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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단독]공주대 교수 "조국 딸, 日학회 동행원해···저자로 넣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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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대 조국 딸 지도교수 인터뷰



"인턴 모집 공고 없어…조국 딸이 먼저 연락"



중앙일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2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서울 종로구 현대적선빌딩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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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28)을 국제학회 발표초록 저자로 올린 공주대 생명공학연구소 K교수가 중앙일보에 “오해를 풀고 싶다”며 22일 늦은 밤 입장을 전해 왔다. 그는 “오래전 일이라 정확한 기억은 나지 않는다”면서도 “당시 따로 고등학생 인턴을 뽑은 적은 없기 때문에 조 후보자의 딸이 먼저 연락을 해왔을 것이다”고 말했다.

K교수는 “좋은 경험을 시켜줄 수 있을 것 같아서 발표초록에 제3저자로 기재하고 학회에서 발표할 수 있도록 했다”고 경위를 설명했다. 그는 또 “대학 동기인 조 후보자의 부인인 정모씨가 자기 딸 면접을 보는데 충남 공주까지 같이 왔다니까 놀랐다. 그때까지 그 학생이 정씨 딸인 줄은 몰랐다”고 했다. 조 후보자의 딸은 해당 이력을 고려대 입학 당시 제출한 자기소개서에 기재했다.

한편 그는 조 후보자의 딸이 발표초록 작성에 크게 기여하지는 않았다고 사실상 인정했다. K교수는 “당시 조 후보자의 딸이 일본에서 열리는 국제학회에 같이 가고 싶다고 얘기를 했다”며 “어린애가 열심히 하는데 발표자로 데려가려면 명분이 필요해서 저자로 이름을 넣었다”고 했다. 연구 진행 과정에는 여름방학 전이었던 조 후보자의 딸이 거의 참여하지 못했고 이후 영어 발표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제3저자로 이름을 올리는 방식으로 도와줬다는 것이다.

K교수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를 진행하는 내내 답답한 듯 여러 번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우리 애들은 그런 스펙 하나도 못 쌓고 정시로 학교에 갔다. 국민이 분노하는 부분 다 이해한다”며 “이런 거로 덕 볼 생각하지 말라고, 인턴 하고 싶다는 학생들 면담할 때 꼭 얘기했다”는 말을 반복했다.

중앙일보

2009년 일본 도쿄에서 개최된 제9회 국제조류학회 학술대회 발표 초록집.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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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일문일답.



Q : 2009년 여름 인턴 공고를 낸 시점이 언제인가?

A : 인턴 공고를 낸 적은 없다. 고등학생들이 이메일이나 전화로 ‘교수님 하는 일에 관심 있다’는 식으로 얘기하면 날짜를 잡아서 면접한다. 대학 홍보 등의 목적으로 면담이나 인턴 요청이 왔을 때 거절하지 않는다. 기억이 잘 안 나지만 조 후보자의 딸도 아마 그런 식으로 먼저 연락했을 거다.

Q : 조 후보자의 딸이 언제 인턴을 한 건가?

A : 그건 나도 알 수가 없다. 연구실을 여러 번 옮기는 과정에서 관련 자료가 사라진 것 같다. 보통 방학이 닥치기 전인 4~5월쯤 학생들이 온다. 그러고 여름방학 인턴을 할 날짜를 그때 미리 잡는다. 내가 거절할 수도 있으니까 미리 연락해서 찾아오고 일정을 잡는 것이다. 조 후보자의 딸도 그렇게 면접 보고 주말에 몇 번 찾아왔던 거로 기억한다. 방학 전 주말에 와서 대학원생들이랑 스킨십을 하면서 친해지는 것이다.

Q : 당시 고등학생 인턴은 조 후보자의 딸 혼자였나?

A : 그렇다. 연구실이 여력이 얼마 안 된다. 여러 명이 들어올 정도로 넓은 연구실이 아니다.

Q : 발표 초록 발간일이 2009년 7월 6일인데 어떻게 조 후보자의 딸이 저자로 오를 수 있었나?

A : 주말에 온 조 후보자의 딸과 대화를 나눈 대학원생 한 명이 “이 학생이 영어를 잘한다는데 일본에 같이 가고 싶다고 말을 한다”고 전해줬다. 고등학생한테는 좋은 경험이지 않나? 가려면 명분이 있어야 하니까 4명 중에 3번째 저자로 발표자료에 이름을 넣는 것에 대해 연구소 학생들에게 물어봤다. 다들 좋아했다. 내가 조 후보자의 딸을 일본에 데려간다고 해서 무슨 혜택을 받겠나. 어린 애가 열심히 한다고 하니까 달달 외워서 가라고 말했을 거다.

Q : 납득하기 어려운 설명일 수 있다.

A : 이런 불공정한 입시 부정에 얼마나 분노하는지 잘 알고 있다. 그 학생이 그걸 수시에 썼는지 어쨌는지를 내가 어떻게 알 수 있겠나. 고등학생들 면접 때마다 필요하다고 하면 확인서는 써줬지만 그 부모를 보고 그런 적 한 번도 없었다. 조 후보자의 딸도 마찬가지다. 그 어머니인 정씨와 대학 때 같은 써클 활동을 하긴 했지만 졸업한 이후로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이다.

김기정·정진호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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