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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현장]"정유라와 뭐가 다르냐" 조국 딸 졸업한 고려대 가보니, 학생들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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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을 수 없는 일" 고려대 학생들 분노…촛불집회 준비

조국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 청문회 정면돌파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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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 조모(28)씨 고려대 부정입학 의혹에 휩싸인 가운데 학생들은 촛불집회를 열겠다고 밝혔다.사진은 촛불집회를 하루 앞둔 22일 고려대 전경.사진=허미담 인턴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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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허미담·김수완 인턴기자] "남들한테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서 자신한테는 한없이 관대하다"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 조모(28)씨가 고려대 부정입학 의혹에 휩싸인 가운데 22일 고려대에서 만난 학생들은 입을 모아 '허탈감', '배신감','불공정'을 언급하며 분통을 터뜨렸다. 당장 조 씨가 학부를 졸업한 고려대 학생들은 내일(23일) 교내 광장서 촛불시위를 열겠다고 밝힌 상태다.


앞서 조 씨는 외고 2학년이던 2008년 12월 단국대 의대 연구소에서 2주간 인턴을 하며 작성된 '소아병리학' 관련 영문 논문에 '제1 저자'로 이름을 올리고,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에 수시전형 지원 당시 자기소개서에 단국대 의과대학 논문 작성에 참여했다는 점을 기재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부정입학 의혹에 휩싸였다.


이날 고려대 교내에서 만난 재학생 A(23) 씨는 부정입학 의혹에 대해 "부정입학이라면 당연히 말이 안 된다"면서 "해당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당연히 처벌을 받아야 할 것이다. 학생 처지로서 너무나 화가 나고 분노가 치민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이건 길가는 사람을 아무나 붙잡고 물어도 똑같을 것"이라며 "있는 사람이 더한다고 느낀다"고 허탈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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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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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재학생 B(28) 씨는 "아무래도 박탈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아직 더 조사가 더 필요하겠지만, 정당하게 경쟁을 하는 일반적인 학생들 입장에서는 학교 입학 등에 유리한 특혜가 있었다는 것에 허무한 느낌이 든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게 사실로 밝혀진다면 정말 심각한 문제인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학교에서 촛불집회가 열리는 것에 대해 "(학교 커뮤니티인) 고파스에서 이에 대한 글이 많이 올라오는 것을 보았다"며 "시간이 된다면 꼭 가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조 후보자에 관해서는 "본인이 지금까지 보여줬던 행보와는 다른 모습에 괴리감을 느낀다"며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을 두 번이나 지지했는데)민주당에서 만약 조 후보의 의혹을 제대로 밝히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면, 기성 정치인들과 다를 바 없는 것 같다. 이 문제는 이렇게 덮기에는 너무 큰 사안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 정권이 기대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니 실망감이 크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학생은 "도대체 정유라와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직장인들도 학생들과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30대 직장인 C 씨는 "문제가 있는 논문으로 입학을 했다면, 입학 취소 처분이 나와야 하는 것이 상식이라고 생각한다. 고대생들의 허탈감은 물론, 누군가는 조 후보자 딸 합격으로 탈락했을 것이 아닌가, 이것이 과연 '공정한 사회'인가"라고 성토했다.


또 다른 20대 직장인 D 씨는 "청문회가 아닌 검찰 조사가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문재인 정부 입장에서 아프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닌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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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2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빌딩으로 출근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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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국대, 조국 딸 '제1저자 논문' 조사 착수

조 씨가 외고 2학년일 때 '제 1저자'로 등재된 논문을 진행한 단국대는 오늘(22일) 조 후보자 딸 조모(28) 씨가 외고 재학시절 인턴십으로 참여한 논문에 '제1저자'로 등재된 과정의 적절성을 따지기 위한 조사위원회 구성을 결정했다.


조사위는 조 씨가 해당 논문의 제1저자로 등재된 경위가 정당한지 등을 비롯해 조 씨가 정보 등록에서 박사로 표기된 점 등 각종 의혹에 대한 진위를 가리게 된다.


부정행위가 확인될 경우 윤리위는 별도의 징계위원회를 구성, 징계 수위를 결정해 총장령에 따라 집행해야 한다.


다만 조사 결과가 조 후보자의 장관 임명 전에 마무리되긴 어려울 것으로 학교 측은 보고 있다. 진상 파악을 위해선 11년 전 작성된 해당 논문의 저자 6명 모두의 출석 일정을 조율하고, 의혹 중심에 있는 조 씨의 경우 외부인으로 출석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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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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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세로 임하겠다" 조국, 청문회 정면돌파 vs 학생들 '촛불집회' 준비

이런 가운데 조 후보자는 자진 사퇴하지 않고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조 후보자는 22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꾸려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출근해 "저와 제 가족들이 사회로 받은 혜택이 컸던 만큼 가족 모두가 더 조심스럽게 처신했어야 했다고 생각한다"며 "집안의 가장으로, 아이의 아버지로 더 세심히 살폈어야 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회초리를 들어 달라", "향후 더 겸허한 마음과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고 말해, 자진사퇴가 아닌 인사청문회를 치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조 후보자는 전날(21일)에도 "딸이 등재 논문 덕분에 대학 또는 대학원에 부정 입학을 했다는 의혹은 명백한 가짜뉴스"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조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강행 의지를 강하게 보인 가운데 서울대, 고려대, 부산대 학생들은 각각 교내에서 촛불집회를 열기로 하고 집회 준비에 들어갔다.


고려대 학생들은 '조 씨의 고려대 입학 과정에 대한 진상규명 촉구'를 주제로 집회를 열 예정이다.


서울대 학생들은 '조국 교수 STOP! 서울대인 촛불집회'란 이름으로 23일 오후 8시30분 교내 광장서 집회를 열 예정이다. 조 씨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에 재학 중인 부산대 학생들도 촛불시위 개최를 논의하고 나섰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허미담 인턴기자 damdam@asiae.co.kr
김수완 인턴기자 su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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