸쳐 이뤄졌다(질의응답 포함).

청와대는 전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재연장 여부를 논의한 끝에 '종료'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러한 결정을 이낙연 국무총리와 함께 보고받았고, 이후 1시간가량 내부토론을 벌인 뒤 이를 재가했다.

"한국의 지속적 대화 제안에 무시로 일관"

김 차장은 지소미아 종료 결정의 가장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로 '일본의 무시 전략'을 들었다.

두 번에 걸친 고위급 특사 파견, 주일대사의 총리실 고위급 협의 시도, 산업통상자원부의 일본 경산성 담당 국장 협의 요청, WTO(세계무역기구) 일반이사회 수석대표 간 일대일 대화 제안, REC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장관회담 제안 등 한국 정부 차원의 대화 제안을 일본이 철저하게 무시했다는 것이다.

특히 김 차장은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서도 우리는 일본에 대화의 손길을 내밀었고, 심지어 경축사 발표 이전에 일측에 이러한 내용을 알려주기까지했지만, 일본 측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고맙다는 언급조차 없었다"라며 "21일 베이징에서 개최된 한일 외교장관회담에서도 일본 측은 기존 입장만을 반복할 뿐 진지하게 대화에 임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일본의 무시 전략'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는 것이 김 차장의 판단이다.

일본이 한일의원연맹 소속 한국 측 국회의원의 일본 방문, 문희상 국회의장 특사 파견(박지원 의원), 미국의 현상동결 합의(Standstill Agreement) 제안 등에서도 성의를 보이지 않거나 제안을 거절하고 제안 존재 자체조차 부인했다는 것이다.

김 차장은 "우리로서는 진심으로 편견없이 일본과 강제징용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모든 방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할 용의가 있었고, 이러한 입장을 일본 측에 전달했다"라며 "그러나 일본의 대응은 단순한 '거부'를 넘어 우리의 '국가적 자존심'까지 훼손할 정도의 무시로 일관했으며 '외교적 결례'를 범했다"라고 비판했다.

왜 '한미동맹 업그레이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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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23일 오후 청와대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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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대목은 김 차장이 "지소미아 종료로 한미동맹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안보역량 강화'를 주문했다는 점이다. 이는 한국이 미국을 통한 군비확산에 뛰어들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김 차장은 "정부는 이번 결정이 한미동맹의 약화가 아니라 오히려 한미동맹 관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 지금보다 더욱 굳건한 한미동맹 관계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다"라면서 국방예산 증액, 군정찰위성 등 전략자산 확충을 통한 안보역량 강화 등을 주문했다.

김 차장은 "현재 국제정세는 불과 몇 년전과는 확연히 다른 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다자주의가 쇠퇴하고 자국 우선주의가 만연하고 있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우리 스스로를 지켜낼 수 있을 정도의 국방력을 갖춰야만 안보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을 예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 차장은 "당당하고 주도적으로 우리가 안보역량을 강화해 나간다면 이는 미국이 희망하는 동맹국의 안보 기여 증대에도 부합할 것이며, 종국적으로는 한미동맹의 강화로 이어질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현종 차장의 브리핑 전문이다.

[전문] 한일간 신뢰관계 훼손... 지소미아 유지 명분 상실

어제 정부의 한·일 GSOMIA 종료는 많은 고민과 검토 끝에 국익에 따라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GSOMIA는 양국간 고도의 신뢰관계를 기초로 민감한 군사정보를 교환하기 위한 것인데, 일본이 이미 한·일 간에 기본적인 신뢰관계가 훼손되었다고 하는 상황에서 우리로서는 GSOMIA를 유지할 명분이 상실되었습니다.

일본은 작년 우리 대법원의 판결이 1965년 청구권협정과 위배되며, 따라서 우리가 국제법을 위반하였으므로 우리 정부가 대법원 판결을 시정하는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하면서 우리에게 부당한 경제 보복 조치를 취하였습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우리 정부는 1965년 청구권협정을 부인한 적이 없습니다. 일관되게 우리정부는 일본 정부, 군 등 국가권력이 관여한 '반인도적 불법행위'는 1965년 청구권협정으로 해결된 것으로 볼 수 없으며, 따라서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개인의 손해배상청구권은 여전히 살아있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습니다. 작년 대법원 판결은 이를 확인한 것입니다.

일본 외무성 조약국장도 1991년 8월 27일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개인청구권 자체가 소멸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표명하였습니다. 또한, 2차대전 중 시베리아에 억류되어 강제노역을 당했던 일본인의 개인청구권 문제에 대해 일본 스스로도 '일본-소련간 공동선언'에 따라 개인청구권이 포기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우리 대법원 판결을 국제법 위반으로 규정하고, 우리 정부가 이를 시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정상적인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사법부에 대한 정부의 간섭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우리가 일본과의 지속적 대화를 추진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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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외치는 문재인 대통령 ▲ 문재인 대통령. 사진은 지난 15일 오전 충남 천안시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제74주년 광복절 정부 경축식'에서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를 외치고 있는 모습.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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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일본의 지도층은 기존 주장만을 반복하면서 대화에 전혀 진지하게 임하지 않은 채 우리가 국제법을 일방적으로 위반한 만큼 우리가 먼저 시정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요구하기만 했습니다. 이에 대해 우리는 일측과 외교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에 대해 열려있다고 하면서 지속적으로 대화를 추진하였습니다.

