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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대일로의 민낯…"유럽행 화물열차 텅 빈 채 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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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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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중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ㆍ해상 실크로드 사업)의 일환인 중국-유럽 연결 화물철도가 텅 빈 채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상반기에만 3000편의 화물열차가 운행할 정도로 분주해 보이지만 외화내빈의 속사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유럽 연결 화물철도의 독점 운영자인 국영기업 중국철도공사가 운행중인 열차 컨테이너 상당부분이 텅 빈채 운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내부 조사 결과 심지어 중국과 유럽을 오가는 화물 열차 중 일부는 41개 컨테이너 가운데 한개를 제외한 나머지는 텅 빈채 운영하는 사례도 있었다.


중국-유럽 연결 화물열차는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에서 러시아 모스크바를 거쳐 독일 함부르크까지 오가는 대륙간 노선을 포함한다. 중국의 정치ㆍ경제적 영향력을 유럽으로 확대하기 위한 일대일로 프로젝트 가운데 핵심 육상 루트로 꼽힌다. 중국 당국은 기업들의 이용 활성화를 위해 한때 운임요금의 절반까지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책을 펼치기도 했다.


2011년 운영 당시 한해 17편에 불과했던 화물열차 운행횟수는 올해의 경우 상반기에만 3000편을 넘는 등 표면적으로는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속사정은 딴판이다. 유럽연합(EU) 자료에 따르면 항공운송보다 저렴하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EU 국가간 교역에서 철도운송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1.3%에 불과한 실정이다. 저조한 실적에 지난해에는 하얼빈-함부르크를 연결하는 2개 노선 가운데 1개 노선의 운영이 중단되기도 했다.


저조한 실적은 낮은 경쟁력 때문이다. 신문에 따르면 중국 안후이성 허페이에서 독일 함부르크까지 열차를 이용한 화물운송에는 적게는 18일, 많게는 20일 이상 걸리지만 해상운송 역시 30일 정도로 차이가 크지 않다. 반면 운임은 열차가 선박운송보다 2배 이상 높다. 여기에 중국 당국이 올해부터 보조금을 50%에서 40%로 줄인데다 오는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이를 완전 폐지할 예정이어서 화물철도의 경쟁력은 더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미국 워싱턴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조나단 힐만 선임연구원은 "빈 컨테이너 문제는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단기적 정치적 성과 강조를 위해 장기적 경제 펀더멘털을 비용으로 치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중국 정부의 보조금과 관영언론의 과대포장이 힘을 합쳐 과장을 만들어낸 예"라고 지적했다.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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