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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코넥스가 좋았지" 코스닥 가니 주가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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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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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위치를 옮긴 기업들 주가가 큰 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가 점차 악화되고 대외 불확실성까지 커지며 성장주 성격이 강한 코넥스 이전 상장 종목들 주가가 크게 타격받는 모양새다. 시장 악화로 기업들의 상장 철회도 이어지는 가운데 코스닥 투자심리가 더욱 얼어붙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노믹트리 주가는 공모가 대비 40% 하락한 1만6200원을 기록했다. 지노믹트리는 올해 첫 코스닥 이전 상장 기업으로, 3월 27일 코스닥시장에 이름을 올렸다. 상장 직후 급락했던 주가는 5월 13일 장중 3만9700원까지 올랐으나 이후 하락을 거듭했다. 현 주가는 5월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5월 28일 이전 상장한 수젠텍 주가는 코스닥에 입성한 뒤 줄곧 내리막길만 걸었다. 수젠텍이 이전 상장할 당시 공모가는 1만2000원이었지만 현 주가는 54.08% 하락한 5510원에 불과하다. 코스닥 상장 법인 에이티젠에 흡수 합병되는 형태로 이전 상장한 엔케이맥스 역시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합병 이전 에이티젠 주가는 1만3700원으로 마감했으나 현재는 당시에 비해 24.09% 떨어진 1만4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코넥스는 자본시장과 기업 사이 '성장 사다리' 가운데 첫 단계로, 상장 문턱이 코스피와 코스닥에 비해 낮다. 코넥스 상장으로 기업이 투자자에게 모습을 드러내고, 성장성을 인정받으면 코스닥시장으로 이전 상장하는 형태다.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진 점이 코넥스 이전 상장 기업들 주가를 흔드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시장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투자자들은 안전 자산을 선호한다. 최근 안전 자산으로 꼽히는 금과 채권 값이 오르는 이유다. 반면 위험 자산은 투자자들에게 외면받기 쉽다. 코넥스에서 코스닥시장으로 이전 상장한 기업은 당장 실적보다는 향후 기업 가치가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투자를 받는 성장주인 경우가 많다.

올해 이전 상장한 지노믹트리와 수젠텍 모두 체외진단기기를 개발하는 업체다. 지노믹트리는 차세대 유니콘에 가장 가까운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유니콘은 기업 가치가 10억달러를 넘는 스타트업을 일컫는 말이다. 이처럼 시장에서 높은 성장성을 인정받았으나 시장 상황이 악화되자 주가 하락폭이 더욱 커졌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존 코스닥 상장 종목보다 코넥스에서 이전 상장해 온 종목들이 더욱 위험하다는 판단이 있었을 것"이라며 "미국과 중국이 부양책을 발표하는 것도 경기가 이대로 흘러가서는 안 된다는 절박함의 발로다. 성장주가 선호받기는 힘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도 "코스닥시장이 크게 출렁이며 상대적으로 불확실성이 더욱 큰 코넥스 이전 상장 주식들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며 "거래량이 많지 않은 코넥스시장에 비해 코스닥으로 올라오며 제 가격을 발견하게 된 효과"라고 전했다.

주가가 크게 떨어진 헬스케어 종목들과 달리 지난 7일 코스닥시장으로 온 그린플러스는 공모가에 비해 주가가 소폭 오른 모습이다. 이날 그린플러스 주가는 공모가 대비 6.5% 오른 1만650원으로 마감했다. 그린플러스는 알루미늄 자재와 첨단온실, 태양광사업 등을 진행하는 기업이다.

한편 시장 상황이 악화되는 가운데서도 코넥스에서 코스닥 이전 상장 문을 두드리는 숫자는 늘어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스팩 합병과 코스닥 흡수 합병을 포함해 6개사가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하는 데 성공했다. 알로이스 등 세 곳은 코스닥 예비심사 승인을 받았으며, 상장을 기다리고 있다.

지금까지 상장이 확정된 곳만 9개사로 지난해 12개사에 육박하는 수치다. TS트릴리온과 미디어젠 등 현재 이전 상장 절차를 밟고 있는 5개사를 합하면 지난해 숫자를 넘어선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코넥스는 존재 이유가 기업을 성장시켜 코스닥시장으로 올려 보내는 것"이라며 "시장 상황이 나빠지고 있음에도 올해 코넥스 신규 상장 숫자는 이미 지난해 수준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정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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