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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학살 2년... "제발 미얀마에 투자하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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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마웅 자니 FORSEA 사무총장 "미얀마 사람인 내가 로힝야족 지지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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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오전,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에서 열린 '로힝야 학살 2주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마웅 자니 로힝야 자유연합 사무총장. ⓒ 강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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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방글라데시로 대피했던 3450명의 로힝야 난민들이 미얀마로 돌아갑니다. 하지만 송환조치와 별개로 이들은 돌아갈 집도, 땅도 없습니다. 이들이 거주하게 될 곳은 '학살 직전의 상태'입니다. 미얀마 정부는 이들을 식량도, 집도, 땅도 없는 곳에 몰아넣고 철저하게 격리시키고 있습니다." - 마웅 자니 (동남아시아 인권단체 'FORSEA' 사무총장)

2017년 8월 25일 새벽, 미얀마 인딘 마을에 정부군이 들이닥쳤다. 이들은 이곳에 사는 로힝야족을 대상으로 무차별 학살을 자행했다. 다수의 여성들은 군부에 의해 집단 강간을 당했다. 일명 '인종 청소'로도 불렸던 '로힝야족 집단 학살' 사건이다.

이후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간 약 80만 명의 로힝야족은 집단 난민이 됐다. 쫓겨나는 과정마저도 아수라장이었다. 구호물자를 받으려 몰려드는 인파에 여성과 아이들은 압사당했다. 아무런 경제적 기반 없이 떠나온 탓에 로힝야 족은 성폭력과 인신매매 피해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

인권단체 '로힝야 자유연합'에 따르면, 미얀마 라카인 주에는 로힝야족 약 65만 명이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14만 명 정도는 강제수용소에 있으며 나머지는 '열린 감옥'(캠프 및 정부에서 지정한 거주지)에서 살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지 어느덧 2년이 흘렀다. UN(국제연합)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미얀마 정부 측에 난민 문제 해결을 촉구했지만, 실질적인 변화는 없었다. 22일 오전,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에서 열린 '로힝야 학살 2주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마웅 자니 'FORSEA' 사무총장도 "학살생존자들은 전혀 보호받고 있지 못하다"며 "미얀마 정부의 목적은 로힝야족을 역사, 문화적으로 사라지게 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얀마인 임에도 불구, 정부의 대척점에서 로힝야 난민들을 지지하고 있는 마웅 사무총장. 그는 어떻게 로힝야 난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게 됐으며, 왜 한국에서 로힝야 사태와 관련해 호소하고 있는 걸까. <오마이뉴스>는 이날 간담회를 마친 마웅 사무총장을 만나 인터뷰를 나눴다. 아래는 그가 간담회에서 한 발언과, 인터뷰를 종합한 내용이다.

"로힝야족, 경제활동이나 교육은 물론 아이 출산마저 규제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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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국경을 넘는 로힝야 난민들 ▲ 지난 8월 25일부터 자행된 미얀마 군부의 학살과 억압으로부터 월경하여 탈출하는 로힝야 난민들의 행렬 ⓒ Abul Kal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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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얀마 내 로힝야 사람들의 상황은 어떤가.
"로힝야족의 상황은 '학살 직전의 상태'에 가깝다. 현재 로힝야족에 대한 집단 학살이나 집단 강간은 중단된 상태다. 하지만 직접적인 살인만 없을 뿐, 제도를 통해 이들을 학살 위협으로 몰아붙이고 있다.

로힝야족들은 2주마다 지급되는 렌틸콩과 기름, 소량의 쌀로 근근이 생계를 유지한다. 이들은 자체적인 생계활동을 할 수 없다. 이곳은 비무장지대라 사람이 거주하기 힘든 환경일 뿐더러, 대부분의 땅이 모두 불타 농사를 짓기도 어렵다. 경제활동도 법적으로 금지돼있다. 이런 열악한 경제 상황 탓에 대다수의 로힝야족 여성들은 성매매 위험에 노출돼있다.

이들은 법적으로 교육도 받을 수 없게 돼 있다. 미얀마는 동남아시아 중 문맹률이 가장 낮은 국가다. 반면 로힝야족의 약 80%는 글을 읽지도, 쓰지도 못한다. 미얀마는 로힝야족 여성들의 출산도 규제하고 있다. 아이를 2명까지만 낳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출산은 개인이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인데도, 2명 이상의 아이를 낳을 경우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 생존 로힝야족은 과거 집단 학살을 목격한 사람들이다. 이들에 대한 트라우마 치료는 이뤄지고 있나.
"거의 없다. 로힝야 사람들은 의료혜택도 못 받고 있다. 지난해 발표된 하버드 대학 연구 자료에 따르면, 한 명의 의사가 16만여 명의 로힝야족 환자들을 돌보고 있는 것으로 나왔다. 로힝야 마을 2개를 합친 수다. 그 결과, 로힝야 족의 영아 사망률은 기아 위험에 처한 에티오피아나 사하라 사막 주변 국가 수준과 유사하다. 미얀마와 비교하면 평균 2배 더 높다."

