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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때 ‘가든파이브’처럼만 안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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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과 머리 맞댄 을지로 재개발

1천여개 제조업 실태 전수 조사

“프레스, 진동 커 1층에 있어야”

서울시 “이주 비용 등 대안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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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든파이브처럼만 안 됐으면 좋겠어요.”

서울 청계천과 을지로 일대 재개발로 이주 위기에 놓인 상인들은 이렇게 입을 모았다. 이명박 서울시장 시절, 서울시는 청계천 복원 사업을 벌이며 그 일대 제조업체들을 서울 문정동 가든파이브로 이전시켰다. 하지만 1층에 몰려 있던 기존 상가들과 달리 복합몰인 가든파이브 환경은 제조업이 자리잡기 어려웠고 분양가도 높았다. 협력 업체 대부분이 인천 남동공단 등 수도권 서쪽에 위치해 이전한 상인들은 거래하던 업체와 협업도 어렵게 됐다. ‘또다시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을까?’ 상인들의 주된 걱정은 이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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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만난 임아무개씨는 “옆에 있는 세운 3-1·4·5구역 등이 철거되고 있으니, 나도 불안하다”며 “압축·가공 기계인 프레스 같은 설비는 아주 무겁다. 소리도 크고, 주변에 주는 진동도 적지 않기 때문에 1층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50년 가까이 을지로 대림상가 옆에서 주물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그는 “재개발을 한다면 제품이나 기계를 밖에 내놔도 비가 맞지 않았으면 좋겠고, 화장실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주물 업체를 운영하는 ㄱ씨는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기기는 바닥 밑으로 땅을 파서 단단하게 고정해야 하고, 진동도 상당해서 1층이 아니면 작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청계천·을지로 재개발 사업으로 도심 제조업 생태계가 파괴될 위기에 놓이자, 서울시가 대안 마련에 나섰다. 서울시 의뢰로 도시계획·설계 업체 미래이엔디 등은 지난 6일부터 이달 말까지 세운재정비촉진지구 3-2·3·6·7·8·9·10구역, 5-1·3구역과 수표지구 도심 제조업체 998개를 대상으로 도심 산업 특성 전수방문조사를 벌이는 중이다. 3-1·4·5구역은 표본 심층인터뷰, 나머지 2구역, 4구역, 5-2·4·5·6·7·8·9·10·11구역, 6구역, 세운상가 입주 업체 등 약 380개 업체에 대해서는 표본조사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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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에서는 업체 공정 종류와 특성, 사업장 면적·위치, 기계설비 특성, 거래업체 등 41개 객관식·주관식 항목을 직접 제조업 상공인에게 묻는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상공인들은 애로사항과 요구사항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한 조사원은 “상공인들이 무조건 ‘재개발 반대’만을 외치고 있지는 않다. 반대를 주장하시는 분들에게도 ‘이런저런 대안이 있어 준비하고 있다’고 말씀드리면 수긍하시고 아이디어도 주신다. 어디서든 일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게 그분들의 요구이며, 다만 ‘가든파이브’처럼만 아니면 된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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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이달 말까지 실태조사를 마치고, 올해 말까지 영세 상공인들의 제조업 생태계를 보전할 대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1층에서만 작업을 해야 한다든지, 이주 비용은 어떻게 되는지 자세하게 파악해, 이른 시일 안에 대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다양한 아이디어를 두고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사진 채윤태 기자 cha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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