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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김태호 PD, 주말 예능 ‘무한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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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 뭐하니?’‘같이 펀딩’ 아울러

MBC 토일 저녁 총책임 시험대

카메라·음악·교통…릴레이 전개

차별화된 재미, 시청률은 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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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예능 ‘놀면 뭐하니?’(위)는 유재석을 중심으로 릴레이를 펼쳐 나간다. 릴레이 카메라에 이어 릴레이 음원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사진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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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을 국민 예능프로그램으로 키운 김태호 PD의 새로운 실험은 성공할 수 있을까. MBC는 지난달 토요일 예능 ‘놀면 뭐하니?’를 출격시킨 데 이어 지난 18일 일요일 예능 ‘같이 펀딩’을 선보였다. MBC 간판 예능 ‘무한도전’(2006~2018)을 13년간 이끌어온 스타 연출자가 시청자들의 주말 저녁을 온전히 책임지게 된 것이다.

‘놀면 뭐하니?’의 채현석 PD, ‘같이 펀딩’의 현정완 PD는 ‘무한도전’을 거쳤다. 김태호가 두 프로그램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고 있는 만큼 그의 색깔이 짙게 묻어날 수밖에 없다. ‘무한도전’에서 도전 주체를 불특정 다수로 바꿨을 뿐이다. “‘ 놀면 뭐하니?’가 독립영화라면, ‘같이 펀딩’은 블록버스터 대작”이라는 유희열의 말처럼 전자는 홀로 카메라를 들고 나가 각개전투를 벌이는 반면 후자는 프로젝트별로 여러 사람이 함께 진군하는 느낌이다. 각각 진행을 맡은 유재석과 유희열이 재미와 의미를 책임지는 장수로서 전투를 이끄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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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PD.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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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프로그램에 각기 다른 방식으로 접목된 ‘릴레이’는 생각보다 더 많은 이들을 불러들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놀면 뭐하니?’ 방송 초반 유재석이 조세호 집에 가서 데프콘·유병재 등을 모아 놓고 게임 하는 것이 ‘무한도전’과 뭐가 다르냐는 비난 여론이 있었지만, 이는 4회에서 ‘유플래쉬’로 넘어가면서 잦아들었다. 초보 드러머 유재석이 친 비트를 유희열·이적 등이 두 갈래로 나눠 릴레이로 전달하며 한 곡이 만들어지는 과정뿐만 아니라 새로운 뮤지션을 볼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높아진 것이다.

김태호 PD는 “두 명의 연주가 추가된 음원 파일을 다시 네 명에게 전달하다 보니 신해철의 ‘내일은 잊으리’ 앨범처럼 당대 뮤지션들이 모두 들어올 수 있는 장이 마련됐다”며 “여행이나 요리 예능 말고 시스템적으로 바꿔나갈 수 있는 실험을 해보고 싶었는데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후 다양한 교통수단을 타고 전국으로 흩어져 시민들과 만나는 ‘대한민국 라이브’ 등 10여 개의 아이템이 대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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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예능 ‘같이 펀딩’은 각 프로젝트로 진행된다. 유준상은 국기함 만들기에 앞서 설민석과 함께 진관사를 찾아 초월 스님이 그린 태극기를 살펴봤다. [사진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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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해피빈과 손잡고 크라우드 펀딩을 활용한 ‘같이 펀딩’ 역시 프로젝트 중심이다. 다음 진행자를 지목해 릴레이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유준상의 국기함’ ‘노홍철의 소모임 특별전’ ‘유인나의 오디오북’ 등 여러 프로젝트가 동시에 진행되는 방식이다. 첫 회 방송된 유준상의 국기함은 시국과 맞물려 큰 호응을 끌어냈다. 진관사 초월 스님이 일장기 위에 덧그린 태극기 이야기 등이 재조명되면서 방송 시작 10분 만에 목표액 815만원을 채웠다. 준비된 수량 1만개가 마감됐지만, 목표를 4000% 이상 초과 달성해 3억2000만원이 넘게 모였다. 수익금 전액은 독립유공자에 기부된다.

그러나 높은 관심에 비해 시청률은 저조한 편이다. ‘놀면 뭐하니?’는 첫 회 4.6%(닐슨코리아 기준)를 찍은 이후 4주 연속 하락세고, ‘같이 펀딩’은 3.4%를 기록했다. 김태호 PD는 “펀딩을 통해 게스트가 평소 관심 있는 가치를 실현하는 동시에 단절된 사회를 통합하는 의미도 있다고 봤다”고 밝혔다.

실제 삶 속에서 아이템을 가져온 것도 그 때문이다. 유준상은 홍은희와 2003년 3·1절에 결혼식을 올리고 상해임시정부로 신혼여행을 가는 등 평소 태극기에 대한 관심을 지속해서 표명해왔다. 노홍철 역시 3년간 50여 차례 책방 소모임을 운영하며 모은 참가비로 아프리카에 학교를 짓기도 했다. 제작발표회 당시 “이 형은 진짜다” “홍철이는 진짜구나”라고 여러 차례 강조한 김 PD는 “회별로 연속성이 없기 때문에 시청률이 10% 이상 나오긴 힘들겠지만 다양한 시선을 통해 우리 사회에 화두를 던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로그램의 성공 여부는 아직 속단할 단계는 아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제작진이 아닌 출연자가 카메라를 잡으면서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는 예측 불가능성이 차별화 포인트”라며 “출연진의 아이디어에 시청자들의 참여가 더해져 실제 삶에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하면 그 반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무한도전’ 역시 ‘스피드 특집’(2011)이나 ‘배달의 무도’(2015) 등 역사 관련 아이템을 꾸준히 진행해 왔다. 독도·군함도 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하는 한편 ‘역사힙합 프로젝트 위대한 유산’(2016) 등 장기 프로젝트로 이를 유지하고자 했다.

시청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채널도 넓어졌다. 네이버 해피빈을 통해 펀딩 아이디어를 제안하거나 유튜브 채널에 오픈된 비트를 활용해 ‘뮤직 릴레이 챌린지’에 참가할 수 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릴레이 카메라가 기존에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예능인들 위주로 돌고 돌면서 확장에 실패했지만 음악·역사 외에도 여러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얼마든지 경계가 확장될 수 있다”며 “‘무한도전’이 처음부터 잘 되진 않았던 것처럼 제작진과 시청자 모두 새로운 화법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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