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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제재 단행한 아베, 그 뒤에 숨어있는 불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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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통일 한반도'라는 미래가 두려워 수출 제재 벌인 일본... 본질은 '정치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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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자료사진) ⓒ 연합뉴스



국제관계에서 타민족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지배하는 조건은 두 가지로 나타난다. 하나는 스스로 강해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상대방을 약하게 만드는 것이다. 고금을 통틀어 대부분의 강대국들은 경쟁적으로 스스로를 강하게 만들면서 그 자리를 차지했다.

강대국으로 가는 길에는 많은 방법이 있겠지만, 자주 듣는 구호인 '부국강병' 책략이 그중 하나일 것이다. 거기에는 마땅한 이유가 있다. 국민들에게는 강한 나라에 대한 공감과 애국심, 그리고 그 이익에 대한 기대가 있다. 대부분의 강대국들이 열렬한 국민적 지지를 받았던 것은 그런 까닭 때문이다.

상대방을 약하게 만드는 책략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나폴레옹 점령 치하에서 목숨을 걸고 <독일국민에게 고함>을 외쳤던 피히테가 남긴 말은 이렇다.

"고대나 근대에 피정복 국민을 유혹하여 도의적으로 타락시키는 술책이 그들을 지배하는 한 수단으로서 자주 사용되어 성공을 거두었다. 정복자들은 … 피정복국의 군주를 국민에게 비방하고 민중은 군주를 비방하게 하여, 이간된 양자를 더욱 확실하게 지배하려고 시도했다."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술을 마시는' 게르만 민족을 이용하려 했던 로마인이나, 친일 분자를 곳곳에 심어 민족을 분단시키려 했던 일본 제국주의자들도 그런 술책에 손을 댔던 셈이다.

'약화된 한반도'를 위한 아베의 노림수

아베 정부가 한국 경제의 심장부인 반도체 산업을 가격했다고 한다. 불특정 상품에 대한 포괄적 수출 제재로 이어지는 '백색국가' 제외도 결정했다. 세계를 향해 '자유무역'의 가치를 수호하는 선봉장인 양 선언한 G20 정상회의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아베 정부는 왜 갑자기(?), 무엇 때문에 배타적으로 옆 나라에 대해서 이런 기습적인 타격을 가한 것일까?

그 공개적인 대답은 아베 정부가 내놨다. '국가 간의 약속 파괴', '전략물자 통제', '제3국으로의 유출' 등등. 또 다른 대답들은 국내외 논객들이 제시했다. '참의원 선거 투표전략', '헌법 개정을 위한 혐한 감정 조성', '한국 경제에 타격', '문재인 정부 교체', '친일정부 수립' 등등.

정답은 이 가운데 어느 하나, 혹은 복합적인 둘 이상의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어느 것도 아니라면, 이런 가설이 떠오른다. 아베 정부의 수출 제재는 '지금'에 대한 대응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사전 대응일 공산이 매우 크다는 점이다. 즉 '약화된 한반도'가 핵심적 목표로 보인다. 이 추론의 근거는 일본의 전통적인 '경세론'적 책략 때문이다.

일본 역사에는 '경세론'이라고 불리는 전통이 있다. '경세론'은 현재 일본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에 어떻게 대응해서 미래에 대비해 나갈 것인지를 논리적으로 풀어낸 책략을 가리킨다. 당연한 얘기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일본이 평화로울 때는 이런 글이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18세기 일본열도의 북에 러시아가 등장하고 남으로 영국과 프랑스가 등장하는 시대가 시작하면서 사태가 달라졌다. '외부 위협론'이 제기됨과 동시에, 내적으로는 군사와 정치·경제 등 다종다양한 '국내 개혁' 대응 방안들이 나온다. '국내 개조론'과 더불어 러시아에 대비한 북진론, 유럽 열강에 대비한 남진론, 주변 식민지 개척론, 한반도 점거론 등 근대 이후 일본 제국주의가 걸어갔던 행보를 엿보게 하는 침략론이 본격적으로 대두되는 것이다.

