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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그라든 대포, 타오르는 ‘거포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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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공인구 교체 따른 투고타저… 경기당 홈런 1.43개로 크게 줄어

산술적으로는 32개 치면 홈런왕… 샌즈-박병호-로맥-최정 4파전은

SK-키움 자존심 걸려 더 뜨거워… 토종 vs 외국인 구도도 관심 더해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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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치 앞도 알 수 없다.

국내 프로야구 공인구 반발계수 감소가 불러온 ‘투고타저’의 양상 속에서 지난해 경기당 2.44개꼴로 터진 홈런의 기세는 올 시즌 1.43개로 1개 넘게 줄며 수그러들었다. 하지만 여러 명의 ‘거포’가 엎치락뒤치락 벌이는, 홈런왕을 향한 치열한 경쟁은 여전히 뜨겁다.

키움 샌즈(32)는 14일 연타석 홈런을 터뜨리며 홈런 단독 선두에 오른 뒤 열흘 가까이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홈런왕 레이스에서 맨 앞으로 치고 나간 뒤 3경기마다 홈런 1개를 추가하는 꾸준한 페이스로 경쟁자들과의 격차도 조금 벌렸다. 같은 팀의 박병호(33)가 24개로 2위, SK의 로맥(34), 최정(32)이 각각 23개로 공동 3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시즌 개인 통산 첫 시즌 30홈런을 넘은(34개) 한화 이성열이 21개(5위)로 이들의 뒤를 추격하고 있다.

홈런왕 다툼은 ‘가을야구’라는 확실한 동기부여가 있는 SK(1위)와 키움(3위) 등 두 팀을 대표하는 거포들 간의 자존심 대결로 좁혀지고 있다. 20일 최정이 시즌 23호 홈런 및 KBO리그 통산 329호 홈런(역대 공동 5위)으로 기세를 올리자 다음 날 샌즈와 박병호가 나란히 홈런포를 가동하며 한 발 도망갔다. 이달 초까지 홈런 선두를 지켰던 로맥도 최근 등 부상으로 주춤거리고 있지만 휴식으로 장타 재장전을 시도하고 있다. KBO리그 전체 타자 중 가장 긴 홈런 비거리(120.6m)를 자랑해 언제든 한 방을 칠 준비가 돼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잘나가는 두 팀의 ‘집안 싸움’과 별개로 토종과 외인 거포 간의 자존심 대결도 눈여겨볼 만하다. 외국인 타자는 2014시즌 이후 1명 이상 선발 출전이 가능해졌지만 지난 5시즌 홈런왕은 모두 토종 타자의 차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6시즌 당시 NC 테임즈(33·밀워키)가 40홈런으로 1위에 올랐으나 최정과 홈런 수가 같아 타이틀을 독차지하지 못했다.

지난해 8월 대체 외국인으로 KBO리그에 발을 들인 샌즈가 2년 차인 올해 리그에 완벽히 적응한 모습을 보이며 10구단 체제 이후 첫 외국인 단독 홈런왕을 노리고 있다. 네 선수 중 가장 적은 경기(98경기)를 뛰고도 홈런왕 경쟁을 벌이고 있는 박병호도 지난해 부상으로 장기간 결장해 두산 김재환(31·44개)에게 1개 차로 홈런왕 타이틀을 놓친 아쉬움을 달래겠다는 각오다.

한편 올 시즌 홈런왕은 144경기 체제(2015년) 이후 가장 적은 홈런으로 타이틀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홈런 선두그룹 선수들이 경기당 0.2∼0.24개의 홈런을 치고 있어 몰아치기 ‘뒷심’이 없다면 산술적으로 남은 시즌 최대 6개의 홈런을 더 칠 수 있다. 30개대 초반에서 홈런왕 당락이 갈리는 것. 2015년 이후 지난 시즌까지 홈런왕은 40개 이상에서 결정됐다.

2006년 이후 13년 만의 ‘20개대’ 홈런왕 등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8개 팀 평균 타율이 0.255로 2000년대 최저 타율을 기록한 2006년 당시 롯데 이대호(37)가 홈런 26개로 홈런왕 타이틀을 가져갔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