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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억 횡령’ 정한근 전 한보 부회장, 도피 21년 만에 법정서 혐의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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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회삿돈 32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해외 도피 21년 만에 법정에 서게 된 정한근 전 한보그룹 부회장이 변호인을 통해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윤종섭 부장판사)는 21일 오전 10시 특정경제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재산국외도피) 등 혐의로 기소된 정 전 부회장에 대한 2차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정 전 부회장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당시 매각 대금이 얼마인지 알지 못했다”며 “당시 대표이사 등이 매각 대금을 정확히 알려주지 않고 또 (이들이) 일부 횡령한 바 있어 공소 제기된 3270만 달러 전부에 대한 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문제 되는 횡령 금액도 외국으로 빼돌린 것이 아니라 전부 국내로 회수됐다”며 “이후 국세청 처분 등으로 회수가 이미 확인된 상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외도피 혐의와 추가 횡령 등 혐의와 관련해서도 “현재 검사가 공소장 변경을 검토 중이라 지켜봐야겠지만, 현재 제기된 전체 공소사실에 대해 책임질 수 없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이형석 기자 lee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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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정 전 부회장에 대한 공소장 변경과 추가 기소를 적극 검토 중이다. 검사는 “현재 공소장 변경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해외 도피 혐의와 관련한 추가 기소에 대해선 증거가 대부분 해외에 있어 증거 수집에 시간이 걸리고 있지만 다음 기일까지 마무리 짓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 전 부회장의 회사 지분 7.5% 추가 매각 범행에 대해선 조사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1차 공판준비기일에서 “공범 일부가 피고인 몰래 탈취한 액수가 있어 횡령액 감액 가능성이 있다”며 공소장 변경 가능성을 밝혔다. 또 “1998년 6월 수사를 받다 해외로 도피한 혐의에 대해 추가기소 할 예정”이라며 “피고인이 러시아 석유회사로부터 취득한 주식 27.5% 중 2001년 나머지 7.5%를 추가로 매각한 범행에 대해서도 수사 중에 있다”며 추가 기소를 예고한 바 있다.

정 전 부회장에 대한 공판 준비 절차는 한 차례 더 열릴 예정이다. 재판부는 변호인 측에 검사의 추가 제출 증거에 대한 의견을, 검사 측에는 서증조사에 대한 계획 등을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정 전 부회장은 이날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정식 재판과 달리 피고인은 공판 준비 절차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검찰에 따르면 정 전 부회장은 자신이 운영하던 동아시아가스(EAGC)가 갖고 있던 러시아 회사 루시아석유(RP) 주식 900만주를 5790만 달러에 매각했으면서도 2520만 달러에 매각한 것처럼 꾸며 자금 323억원 상당을 스위스 비밀 계좌로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수사를 받던 정 전 부회장이 1998년 6월 해외로 잠적하면서 당시 검찰은 구속영장을 발부받았으나 정 씨의 소재를 찾지 못했다. 2008년 9월 공소시효 만료 직전 정 전 부회장을 불구속기소 했다.

대검찰청 국제협력단은 올해 6월 정 전 부회장을 파나마에서 검거해 국내 송환했다. 그는 대만계 미국인과 결혼을 통해 미국 국적을 얻는 등 신분을 세탁해 도피 생활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정 전 부회장에 대한 다음 재판은 내달 18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kintakunte8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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