이들 '경세론'은 단순한 도상 침략론이 아니라, 매우 구체적이고 주도면밀하다. 일본열도에 등장한 서구열강들은 물론 주변 국가(조선과 중국, 동남아시아 국가 등)에 대한 역사·군사·정치·사회·문물 등 상세한 정보(오보도 포함)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 '경세론'을 저술한 자들은 하나같이 일본의 정치적 지배계급이었던 사무라이들이었다. 변동하는 미래에 대한 이들의 대응은 기민하고 용의주도했다. 이런 DNA는 근대 명치시대를 거쳐 현대 일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개조론'으로 계승되고, 지금 아베 정부에서도 연면하게 살아 숨 쉬고 있다고 본다. 아베 정부의 수출 제재가 지금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사전 대응일 공산이 크다고 생각하는 이유다. 그렇다면 어떤 '미래'에 대한 것일까?

역사적으로 보면, 일본이 적지 않게 신경을 썼던 부분은 한반도의 정치적 변화였다. 교통과 통신은 고금이 다르지만, 예나 지금이나 일본의 지배계급에게 한반도에서 일어나는 정치적 파도는 예삿일이 아니었다. 때문에 그들은 한반도에 때로는 개입하고, 때로는 간섭했으며, 때로는 대응해야 했다.

오랜 고대 삼국시대, 누구나 아는 상식이지만 신라가 강성해지기 시작하면서 백제를 망국으로 몰아넣던 7세기 중반, 일본의 고대왕조는 한반도에서 일어나는 정치지형의 변화를 좌시할 수 없었다. 백제와 달리 신라는 오랫동안 일본과는 적대적이었다. 그런 '달갑지 않은' 신라의 정치적 힘이 한반도에서 우월해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일본이 백마강 전투에 개입했던 것은 이런 신라를 견제하고 한반도의 세력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고도의 국제정치 전술이기도 했을 것이다. 한반도에서의 강력한 통일신라의 수립은 일본에겐 위협이었고, 이를 견제하기 위한 일본의 한반도 간섭은 실패로 돌아갔지만, 이를 기점으로 일본은 국내 개혁과 정비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신라에 대비하여 수도도 옮기고, 산성을 구축하는 것과 같은 제도 정비 등이 이 시기에 이루어진 건 우연한 일이 아니었다. 게다가 신라와 당나라 전쟁 때는 일본이 오히려 신라에 우호적이었는데, 이는 신라가 잘 버텨야 일본이 안전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한반도 정치지형의 변화는 고대 일본에 이래저래 영향을 끼친 셈이었다.

한편, 한반도에 외세의 진입으로 정세 변화가 발생했을 때도 '경세론'적 대응은 더욱 열기를 띤다. 일례로 근대 명치시대에 들어서 한반도 침략의 논리적 근거였던 '정한론'이니 '이익선(利益線)'이니 하는 명분도 한반도 정치 지형의 중대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었다. 한반도에 아시아나 유럽의 강대국들이 세력을 뻗치던 시기였다. 일본의 주권을 지키기 위해선 한반도라는 요충지를 확보해야 한다는 논리가 등장한 건 그 때문이었고, 한반도가 "일본의 머리 위에 드리워진 칼날"이 되기 전에 일본이 선제적으로 한반도를 점령해야 한다는 침략론이 등장한 이유였다.

1945년 8월, 패전국 일본이 마지막까지 한반도에 대한 통치권을 고수한 건 '한반도의 운명=일본의 운명'이라는 인식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 정치지형의 변화에 일본이 한결같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대응했던 이유였을 것이다.

