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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뉴스분석] 일본 대체 노선 취항 속도내는 항공업계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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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대한항공은 20일 한ㆍ일관계 경색으로 인한 일본 노선 수요 감소를 감안해 일부 노선에 대한 운휴 또는 감편 조치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보잉787-9 여객기. [사진 대한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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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경제보복에 따른 ‘보이콧 재팬’ 여파로 타격을 입은 항공업계가 대체 노선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일본 노선 수요 감소분을 동남아시아나 중국 노선으로 대체해 위기 대응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대한항공은 한ㆍ일관계 경색으로 인한 일본 노선 수요 감소를 고려해 11개 일본 노선에 대한 운휴 또는 감편 등 공급 조정에 들어가기로 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일본 노선 수요 감소로 여유가 생긴 공급력을 동계 스케줄 시작에 맞춰 동남아 노선, 대양주 노선, 중국 노선에 투입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일본 행 항공 수요는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 7월 1일부터 이달 15일까지 국내 항공사의 일본 행 여객 수는 인천공항의 경우 지난해 155만 431명에서 올해 147만 6371명으로 4.8% 감소했다. 같은 기간 김포공항은 지난해 23만 7674명에서 올해 23만 3799명으로 -1.6%, 부산공항은 40만 2427명에서 35만 7353명으로 11.2% 줄었다. 김포공항의 여객 감소 폭이 작았던 것은 일본 관련 비즈니스 등 상용 수요가 있어 감소 폭이 미미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관광 위주 여행객이 많은 부산공항은 상대적으로 여객 수가 크게 줄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 외에 다른 국적 항공사도 일본 노선에 대한 공급 조절에 들어갔다. 아시아나항공은 일본 행 4개 노선의 공급을 줄였으며 제주항공 9개, 진에어 9개, 티웨이항공 11개, 이스타항공 6개, 에어서울 5개, 에어부산 3개 등이 줄어든다. 일본 노선 비율이 높은 에어부산(50.6%), 티웨이항공(50.5%), 진에어(42.2%) 등의 타격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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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수출 절차 간소화 혜택 대상인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며 한일 간 마찰이 이어진 9일 인천국제공항 한 항공사 카운터가 일본행 항공기 탑승수속시간에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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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가 줄어든 일본 노선을 대신해 각 항공사는 중국ㆍ동남아ㆍ대양주 노선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 13일 인천-난퉁 노선에 신규 취항을 시작으로 하얼빈ㆍ장자제 취항을 준비하고 있다. 이 밖에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에어서울도 하반기 장자제와 옌지 등 신규 운수권을 확보한 중국 지역 취항을 서두르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인천ㆍ지방 공항발 동남아 노선을 확대해 수익성 개선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하지만 국내 항공사의 대체 노선 발굴이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앞서 중국 민항총국은 지난 13일 오는 10월 10일까지 신규ㆍ임시ㆍ부정기편의 운항 신청을 받지 않는다고 항공사에 통보했다. 지난 3월 한ㆍ중 항공회담에서 인천-장자제 등 9개 노선 신설에 합의하면서 신규 취항을 준비하던 국내 항공사들엔 날벼락이 됐다. 중국은 공항 혼잡도를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의 무역보복 이후 일본 여행객이 줄면서 타격을 입은 항공업계로선 수익이 더 나빠질 상황이 된 것이다.

여기에 급속한 국내 경기 침체와 홍콩의 정정불안 등 동아시아 정세 변화도 항공사의 대체 노선 확보에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단거리 여행지인 일본을 대체할 수 있는 해외 노선이 제한적이라 중국 노선을 대체재로 삼으려던 국내 항공사로서는 당혹스러운 상황이 연속되고 있다”며 “미주나 유럽 등 중장거리 위주로 차별화를 해 온 대한항공 정도를 제외하고는 단거리 중심의 저가 항공사의 위기는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한항공은 저가항공사와의 경쟁과 점진적인 일본 수요 감소로 일본 노선 구조조정을 이어왔다. 지난 상반기 대한항공의 노선별 매출은 미주(28%), 동남아(22%), 유럽(18%), 중국(12%), 일본(10%) 순이었다.

하반기 항공업계의 전망은 밝지 않다. 업계에서는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항공 화물 부진 지속과 고환율, 인건비와 조업비 증가에 더해 해외여행 수요 둔화로 항공사의 어려움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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