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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세상은 바꿀 수 있다” 희망 준 이용마 기자 21일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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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MBC 170일 파업 이끈 뒤 해고

2016년 복막암 말기 판정받고 투병

투병 중에도 공정방송 위한 목소리

2017년 ‘리영희상’ 수상하기도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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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투병 중이던 이용마 <문화방송>(MBC) 기자가 21일 오전 6시44분 세상을 떠났다. 향년 50. 그는 2012년 노조 집행부로서 김재철 사장 퇴진과 공정방송 실현을 요구하는 파업을 이끌다가 부당 해고된 뒤, 2016년 복막암 말기 판정을 받고 투병해왔다.

투병 중에도 2017년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문화방송 파업콘서트’에 참여하고, 책을 집필하는 등 올바른 언론,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의지의 끈을 놓지 않은 그는 해직 언론인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최근 병세가 악화돼 치료를 거의 중단했다고 전해진다. 그는 복막암 진단 뒤 주로 자연치료를 해오다가 “더 늦기 전에 마지막으로 도전해보려고 한다”며 2017년 항암치료를 시작했었다.

힘든 와중에도 희망의 소식은 들려오곤 했다. 2017년 12월 최승호 사장이 취임하면서 <문화방송> 노조와 해직자 전원 복직에 합의했고, 이용마 기자도 해직 언론인들과 함께 5년9개월 만에 다시 <문화방송>에 돌아왔다. 12월11일 휠체어를 타고 첫 출근한 그는 “2012년 3월 해고된 그 날 이후 단 한 번도 오늘이 올 것을 의심해본 적 없다. 깨고 싶지 않은 꿈이다”며 다시 건강해져 돌아오겠다는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1996년 <문화방송>에 입사해 사회부·전국부·경제부·문화부·외교부·정치부 등을 거친 그는 날카로운 현장 기자이자 공정방송 싸움에 앞장선 언론인, 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 연구원으로 활동한 정치학도였다.

그는 2017년 12월 서울 공덕동 한겨레신문사에서 열린 ‘제5회 리영희상 시상식’에서 구급차를 타고 와 상을 받은 뒤 이렇게 말했다. “제가 이 자리에 나온 이유는 (아들) 현재·경재를 위해서입니다. 저와 함께 상과 꽃다발을 받았으니 (이 기억을) 영원히 잊지 못하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현재와 경재는 물론, 공정방송을 위해 몸을 던졌던 그의 모습을 많은 사람들은 기억할 것이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오는 23일 오전 6시30분, 장지는 경기 성남 분당메모리얼파크다. 유족으로는 아내 김수영씨와 쌍둥이 아들이 있다. (02)3010-2000.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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