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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산처리 늦어서"…공무원 관리실수로 기초수급비 깎인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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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연합뉴스) 최해민 기자 = "15만원으로 한 달을 버티는데, 기초생활수급비가 34만여원이나 덜 나오면 다음 달은 어떻게 살란 말입니까."

연합뉴스

5월 수급비(왼쪽)와 8월 수급비(오른쪽) 차이
[A씨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경기 화성시에서 2008년부터 기초생활수급비를 받는 A씨는 매달 20일 지급되는 생계비를 확인하고는 눈앞이 캄캄해졌다.

어머니와 자신 앞으로 평소 지급되는 94만여원에 턱없이 모자란 60만여원이 입금됐기 때문이다.

원래 월 평균 94만원을 받으면 임대주택 사용료와 공과금, 채무 변제 등에 79만원가량을 고정적으로 쓰고, 남은 15만원으로 한 달을 버티다 보니 34만여원이라는 돈은 A씨 모자에겐 너무도 큰돈이었다.

앞으로 한 달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그야말로 '생계'가 달린 일이었는데 그 이유가 시청 공무원의 실수 때문이란 사실을 알고 A씨는 기가 찼다고 한다.

사연은 이랬다.

지난 4월 A씨는 어머니와 어떻게든 자립해 보자며 지역 자활 근로센터를 찾아 택배 배송 관련 자활 교육 겸 업무를 시작했다.

중학교 때 뺑소니 교통사고 후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해 다리를 저는 A씨는 5년 전 숨진 아버지의 생전 폭력과 채권자들의 빚 독촉 등으로 인해 10년 넘게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그래도 취업하려고 갖은 애를 썼으나 성사되지 않아 시에서 주는 수급비가 유일한 생계 수단이다.

6월까지 3개월간 일하면서 자활 교육비 34만여원이 나오는 만큼 기초생활수급비는 깎였다.

그래도 총소득은 평균 94만원가량 되니 버틸 수 있었다.

6월 말 교육이 끝난 뒤 7월까지는 교육비 34만여원과 수급비 60만여원이 입금됐다.

하지만 8월에는 정상적으로 환원되어서 나와야 할 수급비 94만여원이 전달처럼 깎인 금액인 60만여원만 나온 것이다.

화성시에 항의했더니 돌아오는 답변은 시 담당 부서 공무원이 A씨 모자의 소득을 전산 시스템에 '0'원으로 수정하지 않아 소득이 있는 것으로 입력된 상태로 수급비가 깎여 지급됐다는 것이다.

담당 공무원들은 이번 달 수급비는 이미 지급됐기 때문에 다음 달에 소급해 주는 방법밖엔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번 달 말을 넘기면 각종 공과금과 채무 변제 등은 연체되는 상황이라 A씨는 너무 막막했다.

다행히 화성시 동부출장소 한 공무원이 사비를 들여 A씨에게 차액을 빌려주면서 일단 상황은 마무리됐다.

A씨는 "사비를 들여서까지 민원인의 사정을 해결해 주신 공무원분에게는 감사한다"며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너무 큰 돈인데 공무원이 업무처리를 미흡하게 해서 피해를 주는 사례가 재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화성시 관계자는 "확인해 보니 담당 공무원의 실수가 명백했다"며 "전산 시스템상 자동으로 소득이 수정되는 것이 아니라, 일일이 공무원이 입력해야 하다보니 이런 일이 벌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시 한번 민원인에게 사과의 말씀을 전하며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지도·감독을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goal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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