이런 간단한 스케치를 하는 이유는 과거와 같은 책략의 방정식이 지금이라고 해서 사라졌겠는가 하는 의구심 때문이다. 지금 21세기 한반도에는 경제대국 반열로 들어서려는 한국과 일본에게 매우 적대적인 군사적 강성대국 북한이 자리잡고 있다. 우리가 통일 전 동서독을 전혀 다른 두 개의 이민족으로 본 것이 아니듯이, 마찬가지로 외국인의 눈에도 남북한은 동일 민족일 수밖에 없다.

판문점을 넘나드는 남북 정상의 해후와 해빙을, 한반도의 정치지형 변화에 민감한 고대 이래의 DNA를 가지고 있는 일본의 극우 정치인들은 과연 어떻게 보고 있을까? 남북미·남미·북미, 그리고 무엇보다도 (여전히 다사다난하지만) 남북간의 접촉, 단순히 일본의 감정과 자존심을 건드렸다는 '일본 패싱'이라는 한마디 수식어로는 축약되지 않는, 역사 속에만 남아 있던 통일 한반도의 등장 그리고 이어지는 강력한 통일한국의 대두. 이 같은 '오래된 미래'가 아베 정부의 위기의식으로 연결되는 건 결코 부자연스럽지 않다.

옛 추억이 된 '세계 최고' 일본, 새롭게 부상하는 한반도

'미국 중심주의'와 '중국 대국굴기'에서 비롯된 미중 무역분쟁이 벌어지고, 세계경제가 요동치는 상황에서 안전자산을 찾아 일본으로 세계자본이 몰리는 걸 보면 일본경제의 기초체질이 그만큼 안전하고 탄탄하기 때문일 것이다. 일본이 여전히 원천기술이나 과학기술, 제조능력이 세계적 수준에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일본경제도 과거에 비해 그 동력이 떨어지고,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떨어지는 것도 현실이다.

'세계 최고 일본(Japan as No.1)'이라고 불리던 시절도 1990년대까지의 일이고, 미국·유럽연합과 더불어 세계 3대 경제축의 하나라고 평가되던 시절도 지난 일이다. '잃어버린 10년, 20년'을 읊조리듯이, 일본은 정치와 경제·사회적으로 순탄치 않은 세월에 직면하고 있는 건 그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산처럼 솟은' 중국과 '예전 같지 않은' 한국과 북한 등 동아시아의 정세 변화를 목도하면서, 아베 정부로서는 '미래 대응'에 쫓길 수밖에 없을 것이다.

특히 아베 정부로서는 최근 한반도와 관련해서 나온 몇몇 예언들이 우울하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할 것이다. 곳곳에서 통일한국의 성장가능성과 잠재력에 대해 주목하는 주장들이 눈에 띄기 때문이다.

'투자의 신' 짐 로저스는 "일본은 50년 혹은 100년 후 사라진다"고 진단한 반면, "한국은 앞으로 10~20년간 전 세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국가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한반도는 앞으로 국경이 개방되면 적어도 20년 동안은 세계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상찬했다. 이는 일례에 지나지 않는다. '이익이 있는 곳이라면 죽음도 불사'하는 세계 자본도 매력 있는 한반도의 때를 기다릴 것이다.

게다가 일찍이 미국의 하버드대학 교수 사무엘 헌팅턴이 "다수의 한국인들은 북한의 핵무기를 한민족의 핵무기로 이해하였다. … 북한의 핵무기와 한국의 발달한 산업이 결합하면 통일 한반도는 동아시아 무대에서 실력 국가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다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언한 것은 벌써 25년 전의 일이다.

그런 헌팅턴은 "남한은 서구화되었고 북한과 많이 달라졌으나, 그 오랜 세월 한민족을 하나로 묶어 주었던 요인들은 여전히 그대로 살아 있다"고 지적한 바가 있었다. 게다가 "문화적으로 고립된 나라 일본의 미래는 경제적으로도 암울하다"고 곁들이고 있다.

