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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反아베 집회 간 日 대학생들 "日 보도와 달라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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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중들이 일본 사회와 일본 정부를 구분하며 ‘NO재팬’이 아닌 ‘NO아베’ 구호를 외치는 게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일본이 하나의 거대한 덩어리가 아니라, 다양한 집단으로 이루어진 사회라는 인식이 한국에 생긴 것이 작은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양국 관계의 변화와 성숙 시작이 아닌가 싶습니다.”

20일 오전 관악구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건물에 일본 젊은이 20명이 찾았다. 쓰다주쿠대학(津田塾大學)에서 국제관계학을 전공하고, 특히 한반도와 동아시아 지역에 관심을 갖고 있는 학생들이다. 이들은 서울대 일본연구소 주니어 펠로우 프로그램에 참가한 한국대학생 10여명과 함께 한국의 'NO아베' 집회부터 K-POP을 좋아하는 일본 젊은이들의 문화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한국서 욱일기=전범기, 일본서는 인식 달라"



한 일본인 학생은 “나는 일본인이지만 오히려 한국에 와서 ‘오타쿠 문화’에 대해 잘 알게 됐다”며 “한국 사람들의 오타쿠 문화를 통해 일본을 보고 있다는 사실이 새롭다. 이 문화가 한ㆍ일 관계에서의 새로운 가능성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일본에도 케이팝(K-POP)은 좋지만 한국은 싫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한국 문화를 통해 한국 전반에 대한 관심 높아진 건 사실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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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건물에서 일본 쓰다주쿠대학 학생들과 서울대 학생들이 토론을 하며 점심을 먹고 있다. 권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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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애니메이션 등 전반적인 일본 문화에 관심이 많다”고 밝힌 김종현(21ㆍ서울대 생명과학 3학년)씨는 “오타쿠들 사이에서도 불매 운동을 하는 사람도 있고 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오타쿠라고 해서 이런 것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오타쿠들이 일본 문화를 더 자주 접하는 만큼 불매 운동 등으로 받는 영향도 더 크다는 시선에 의문을 제기하면서다.

‘욱일기’를 둘러싼 논란에 관해서도 얘기가 오갔다. 욱일기는 제2차 세계대전 때 일본이 아시아 각국을 침략하며 전면에 내건 깃발로, 일본 군국주의와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전범기로 통한다. 과거 유명 연예인들이 욱일기가 새겨진 옷을 입었다가 대중의 거센 비판에 직면한 적도 있다. 한 일본 학생은 “한국이 욱일기를 일본 우익의 상징으로 이해하는 것에 놀랐다. 그런데 사실 일본에서는 욱일기를 보고 굳이 전쟁을 떠올리진 않는다. 일본은 이런 것에 둔감한 것 같다. 이런 면에서 분위기 차이를 느꼈다”고 말했다.

서울대 학생 정모씨는 “‘야후 재팬’에 표출되는 의견들이 일본 전체의 의견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소녀상 앞, 친절하게 사진 찍어주는 한국 사람들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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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통일 대행진단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인근에서 열린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폐기 촉구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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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답사의 공식 일정은 지난 19일부터 시작했지만 일부 학생들은 지난 주말 한국에 미리 와서 반일 집회 등에 참석했다. 이들은 광화문에서 열리는 'NO아베' 집회에 참석하고 서대문 형무소, 평화의 소녀상 등을 견학했다. 집회ㆍ시위 문화와 거리가 먼 일본 학생들은 광화문에서 벌어지는 여러 단체의 집회가 신기했다고 한다.

다카다 시오리(20)는 “한국 사람들은 확실히 일본 사람과 일본 정부를 구분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사람이라는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반일 시위에서 전혀 공격적인 느낌을 받지 못했다. 시위대가 아베 정부에 대한 불만과 일본 사람에 대한 감정을 구분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녀상 앞에 갔을 때 일본인인 걸 알고 오히려 친절하게 사진까지 찍어주는 한국 사람들이 있었다”며 “일본 미디어가 전하는 ‘반일 시위’ 분위기와 달라 오히려 위화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학생들을 인솔한 박정진 쓰다주쿠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현재 한국 상황을 보여주는 것도 공부라고 생각해 특별히 한국 답사를 기획했다”며 “여기 온 학생들은 1990년대 한ㆍ일 교류를 시작할 무렵 태어났는데 그런 의미에서 일본의 이전 세대와는 다른 시각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들은 21일 판문점을 방문한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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