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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엽기 살인에도 당당' 장대호 "나쁜 놈이 나쁜 놈을 죽였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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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신상공개 결정 후 얼굴 첫 노출…"상대방이 죽을 짓" / 이총리, 경찰청장 불러 '한강 몸통 시신 사건' 대응 질타 / 서울청, 당직 시스템을 개선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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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 투숙객을 살해한 뒤 시신을 토막 내 한강에 유기한 피의자 장대호가 21일 조사를 받기 위해 경기 고양경찰서로 들어서던 중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뉴시스


언론 앞에 모습을 드러낸 '한강 몸통 시신 사건' 피의자 장대호(38)는 21일 피해자 유족들에게 미안하지 않으냐는 질문에 "전혀 미안하지 않다"고 답했다.

장대호는 이날 오후 1시 40분쯤 보강 조사를 위해 일산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고양경찰서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경찰차에서 내리고 당당한 표정으로 취재진을 응시한 그는 "이번 사건은 흉악범이 양아치를 죽인, 나쁜 놈이 나쁜 놈을 죽인 사건"이라며 "아무리 생각해도 상대방이 죽을 짓을 했기 때문에 반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가족에 대해 "전혀 미안하지 않다"고 답한 장대호는 "고려 때 김부식의 아들이 정중부의 수염을 태운 사건이 있었는데 정중부가 잊지 않고 복수했다"며 남들이 봤을 때 장난으로 수염을 태운 것이라도…"라고 말을 이어가려 했지만, 경찰의 제지로 그대로 경찰서 안으로 들어갔다.

장씨는 시신 나머지 부위는 어디 버렸냐는 질문에는 "모두 같은 장소에 버렸다"고 답했다. 질의응답 도중 경찰이 이동시키려 하자 "왜 말을 못 하게"라며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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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 손님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한강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장대호(38)가 21일 오후 경기 고양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친 뒤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경찰은 장씨를 상대로 현재까지 조사 내용에 대한 확인 작업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약 1시간 30분 조사를 받고 다시 유치장으로 이동하기 위해 나온 장씨는 담담한 표정으로 호송차에 올랐다. 조사를 마친 후에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은 지난 20일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를 열어 "모텔에 찾아온 손님을 살해하고 시신을 심하게 훼손한 뒤 공개적인 장소인 한강에 유기하는 등 범죄 수법이 잔인하고 그 결과가 중대하다"며 "구속영장이 발부됐고, 범행도구를 압수하고 CCTV를 확보하는 등 증거도 충분하다"고 장대호의 신상 공개를 결정했다.

이총리, 경찰청장 불러 '한강 몸통 시신 사건' 대응 질타

이낙연 국무총리가 민갑룡 경찰청장을 불러 '한강 몸통 시신 사건'과 관련한 경찰의 부실 대응을 지적하고 대응책 마련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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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실과 이 총리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따르면 이 총리는 지난 20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민 청장으로부터 사건의 전말을 보고받았다.

이 총리는 이와 함께 국민이 납득할만한 엄중한 조치와 세밀한 재발방지책 시행을 지시했다.

이 총리는 SNS에서 "범인의 자수에 어이없게 대처한 경찰 당직근무자"라고 지적한 뒤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한강 몸통 시신 사건은 모텔 투숙객을 잔인하게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사건이다.

이 사건의 피의자는 지난 17일 서울 종로경찰서에 자수하기 전 서울경찰청 민원실에 자수하러 찾아갔지만 민원실 직원이 '인근 경찰서에 가라'며 돌려보낸 것으로 알려져 경찰의 부실대응 논란이 일었다.

경찰 '장대호' 부실 대응 당직자 대기발령

이른바 '한강 몸통 시신 사건' 부실 대응 논란과 관련해 경찰이 안내실 당직 근무자를 대기발령하고 당직 시스템을 개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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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민갑룡 경찰청장이 물을 마시고 있다. 뉴시스


서울지방경찰청은 21일 서울경찰청장 주재로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후속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서울청 관계자는 "자수 신고를 잘못 처리한 경찰관에 대해 오늘 대기발령 조치했고 향후 징계위원회를 열어 엄중히 문책할 예정"이라며 "감독자에 대해서도 조사 후 상응한 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서울청은 당직 시스템을 개선하기로 했다.

서울청 관계자는 "주말에만 운영하던 총경급 상황관리관 근무체계를 오늘부터 평일 야간에도 운영하겠다"며 "야간에 접수된 민원과 사건·사고의 신고 접수 및 보고·처리 절차를 명확히 해 원스톱 처리되도록 당직시스템을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종합적 재발 방지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 공유할 방침이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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