아베 정부도 이런 <문명의 충돌>적인 지론을 숙지하고 있을 터이다. 한국으로 수출한 일본의 전략물자가 '제3국'으로 유출되고 있다는 근거 불투명한 언급, 언뜻 보면 이 무책임한 발언 속에는 이런 한반도에 대한 우려와 불안이 배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에 들어서게 되는 통일정부든 연방제든 일국양제든, 한반도의 정치지형 변화는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은 존재감을 가지게 될 것이다. 분업적으로 보더라도 남쪽엔 자본과 기술력과 경험과 국제적인 네트워크가, 북쪽엔 자원과 고급 노동력과 군사력이 있다. 남북이 각각 그 자체의 파워만으로도 국제사회에서 경쟁하며 생존해 온 터인데, 이 둘이 융합한다면 거대한 에너지가 될 수밖에 없음은 자명하다.

게다가 부산과 목포를 기점으로 하여 유럽대륙으로까지 이어지는 미래의 오리엔트 특급열차는 한반도 경제에 '캐지 않은 금광'처럼 또 얼마나 거대한 가능성을 약속하겠는가? 한반도는 스스로 강해져 가겠지만, 일본은 거기에 비례하여 상대적으로 약해져 갈 것이다.

만일 이런 예언과 전제가 엉뚱한 것이 아니라면, 아베 정부에게는 향후 예상되는 한반도의 변화는 위협으로 다가올 것이다. 그래서 아베 정부가 노골적으로 한반도를 간섭하는 건 불가능하지만, '합법적'으로 국제법에 근거하여 한국의 경제력을 약화시켜 미래 한반도의 정치 변화를 일본에 위협적이지 않은 수준으로 억제하고자 할 것이다. 이것이 한국에 대한 전면적인 수출제제를 단행한 숨어 있는 배경으로 보이는 이유이다.

전후 일본 정부가 금과옥조처럼 여겨왔던 '정경분리 원칙'을 이처럼 폭력적으로 파괴하는 이유, G20 정상회담 다음날 세계가 쳐다보는데도 불구하고 자유무역의 기조를 도발적으로 무너뜨리는 뻔뻔한 이유, 한국의 외교적 접촉과 대화 제안을 정면으로 무시하고 거부하는 이유, 어찌 보면 세계적으로는 일본이 가장 잘한다는 '네마와시'(사전 조율)에조차 전혀 나서지 않는 이유.

이 숱한 이유들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일본의 민낯이 아니다. 그렇다면, 수출 제재는 '약화된 한반도'를 노린 덫이 아닐까? 한반도 '미래'에 '사전 대응'하기 위한 책략, 즉 현재 벌어지고 있는 한일 경제문제의 본질은 정치문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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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과 시민들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8.15 74주년 역사왜곡 경제침략 평화위협 아베 규탄 및 정의평화실현을 위한 범국민 촛불문화제’에 참석해 아베 정권의 경제보복을 규탄하며 강제동원 사죄,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폐기 등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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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정부가 가면 뒤에서 노리고 있는 것

그렇다면, 몇 가지 시나리오를 예측할 수 있다. 하나는 북한과 일본 관계다. 아베 정부는 온갖 이유를 들이대며 '우방국' 한국에 대한 경제제재를 벌이고 있다. 반면, "일본인 납치 문제"에도 불구하고 '적대국' 북한에 대해서는 '저자세'에 가까운 '조건 없는 대화'를 요구한다. 일본 열도 머리 위로 미사일을 발사해대는 북한이다. 이같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아베 정부는 "극히 유감"이라고 했다가, 최근엔 "일본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사태가 아니"라며 뒤로 물러섰다.

아베 정부의 피와 살은 천황제를 위협하는 공산주의에 대해 극도로 혐오하는 보수우익이다. 그런데도 북한에 이런 태도를 보이는 건 왜일까. 유력한 이유는 한 가지, 북한에 대한 경제지원을 통해 북한 정권이 유지돼야 남북한의 합치가 그만큼 지체되거나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앞으로도 북한에 대한 아베 정부의 러브콜이 집요하게 지속된다면, 분명 이유는 거기에도 있으리라고 본다.

