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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中 OLED도 애플에 공급…절대강자 삼성에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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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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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 BOE가 미국 애플 아이폰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공급하는 결정이 임박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 그동안 애플에 거의 독점적으로 제품을 공급해왔던 삼성디스플레이 등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염려가 나온다. 특히 애플이 BOE를 통한 조달로 비용을 20% 정도 절감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면서 LCD 패널에서처럼 OLED에서도 중국의 저가 공세가 거세지고 한국 업체 수익성을 떨어뜨리는 것 아니냐는 염려가 나온다. 이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애플을 단기간 돕겠다"며 지원 의사를 거듭 밝힘에 따라 삼성은 패널·스마트폰에서 '애플발 겹악재'를 맞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22일 일본 유력 경제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미국 CNBC 등은 애플이 BOE 패널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보도를 내놨다.

닛케이는 "애플이 아이폰에 BOE의 OLED 패널을 채택하기 위한 최종 조정에 들어갔다"며 "(채택하게 된다면) 삼성 제품에 비해 조달 비용을 20%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 (애플은) 비용 절감과 경쟁력 향상을 통해 시장점유율 회복을 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닛케이는 특히 "LCD 패널에서 그랬던 것처럼 OLED에서 중국 업체들의 대두는 세계 스마트폰 부품 업계 세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CNBC는 "애플이 미·중 무역전쟁이 자사 사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 경고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 업체를 공급자로 선정하는 것은 놀라운 조치"라고 분석했다.

애플은 중저가 기종에는 LCD 패널을, 아이폰XS 등 고급 기종에는 OLED 패널을 채택해왔다. 특히 OLED 패널 중 거의 대부분을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조달했다고 업계에서는 분석한다. 애플은 오래전부터 복수의 공급사를 두고 가격 경쟁을 통해 부품가를 낮추고 부품 공급 안정성을 높이는 전략을 써왔다. 이에 따라 BOE와 협상을 통해 삼성디스플레이를 압박하고 가격을 내리려는 전략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LCD 패널에서 그랬던 것처럼 중국 업체들이 저가를 무기로 시장을 잠식하고 경쟁사들 수익성을 떨어뜨리는 것 아니냐는 염려가 나온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OLED 패널 공급 가격을 감안하면 애플로서는 삼성 의존도를 낮추고 싶어할 것"이라며 "2020년부터는 BOE와 LG디스플레이가 아이폰 OLED 공급사로 진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센터장은 "중국 업체가 OLED 가격 공세를 시작할 가능성이 있어 중·장기적으로는 경쟁 심화로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용 OLED 시장점유율은 삼성디스플레이가 86.37%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고 BOE(8.45%)와 LG디스플레이(3%)가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LCD 사업은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에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산캠퍼스 LCD 생산라인 일부 가동을 중단하는 방안을 놓고 검토 중이다.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 5000억원을 기록한 LG디스플레이도 감산, 가동 중단, 공정 전환 등 LCD 라인 효율화를 위해 모든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지금 문제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경쟁자인 삼성이 관세를 내지 않고 쿡은 낸다는 것"이라며 "나는 그 문제와 관련해 단기간 그를 도와야 한다. 위대한 미국 기업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이 (관세를) 맞지 않고 그(쿡 CEO)는 맞는다는 것은 불공평하다. 그렇지 않나"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삼성을 언급하며 애플 지원 의사를 며칠 새 거듭 밝히면서 조만간 중국에서 생산된 애플 제품에 대해 관세를 완화하는 조치로 애플을 지원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들어가는 애플 제품은 12월 15일 이후 관세 대상이 된다.

업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경쟁회사에 대한 미국 수출 문턱을 높여 애플을 우회적으로 지원하거나 삼성에 대한 대미 투자를 압박하는 방식으로 부담을 줄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경운 기자 /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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