우리 정부는 7월 두 번에 걸쳐 고위급 특사를 일본에 파견하였으며, 8월 초에는 우리 주일대사가 일본측 총리실 고위급을 통해서도 협의를 시도했으나, 결과는 변함이 없었습니다.

우리 산업부도 일본측이 문제삼고 있는 우리의 수출허가제도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일본 경산성측에 대화를 지속적으로 요청했습니다. 7.16 산자부-경산성 담당 국장간 협의 요청에 이어, 7.24 WTO 일반이사회에서의 수석대표간 1:1 대화 제안, 7.27 RCEP 장관회담 제안 등 수차에 걸쳐 실무협의를 제안하였으나, 일본은 이에 일절 응하지 않았습니다.

대통령의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도 우리는 일본에 대화의 손길을 내밀었고, 심지어 경축사 발표 이전에 일측에 이러한 내용을 알려주기까지했습니다만, 일측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고맙다는 언급조차 없었습니다.

8.21 베이징에서 개최된 한일 외교장관회담에서도 일측은 기존 입장만을 반복할 뿐 진지하게 대화에 임하지 않았습니다.


'국가적 자존심'까지 훼손하는 무시로 일관

정부 차원의 노력만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국회 차원에서도 7.31-8.1간 한일의원연맹 소속 우리측 의원들이 일본을 방문하여 일측 의원들과 협의를 해 보았지만, 우리 대표단이 현지에서 어떠한 대우를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제가 굳이 다시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또한, 문희상 국회의장의 특사 자격으로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8.19-20간 일본을 방문하여 한일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나, 결과는 동일했습니다.

7.17 제가 외신 기자단을 대상으로 한일문제에 대해 브리핑을 한 것을 잘 알고 계실 겁니다. 당시 저는 국내언론의 비판이 있을 것임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일본 국민들에게 직접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메이지 유신을 성사시킨 '조슈-사츠마 동맹'까지도 언급하며 한일간 미래지향적 협력 필요성을 강조하였습니다.

미국도 7.29 현 상황 악화를 방지하고 한일 양측이 대화로 문제를 해결토록 권고하는 현상동결 합의(Standstill Agreement)를 우리와 일측에 제안하였습니다. 우리측은 이를 환영하고 일측과의 협의에 동의하였지만 일본은 미국의 이러한 제안마저도 거부하였음은 물론 이러한 제안이 존재하는 것을 부인하였습니다.

앞서 설명드린 것처럼, 우리로서는 진심으로 편견없이 일본과 강제징용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모든 방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할 용의가 있었고, 이러한 입장을 일본측에 전달했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일본의 대응은 단순한 '거부'를 넘어 우리의 '국가적 자존심'까지 훼손할 정도의 무시로 일관했으며, '외교적 결례'를 범했습니다.


우리도 안보역량을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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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종 국가안보실 차장과 비건 대북특별대표 ▲ (서울=연합뉴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지난 2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면담 전 악수하고 있다. 2019.8.22 [청와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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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정부는 이번 한일갈등 문제를 비롯하여 한·일 GSOMIA 문제에 대한 검토 과정에서 미측과는 수시로 소통하였으며, 특히 양국 NSC간에는 매우 긴밀하게 협의하였습니다.

정부는 이번 결정이 한미동맹의 약화가 아니라 오히려 한미동맹 관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 지금보다 더욱 굳건한 한미동맹 관계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2016년 11월 체결된 한일 GSOMIA가 이번에 종료됨으로써 안보와 관련된 군사정보 교류 부족 문제에 대해서 우려하실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2014년 12월에 체결된 한미일 3국간 정보공유약정(TISA)를 통해 미국을 매개로 한 3국간 정보공유 채널을 적극 활용해 나갈 것입니다.

아울러, 정부는 앞으로 △국방예산 증액 △군 정찰위성 등 전략자산 확충을 통한 우리의 안보역량 강화를 적극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이번 일본의 우리에 대한 경제보복 조치를 보시면서 우리가 스스로 핵심 부품소재에 대한 자립도를 높이지 않으면 언제든지 외부로 인해 우리 경제가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셨을 것입니다.

안보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재 국제정세는 불과 몇 년전과는 확연히 다른 환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자주의가 쇠퇴하고, 자국 우선주의가 만연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스스로를 지켜낼 수 있을 정도의 국방력을 갖추어야만 안보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당당하고 주도적으로 우리가 안보역량을 강화해 나간다면 이는 미국이 희망하는 동맹국의 안보 기여 증대에도 부합할 것이며, 종국적으로는 한미동맹의 강화로 이어질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구영식 기자(ysku@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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