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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줄 말고 여기가 명당! 뮤지컬 덕후들만 아는 ‘꿀잼’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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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윅> ‘카워시석’ ‘토미석’

<미스터쇼> ‘레이디스석’ 맨 앞자리

배우들이 직접 무대에서 내려와

손수건 건네거나 구애 이벤트

<킹키부츠> <스웨그 에이지> 등

배우들 오가는 통로 자리나

극에 참여할 수 있는 자리 인기

남자친구·가족 대동 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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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금손’들이여 긴장할 때다! 클릭만 했다 하면 원하는 자리를 획득하는 금손들도 식은땀 흘리게 만드는 뮤지컬 <헤드윅>(16일부터. 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 대극장)이 돌아왔다. 중극장이라 객석이 많지 않은데다 ‘헤드윅’을 맡은 배우가 사실상 혼자 극을 끌어가는 만큼 ‘내 배우’를 보려는 팬들 사이 경쟁이 치열하다. 가장 피 튀기는 자리는 당연히 ‘헤드윅’이 잘 보이는 가운데 앞열이지만, ‘뮤덕’(뮤지컬 덕후)들만 아는 명당자리는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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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배우와 직접 호흡할 수 있는 ‘카워시석’과 ‘토미석’. 카워시석은 헤드윅이 치렁치렁한 띠를 걸치고 객석 팔걸이에 올라가 세차하듯 몸을 앞뒤로 흔든다고 해서 팬들이 부르는 이름이다. 토미석은 헤드윅이 좋아하는 극중 록가수 토미가 객석에 앉아 있다고 소개하면서 관객에게 직접 손수건을 건넨다. 지정석은 아니지만 카워시석은 대체로 가운데(B구역) 3~5열 중 맨 왼쪽 통로석(관객이 무대를 바라보는 것을 기준으로), ‘토미석’은 가운데 앞줄일 때가 많다. ‘헤드윅’의 정석 조승우의 카워시석은 주로 B구역 3~5열 맨 왼쪽 통로석이었다. 2019년 ‘헤드윅’들도 배우마다 다르지만 비슷하다. 헤드윅을 연기하는 정문성은 “토미석은 정해놓는데, 카워시석은 특정 범위 안에서 정한다”고 말했다. <헤드윅>을 홍보하는 ‘창작컴퍼니다’ 관계자는 “동선 때문에 위치는 비슷하다. 앞열과 함께 토미석과 카워시석은 순식간에 표가 나간다. 팬들 사이 명당자리로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뮤지컬 팬들의 ‘광클 욕구’를 자극하는 명당자리는 공연을 보는 또 하나의 재미다. 일반 관객은 알 길 없는, 극을 여러번 본 팬들만 유추할 수 있는 명당자리를 획득했다는 희열을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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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롯데시어터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스쿨 오브 락>은 오른쪽 C구역과 출입문 사이 앞쪽 통로석을 노려보자. 극중 부모들이 록페스티벌에 출전한 아이들의 공연을 바로 그곳에 서서 관객과 함께 본다. 운이 좋으면 나를 빤히 바라보며 표정 연기를 하는 배우와 눈이 마주칠 수도 있다. 9월20일 시작하는 <미스터쇼>(신한카드 판스퀘어 라이브홀)는 무대 양옆에 위치한 ‘레이디스석’ 맨 앞자리를 반드시 획득해야 한다. 미스터들이 구애하는 등 여러 이벤트를 같이 할 수 있다. 2020년 8월 돌아오는 뮤지컬 <킹키부츠>도 가운데 통로 자리에 앉으면 커튼콜에서 무대를 내려오는 배우와 하이파이브를 할 수 있다. 오는 25일까지 선보이는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은 왼쪽 통로석 1~5열 자리가 명당이다. 공연 중에 배우들이 양쪽 통로를 오가는데, 특히 왼쪽 앞쪽은 주인공 단(양희준·준·이휘종)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기회가 많다. 단이 내려가 부채를 선물해주고, 2막에서는 뒤편에서 나와 통로에서 잠시 멈춰 대사를 한 뒤 무대로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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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사들은 아예 이벤트처럼 즐길 수 있는 객석도 마련한다. 뮤지컬 <이블데드>는 좀비들이 내려와 관객들의 옷에 피를 묻히는 무대 앞줄 ‘스플래터존’이 공연 때마다 인기이고, 지난달 28일 끝난 <록키호러쇼>는 “날 위로해줘, 괜찮아 브래드”라는 가사가 나올 때 극중 브래드에게 빵을 던질 수 있는 오피석(OP석·오케스트라 악단석)을 별도로 마련해 두기도 했다. 종료 시점을 정해놓지 않고 계속 선보이는 오픈런 연극 <오백에 삼십>(대학로 아트포레스트 1관)은 극중 나눠 주는 떡볶이를 받을 확률이 높은 가운데 통로석 경쟁이 치열하다.

명당자리는 공연을 두배로 즐길 수 있는 만큼 단순히 손 빠른 광클 노하우 외에도 쟁취하기 위한 나름의 방식이 총동원된다. <헤드윅>의 카워시석을 노리는 여성 관객들은 남자친구를 대동하기도 한다. 지난 16일 개막 공연에서 오만석이 선택한 카워시석과 토미석은 모두 남자였다. 해마다 이 자리를 노리는 한 팬은 “관객 대다수가 여자인 <헤드윅>은 앞에 남자가 앉아 있으면 그 자리를 카워시석으로 택할 확률이 높아서, 전략적으로 남자친구를 데려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정문성은 “카워시석은 (재미 등을 위해) 일부러 남자 관객을 찾아서 한다”고 말했다. 명당자리를 놓치면, “무조건 ‘저요, 저요’ 외치거나, 애절한 눈으로 쳐다보며 내 자리를 명당자리로 만든다”는 뮤덕들도 있다.

자, 이제 금손을 작동할 때다. 명당자리마저 클리어 한다면 당신은 진정한 뮤덕!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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