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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장은 ‘회계관리직원’일까?…재판부마다 달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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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장은 '회계관계직원' 아니다"…최근 법원 판결 잇따라

최근 국정원장은 '회계관계직원'이 아니라는 법원 판단이 잇따라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는 이명박 정부 시절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등과 공모해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뒷조사에 관여하며 국고를 낭비한 혐의로 기소된 박윤준 전 국세청 차장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현행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죄는 '회계관계직원 등의 책임에 관한 법률상 회계관계직원이 국고에 손실을 입힐 것을 알면서 그 직무에 관해 횡령죄를 범한 경우 가중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요. 재판부는 박 전 차장과 공모했다는 원 전 원장이 국정원 회계를 직접 처리하지 않아 '회계관계직원'이 아니고, 따라서 국고손실죄를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애초에 원 전 원장에게 혐의를 적용할 수 없으니 '공모'도 '공범'도 없다는 것입니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불법 수수 사건 항소심에서도 비슷한 판단이 나왔는데요.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이 남재준, 이병기, 이병호 등 당시 국정원장들로부터 국정원 특활비를 수수한 것은 맞지만, 역시 국정원장이 '회계관계직원'이 아닌 만큼 특가법의 국고손실죄를 적용할 수 없다고 보고 횡령죄로 적용했습니다. 이로 인해 박 전 대통령은 1심보다 상대적으로 가벼운 형을 선고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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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재판에서는 판단 180도 달라…양승태 '사법농단 재판'에도 영향 전망

이처럼 국정원장을 '회계관계직원'으로 볼 수 있는지 아닌지 여부는 특가법상 국고손실죄를 적용하는 데 핵심 열쇠입니다. 현행법상 국고손실이 5억 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1억 원 이상 5억 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게 돼 있습니다. 횡령을 저지른 사람에게 내려지는 처벌 가운데 가장 무겁습니다.

유무죄와 형량을 정하는데 핵심적인 사항이지만, 재판부의 판단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앞서 남재준·이병기·이병호 등 전직 국정원장 1심 재판은 물론 박 전 대통령 특활비 1심, 이명박 전 대통령 1심, 안봉근·이재만·정호성 전 비서관 1·2심 모두 국정원장이 특활비를 포함한 국정원 예산을 실질적으로 관리하는 만큼 '회계관계직원'으로 볼 수 있다는 취지로 판결을 내렸습니다. 같은 쟁점을 두고 판단이 180도 달라진 겁니다. 엇갈리는 하급심의 판단은 전직 국정원장들의 상고심을 통해 정리될 것으로 보입니다. 해당 사건은 '국정농단' 사건과 병합돼있지 않은 채, 지난해 12월부터 대법원에서 법리적인 검토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피고인으로 있는 이른바 '사법농단' 재판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입니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이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과 공모해 3억5000만 원의 손해를 끼쳤다며 국고손실죄를 적용해 기소했습니다. 법원행정처 예산 담당자는 임 전 차장이지만 실질적으로 양 전 대법원장이 예산을 총괄해 국고손실의 공범으로 볼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국정원장이 '회계관계직원'이 아니라면, 대법원장도 '회계관계직원'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또, "국정원장은 '회계관계직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위헌법률심판도 제청된 상태여서 대법원의 판단은 굵직굵직한 재판들에 연쇄 작용을 일으킬 전망입니다.

김성수 기자 (sso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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