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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그린란드 살래” 농담아닌 이 말,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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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큰 섬 그린란드입니다.

'초록의 땅'이라는 이름과 달리, 빙하, 에스키모, 북극곰을 먼저 떠올리게 하는 섬.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 좋아하는 분들은 기억나실 겁니다.

캡틴아메리카가 70년간 얼음 속에 갇혀 있던 그 배경이 됐던 장소, 그만큼 지구상 가장 외딴 곳에 위치하고 있다. 그런 설정이었습니다.

상상 혹은 영화 속 이미지가 더 강했던 그린란드가 느닷없이 뉴스에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부동산 투자의 고수, 트럼프 대통령이 요즘 이 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부텁니다.

월스트리트 저널 보도인데 제목은요,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 살 부동산 그린란드를 지켜보고 있다'

내용은 트럼프 대통령이 측근들에게 그린란드를 사고 싶다는 뜻 여러 차례 밝혔고 실제로 백악관 참모들에게 매입 검토해봐라 지시했다는 겁니다.

트럼프의 그린란드 매입설은 지난해부터 끊임없이 흘러나왔는데 실제 액션에 들어간 듯한 양상입니다.

북한을 두고 목이 좋은 땅이라고 하더니 이번에는 그린란드를 두고 부동산업자의 촉이 발동한 모양샙니다.

당장 소셜미디어에선 이런 반응이 나왔습니다.

10년 안에 그린란드의 모습이라면서 이렇게 황금빛의 트럼프 타워가 그린란드에 우뚝 서 있는 합성 사진이 등장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땅 주인은 펄쩍 뛰고 있습니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이죠.

총리가 직접 나서서 'Not for sale' "이거 매물 아니다" 이렇게 일축했습니다.

그러면서, 한 마디 덧붙입니다.

"다른 나라 땅과 인구를 사고 파는 시대 지났다"

들어보시겠습니다.

[메테 프레데릭센/덴마크 총리 : "그린란드는 그린란드의 것입니다. 그린란드 총리가 분명히 말했습니다. 그린란드는 팔지 않을 겁니다."]

이 곳에 사는 5만6천여 주민들도 누구 맘대로 사니 마니 하냐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티나 조르젠슨/그린란드 주민 : "트럼프 대통령은 무엇이든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그럴 수 없습니다. 미안하지만 이건 사람들이고, 나라고, 문화입니다."]

그렇다면 트럼프는 왜 그린란드에 꽃혔고, 덴마크는 또 왜 발끈하는 걸까,

이 섬의 잠재적 가치가 상당하기 때문입니다.

북극에 인접한 그린란드는 면적 210만㎢, 세계에서 가장 큰 섬입니다.

80% 가량이 빙하로 덮여 한때는 '동토의 섬'으로만 여겨졌지만 지금은 약속의 땅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이 섬의 몸값을 올려놓은 건 역설적이게도, 지구온난화입니다.

최근 수년 사이 빙하가 녹으면서 그간 감춰져있던 새로운 광물 자원이 속속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 다음으로 희토류 최대 매장지로 떠올랐습니다.

그린란드의 잠재 가치가 1330조 원에 달한다는 추산도 나옵니다. 전략적 가치 또한 높습니다.

러시아를 코 앞에서 견제할 수 있는 곳이라 미국에는 군사적 요충지가 됩니다.

실제 미국은 1951년 덴마크와 안보조약을 맺고 그린란드에 공군기지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협상의 달인 트럼프 본격적인 여론몰이에 나섰습니다

“덴마크는 1년에 7억달러 씩 손해 보면서 이곳을 유지하고 있다. 이걸 파는 것이 좋은 부동산 딜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돈만 먹는 골치 아픈 부동산을 사줄 테니 팔라는 식입니다

그린란드 매입 의사를 밝히면서 ‘동맹’을 거론한 점도 눈에 띕니다.

“우리는 덴마크의 중요한 동맹이고, 우리는 그들을 보호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러시아 등 적대세력으로부터 지켜줄 테니 안심하고 팔라는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미국의 이런 움직임이 영 거슬리는 나라 덴마크 말고 또 있습니다.

중국입니다.

그린란드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신경전은 이미 치열합니다.

중국도 최근 그린란드에서 새 공항 건설 수주를 시도하고, 석유 채굴권을 따내려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시진핑은 자신의 '일대일로' 구상에 그린란드를 포함시키기도 했습니다.

급기야 지난해 스스로를 "북극 인접국"이라고 선언하자, 미국은 중국과 북극은 최단 거리가 1450㎞에 이른다는 말로 정면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미중, 국익을 건 강대국들의 또다른 경기장이 된 그린란드 이 섬을 더이상 먼산 바라보듯 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이윤희 기자 (heey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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