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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3차 사법파동’의 주역, 신평 변호사 “조국, 내려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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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신평 변호사.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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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이른바 ‘3차 사법파동’의 주역으로 불리는 신평(63·사법연수원 13기) 변호사가 20일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신 변호사는 93년 판사실에서 돈 봉투가 오가는 관행을 내부고발했다가 현행 헌법 시행 후 최초로 법관 재임용에서 탈락한 당사자다.

신 변호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국씨, 내려와야 합니다!’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신 변호사는 글에서 “2018년 봄 대법관 교체 시기에 당신이 나를 진지하게 밀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이에 대한 고마움을 깊이 느끼고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이 말은 하지 않을 수 없다는 쪽으로 기운다. 어리석은 돈키호테니, 신의라곤 눈곱만치도 없는 인간이니 하는 비난을 듣더라도 이 말을 해야겠다. 조국씨 이제 내려오십시오!”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신평 변호사 페이스북]


신 변호사는 “우리 사회는 보수와 진보로 나누면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기득권 세력과 그에 포함되지 않은 사람들로 나누면 희한하게 잘 보인다”라면서 “진보라고 표방하면서 기득권 세력으로서 누릴 건 다 누리는 ‘진보 귀족’들의 행동에도 거침이 없다. 자신이 챙길 건 철저하게 챙겨왔다. 해방 후 지금까지 이렇게 기득권 세력의 발호는 그치지 않았고, 서민들은 사실상 개돼지 취급을 받아왔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국씨! 당신은 숱한 인간적 장점을 가지고 있다”라면서 “그럼에도 당신은 전형적인 ‘진보 귀족’으로 살아왔다. 당신이 귀한 딸을 위하여 기울인 정성이 과연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의 그 정성에 비해 도덕적으로 더 낫다고 생각합니까? 그렇지 않다. 오히려 세간에서는 김 의원 경우는 별것 아니라는 말이 나온다”고 꼬집었다.

또 “당신이 온갖 문제를 안은 한국 로스쿨 제도를 허황한 로스쿨 설립취지를 원용하며 한사코 비호하고, 로스쿨을 거치지 않고도 법조인 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길을 봉쇄함으로써 이 땅의 수만 명 젊은이가 당신을 향한 원성을 내뱉어온 사실을 압니까?”라며 “나는 이 원한들이 모여서 결국에는 당신의 앞길을 가로막을 것이라고 예언해온 사람”이라고 말했다. 신 변호사는 경북대 로스쿨 교수를 지내기도 했다.

신 변호사는 “당신이 기득권자로서 지금까지 저질러 온 오류와 다른 사람들에게 안겨준 상처들에 대하여 깊은 자숙의 기간을 거쳐야 한다. 넓고 길게 보며 그 후에 다시 국민 앞에 나서도록 하라”며 조 후보자를 향해 조언했다.

신 변호사는 글 마지막에서 “당신의 대학 선배이자 피데스(FIDES) 선배로부터”라고 덧붙였다. ‘피데스’는 서울대 법대 편집부다. 조 후보자는 대학 3학년 때 이 잡지의 편집장을 지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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