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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시혁은 ‘세계관’ㆍ이수만은 ‘초연결’… 눈길 끄는 K팝 새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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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히트ㆍSM엔터테인먼트 사업 프로젝트로 본 K팝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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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가 21일 서울 강남구 섬유센터에서 열린 '공동체와 함께하는 빅히트 회사 설명회'에서 스토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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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까지 영향력을 넓힌 K팝의 미래는 무엇일까.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빅히트) 대표는 방탄소년단 스토리텔링의 다양한 구현에 대한 계획을 알렸다.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SM)회장은 케이티 페리 등 미국 유명 음악인과 관계자들 앞에서 새로운 K팝 아이돌그룹의 데뷔를 발표했다. K팝 시장을 이끄는 SM과 빅히트의 수장이 최근 한국과 미국의 음악 관계자들이 모인 자리에 직접 나서 던진 메시지로 아이돌 음악 시장의 변화를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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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히트엔터테인먼트 간판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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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드라마 제작”… ‘표 추첨제’ 도입

‘시대가 우리에게 요구하고 우리가 주고 싶은 메시지는...’ 21일 서울 강남구 섬유센터. 스크린에 이런 문구가 뜬 뒤 방 대표의 말이 영상으로 이어졌다. “젊은 친구들이 자신만의 세계관을 형성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음악을 만들려고 합니다.” K팝의 영향력 확대로 사회ㆍ문화적 기능에 대한 요구가 어느 때보다 거세진 시기, 치유를 위한 음악과 아티스트를 내놓겠다는 빅히트의 슬로건 ‘뮤직 앤 아티스트 포 힐링(Music & Artist for Healing)’의 강조였다.

방 대표가 이날 ‘공동체와 함께하는 빅히트 회사 설명회’에서 소개한 빅히트의 콘텐츠 주요 전략은 방탄소년단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멀티 콘텐츠 제작이었다. 빅히트는 이르면 내년 하반기 방탄소년단의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드라마를 선보인다. 방탄소년단 일곱 멤버가 처음 만난 시절의 이야기로, 어린 시절을 그리는 만큼 대역 배우를 내세워 촬영을 하게 된다. 방탄소년단은 ‘너 자신을 사랑하라’는 뜻의 ‘러브 유어셀프’란 세계관을 내세워 시리즈 음반을 냈다. 일곱 멤버들의 성장과 방황 그리고 그들이 함께 고통을 극복하는 가상의 이야기를 앨범에 미니 소설(‘화양연화 더 노트’)로 따로 넣었다. 음악으로는 부족한 서사에다 이야기를 보태 그룹의 세계관을 강화하려고 한, 다른 K팝 기획사에선 보기 드문 시도였다. 방 대표는 “게임을 비롯해 애니메이션, 영화 등 다양한 장르로 세계관을 펼칠 것”이라며 “작가들과 시나리오를 기획 중”이라고 말했다. 빅히트는 넷마블과 함께 방탄소년단 관련 새로운 게임도 제작한다. 방 대표에 따르면 빅히트는 올 상반기에 2,001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39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눈여겨볼 다른 시도는 방탄소년단의 10월 서울 공연에 표 추첨제를 도입하는 것이다. 관람을 원하는 관객에게 인터넷으로 사전 관람 신청을 받은 뒤 추첨으로 일부 표 예매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소위 ‘피케팅’(피와 티케팅을 조합한 신조어)이라 불리는 과도한 예매 경쟁과 암표 피해를 줄이기 위해 내놓은 조처다. 김상화 음악평론가는 “일본에선 인기 가수들 공연 대부분이 티켓 추첨제”라며 “빅히트의 추첨제 도입이 국내 공연 관람 문화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지켜볼 대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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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회장이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아크라이트 극장에서 새 프로젝트로 그룹 슈퍼엠의 데뷔를 발표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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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민ㆍ카이 등 슈퍼엠 데뷔… 프로젝트 그룹의 유행

“어 퓨처 넥스트 레벨 오브 K팝 슈퍼엠(A future Next Level Of K-pop SuperM)!”.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아크라이트 극장.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SM) 회장이 이같이 외치며 영상으로 슈퍼엠을 소개하자 극장에선 박수가 터졌다. 새 K팝 아이돌그룹 등장에 미국 음악 산업 관계자들이 보인 관심이었다. 스크린엔 샤이니의 태민을 시작으로 엑소 멤버인 카이와 백현, NCT 127의 태용과 마크, 중국에서 활동하는 그룹 웨이션브이의 텐과 루카스의 영상이 차례로 떴다. 슈퍼M으로 활동할 일곱 멤버들이었다. 슈퍼M은 SM 소속 남성 아이돌그룹 주요 멤버를 따로 모아 꾸린 프로젝트 그룹이다. ‘SM 어벤져스’인 셈이다.

이 회장의 슈퍼엠 데뷔 발표는 미국 유명 음악 유통사인 캐피톨 뮤직 그룹(CMG)의 신사업 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이뤄졌다. SM은 CMG와 지난 4월 미국 내 음악 유통 계약을 맺었다. 슈퍼엠은 이르면 10월 미국에서 먼저 데뷔한다. CMG는 슈퍼엠의 신작 프로듀싱을 이 회장에 맡겼다. 이 회장은 “동서양의 문화를 아울러 시너지를 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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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미국에서 데뷔한 아이돌그룹 슈퍼엠 티저 이미지. SM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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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M으로 엿볼 수 있는 SM의 새 K팝 전략은 ‘초연결’이다. K팝 아이콘을 연결해 상호작용으로 새로운 특성을 낳고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것이다. ‘아이돌 자본’을 활용해 K팝 시장에서 SM의 파이를 키우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샤이니와 엑소 등 한류 아이돌그룹을 두루 보유하지 않았으면 불가능한 시도다. SM은 2014년 데뷔한 레드벨벳 이후 대중적으로 반향을 낳은 그룹을 내놓지 못했다. “SM이 초연결 프로젝트 슈퍼엠으로 K팝 시장에서 새 돌파구를 만들려는 것 아니냐”가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Mnet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시리즈 등을 통한 프로젝트 그룹의 유행이 슈퍼엠 등장의 배경이기도 하다. 김윤하 음악평론가는 “슈퍼엠은 K팝의 팬덤을 키울 수 있는 새로운 유통 모델이 될 수 있다”며 “다만 조화 등 콘텐츠의 완성도와 대중적 반향이 따르지 않으면 역풍이 커 위험도 공존한다”고 말했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