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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방류한 바다거북 3마리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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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관찰 결과 日 베트남 등서 겨울 지내고 회귀

해양수산부 “우리 연안 유용한 서식지란 의미”
한국일보

2017년 8월 전남 여수 안도 인근에서 확보돼 같은 해 제주도에서 방류된 붉은바다거북. 이 바다거북은 총 1만8,873km를 이동해 지난해 9월 다시 전남 여수로 돌아왔다. 해수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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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연안에서 방류된 바다거북들이 일본ㆍ베트남 등지를 돌아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확인됐다. 바다거북이 해류에 밀리거나 길을 잃어 우연히 한국에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 연안을 주요 서식지로 삼고 있다는 뜻이다.

해양수산부는 2015년부터 최근까지 한국에서 구조ㆍ치료된 뒤 자연에 방류된 바다거북 11마리의 움직임을 추적한 결과 최소 3마리가 한국에 다시 돌아왔다고 20일 밝혔다. 해수부는 이 기간 총 116마리를 방류하며 개체별 인식표를 부착했고, 19마리에 대해선 인공위성추적용 발신기도 달았다. 이 가운데 성체인 11마리가 이번 연구대상이 됐다.

추적연구 결과 11마리 중 3마리는 방류된 뒤 우리 연안에서 활발하게 먹이 활동을 하다 바닷물 온도가 낮아지는 10월 일본, 중국, 베트남 등 따뜻한 해역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그곳에서 겨울철을 보내며 번식한 뒤, 날이 따뜻해지자 다시 우리 연안으로 회귀했다. 특히 2017년 8월 전남 여수에서 그물에 걸려있다 구조된 붉은바다거북은 한달 만에 제주도에서 방류된 뒤 1만8,873㎞를 돌아 지난해 9월 다시 여수로 돌아오기도 했다.

이동경로를 제대로 확인하기 전 인공위성추적용 발신기가 꺼져버린 바다거북까지 포함하면 3마리보다 더 많은 수가 한국으로 회귀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해수부 관계자는 “11마리 중 3마리는 27%로, 생태학에서 반복되는 ‘패턴’으로 인식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바다거북들이 스스로 한국에 찾아온다는 것은 우리 연안 생태계가 바다거북에게 유용한 서식지라는 의미다. 명노현 해수부 해양생태과장은 “최근 개발이 많이 이뤄지고 그물이 많이 설치됐지만, 우리 연안으로 돌아오는 걸 보면 먹이 등 생활환경이 괜찮다는 뜻”이라며 “우리 연안에 출현하는 바다거북 4종을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하고 보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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