또 하나, 아베 정부는 미국과 북한의 접촉이나 정상회담에 대해 이상하리만치 열렬하게 지지한다. 이는 미사일 문제도 연관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통해 북한의 안정을 도모하려는 목적이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북한 정권을 유지하고, 그에 비례해서 남북한의 관계가 멀어지길 바라는 것이라고 본다.

마지막으로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북한 정권의 비난이나 북한 정권에 대한 한국 내부의 격렬한 비난 혹은 국내의 정치적 혼란은 아베 정부 입장에서 그야말로 '불감청이나 고소원(감히 청하지는 못하였으나 본디 바라고 있던 바)'일 것이다. 남한과 북한, 한국의 여당과 야당이 스스로 자기들끼리 갈라치기를 한다면, 손도 안 대고 코를 푸는 격이 될 것이다.

아베 정부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그림이다. 북일 접촉, 북미 접근, 남북 상호비난, 문재인 정부와 야당의 대립, 그리고 이를 바라보는 아베 정부의 표정은 그 숨겨진 의중을 읽는 핵심 코드가 아닐까 싶다.

일본인은 '겉으로 드러나는 명분'인 '다테마에(建前)'와 '진짜 속마음'인 '혼네(本音)'가 다르다고 한다. 이 글에서 추론한 이야기들이 만일 아베 정부의 '혼네'라면, 그건 예측불가의 혼란을 배태하는 '아주 나쁜 책략'일 것이다. 앞으로 통일 한반도의 기초가 되는 문제에 관해선 그것이 경제이슈이든 무엇이든 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베 정부가 한국 경제에 깊은 내상과 외상을 남길 것이 뻔한 경제 공격에 집요하게 매달린다면, 그건 이런 '책략'을 반증하는 증거일 수밖에 없다. 과거를 지워버리고, 인류의 자산으로까지 칭송받는 '평화헌법'을 고치려 들며,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가려는 아베 총리이기 때문에 더더욱 그러하다. 'NO JAPAN'(노 재팬)이 아니라 'NO ABE'(노 아베)가 더 현명한 슬로건인 이유이다.

거듭 언급하고 싶은 것은 과거 한반도의 통일정부는 단 한 번도 일본의 이익을 해친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통일 한반도가 일본의 자본에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되지 않겠는가? 고대 일본이 한반도 사람들에게 '기회의 땅'이었듯이, 미래의 한반도는 일본에겐 그런 땅이 될 것이다. 적대적인 관계에선 그런 좋은 땅도 무망할 것이다. 아무리 보수 우익이 중심이 되는 아베 정권이라고 하더라도, 무엇이 일본에게 이익이 되겠는가? 부디 국가 간의 갈등은 정부와 정치인들이 풀어라. 애덤 스미스의 지적처럼, 양국의 백성들이 쌀 한 톨, 나사 하나 만들어 내지 않는 정부와 정치인들을 거느리고 있는 이유가 그런 것이 아니겠는가?

갈등도, 대립도, 침략과 저항도 격심했던 한일 양국이다. 이는 선량한 백성의 이익과는 무관한 일부 정치인들의 '성공한 적도 없는' '무책임'하고 '하찮은' 계획 때문이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보면 그것을 풀어낸 것도 정치인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창출해낸 양국의 선린우호 관계는 두 나라 모든 백성에게 커다란 평화였고, 이익이었다. 실기하지 말고 움직이기 바란다. 세상에 빈방과 테이블은 많지 않은가?

이규배 기자(leekyuba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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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를 쓴 이규배씨는 제주국제대학교 교수입니다. 이 글은 <제주의 소리>에도 중복게재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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