- 오늘 3450명의 로힝야 난민들이 방글라데시에서 미얀마로 송환 조치 된다고 들었다.
"그렇다. 제 발로 악어의 입에 들어가라는 말과 같다. 이들의 처우가 개선되지 않은 상태서 송환 조치만 진행되는 상황이다. 이들은 송환돼도 돌아갈 곳이 없다. 학살이 발생했던 로힝야 마을 대다수는 흔적도 없어진 상태다. 기업의 투자를 받은 미얀마 정부는 이미 이곳에 군사시설이나 다른 건물들을 짓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송환조치의 가장 큰 문제는, 송환 논의 과정에서 피해 당사자인 로힝야 사람들이 철저하게 배제됐다는 것이다. 미얀마와 방글라데시 관계자만 논의에 포함됐을 뿐, 로힝야 사람들의 목소리는 전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로힝야족 지지하다가 미얀마 정부의 위협 받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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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오전,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에서 열린 '로힝야 학살 2주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마웅 자니 로힝야 자유연합 사무총장. ⓒ 강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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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 관련 리서치 단체(비영리)인 'X change'는 2017년 미얀마 군부의 대테러 작전에 의해 80만명의 로힝야 사람들은 방글라데시로 피난갈 당시 2만 명이 넘는 로힝야 민간인이 살해됐다고 밝혔다. 인공위성 사진 분석을 통해 로힝야족들이 거주하던 400여 개의 마을 대부분이 전부 방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는 난민 인구가 증가해 총 100만 여명의 로힝야 사람들이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 캠프에서 기거하고 있다.

- 방글라데시에 있는 로힝야족의 송환 요구는 무엇인가.
"기본적으로는 인간의 존엄성을 지켜달라는 것이다. 존엄성에는 국가의 허가를 받지 않고 아이를 출산할 권리, 자유롭게 교육 받을 권리, 경제 활동을 할 권리 등이 포함된다. 이는 단순한 자유인 동시에, 생존에 필요한 당연한 권리다.

이어 '정식 시민권'도 요구하고 있다. 앞서 미얀마 정부는 로힝야족의 시민권을 박탈한 바 있다. 최근 미얀마 정부는 신분증 대신 국가확인증(NVC) 라는 것을 발급했는데, 이는 로힝야 사람들을 더 고립되게 만들고 있다."

미얀마 정부는 1982년도에 로힝야족의 시민권을 박탈했다. 이후 대안으로 나온 게 NVC다. 미얀마 정부는 NVC가 일종의 시민권 역할을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마웅 사무총장은 "이는 로힝야족을 정식 국민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을 공고히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 로힝야 사태에 대한 미얀마 사람들의 여론은 어떤가.
"대다수는 정부의 입장을 지지한다. 심지어 미얀마 내에서는 '로힝야'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들도 다수다. 정부의 방침에 대해 이견이 없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하지만 극소수의 나와 같은 사람들도 있다. 우리는 로힝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이를 국제사회에 알리고자 노력 중이다."

- 미얀마와 로힝야는 대척점에 있다. 미얀마 사람인 당신이 로힝야를 지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미얀마는 불교 국가다. 불교에서는 작은 살생도 하지 말 것을 강조한다. 그런데 로힝야 사태를 봐라. 사람들을 집단 학살하거나 여성들에게 집단 강간을 가하지 않았나. 나는 사랑하는 내 국가가 저지른 잘못된 행동에 대해 눈 돌리고 싶지 않았다. 잘못된 것을 지적하는 당연한 행동을 할 뿐이다."

- 활동하면서 위협받은 적은 없었나.
"물론 있었다. 나는 미얀마를 떠나 브루나이, 쿠알라룸푸르 등 다양한 곳에서 미얀마 정부의 과실을 알리는 활동을 이어왔다. 하지만 어디를 가든 미얀마 정부가 압박을 가했다. 내가 위치한 국가에 연락을 해서 로힝야 학살 문제가 드러나지 않도록 제재를 가했다. 이 때문에 어느 국가를 가든 군의 보호를 받으면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심지어 지금은 가족 전체까지도 안전의 위협을 받는 상태다. 그래서 가족 모두 거주지를 영국으로 옮겨 관련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한국 기업, 제발 미얀마에 투자하지 말아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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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힝야족 인권탄압 묵인해서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은 아웅산 수치 ⓒ AP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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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힝야 사태 해결방법은 무엇일까.
"미얀마 내부에서는 해결점을 찾을 수 없다. 대부분의 미얀마 사람들이 정부의 행동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계 각국의 지지가 절실하다. 미얀마로의 기업 투자를 중단하고 로힝야족의 기본권을 위해 함께 목소리 내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기업 투자로 얻은 수익이 로힝야족을 탄압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 이것이 우리가 한국으로 온 이유이기도 하다. 미얀마에는 한국과 공동협약을 맺은 기업들이 상당수다. 대표적인 게 의류공장이다.

또 일부 한국 업체는 미얀마 군부사업체와 함께 합작 사업을 하고 있다. 로힝야 사태 해결을 위해선 미얀마 군대에 어떠한 투자도 들어가서는 안 된다. 이 경우 로힝야 여성들은 강간 위협 및 성매매 가능성에서 자유로워 질 수 없다. 제발 미얀마에 투자하지 말아 달라. 군부사업체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장기적으로 이 투자가 로힝야 난민들에게 어떤 영향을 불러일으킬지 생각해줬으면 한다."

강연주 기자(starty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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