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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는 어떻게 세계를 ‘정복’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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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틈타 전 세계로 퍼져…수많은 꽃이 한 송이 이룬 것도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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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식물의 95%를 차지하는 꽃을 피우는 식물 가운데 세계적으로 큰 두 ‘가문’이 있다. 종 수가 많기로 국화과와 난초과 식물이 난형난제하다. 국화과에는 2만5000∼3만5000종이 포함돼 있는데, 이는 전체 꽃식물의 약 10%에 해당한다.

그러나 얼마나 널리 분포하는지를 따지면, 국화과가 윗길이다. 온난한 곳에 주로 분포하는 난초와 달리, 국화과 식물은 남극을 포함한 지구의 모든 대륙에서 자란다.

우리에게 낯익은 많은 식물이 이 무리에 속한다. 다양한 국화를 비롯해 해바라기, 코스모스, 민들레, 백일홍, 엉겅퀴, 쑥, 상추, 취, 우엉, 씀바귀, 달리아, 캐모마일 등이 모두 국화과 식물이다.

이 식물들은 어디서 기원해 어떤 과정을 거쳐 지구를 ‘점령’하게 됐을까. 최신 염기서열 해독 기술을 이용해 국화과 식물 약 250종의 유전자를 분석해 이 수수께끼를 푼 연구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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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퍼 맨델 미국 멤피스대 교수 등 미국 연구자들은 과학저널 ‘미 국립학술원 회보(PNAS)’ 7월 9일 치에 실린 논문에서 국화과 식물의 기원이 8300만년 전인 중생대 백악기로 거슬러 오르며, 남아메리카가 기원지라고 밝혔다. 또 국화과 식물은 기후변화를 틈타 남아메리카에서 북아메리카로, 다시 베링 해를 건너 아시아와 아프리카로 이동했고, 아프리카에서 전 세계로 퍼져나가는 ‘코스모폴리탄’의 이동 경로를 보였다고 밝혔다.

국화과 식물의 원조는 극지방에도 열대림이 분포할 정도로 따뜻했던 백악기에 남아메리카 남부에 출현했다. 그러나 지구의 기후는 백악기 말 소행성 충돌과 함께 공룡시대가 막을 내리는 대멸종 사태를 겪으면서 한랭화의 길로 접어들었다.

6종 중 5종이 멸종하는 격변에서 살아난 국화과 조상은 춥고 건조해지는 기후에 적응해 다양화했다. 약 5000만년 전 기후 격변 때 이들은 북아메리카로 퍼져나갔다.

신생대 에오세의 지구는 춥고 건조해 유라시아와 북아메리카 대륙은 낮아진 해수면 덕분에 연결됐고, 국화과 식물은 베링육교를 건너 아시아와 아프리카로 이동했다. 연구자들은 약 4200만년 전 아프리카의 건조화로 대륙 내부 숲이 초원에 자리를 내주었을 때 이들 식물은 다시 한 번 폭발적으로 다양하게 진화해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고 밝혔다.

연구자들은 “민들레, 국화, 해바라기, 엉겅퀴 등 현생 국화과 식물의 95%가 이때 생겨났다”고 논문에서 밝혔다. 국화과 식물은 이처럼 지구기후가 춥고 건조해질 때 다양하게 진화해 넓은 지역에 퍼져나갔다. 현재 이들이 많이 분포하는 곳도 사막, 초원, 산악지대 등 건조한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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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자들은 이처럼 국화과 식물이 진화적으로 성공을 거둔 이유로 독특한 꽃의 구조를 들었다. 국화과 식물은 수많은 개별 꽃이 모여 하나의 꽃다발을 이룬다. 국화꽃 한 송이는 꽃잎 수만큼 수많은 꽃이 모인 형태다. 또 국화과 식물은 씨방에 깃털이 달렸는데, 이것이 씨앗이 멀리 퍼지는 것을 돕고 초식동물이 먹는 것을 방해한다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Jennifer R. Mandel et al, A fully resolved backbone phylogeny reveals numerous dispersals and explosive diversifications throughout the history of Asteraceae, PNAS 2019 116 (28) 14083-14088, https://doi.org/10.1073/pnas.1903871116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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