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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슈 고유정 전 남편 살해 사건

'비이상적 성욕자라고' 유족 측, "고유정 이혼 소장에 성행위 강요 언급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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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측 법률대리인인 강문혁 변호사, "고유정 측의 주장에 치명적인 결함" / 피해자를 칼로 찔러 죽였다는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는 허위 / 고인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

세계일보

전 남편 살해 고유정 얼굴 공개. 연합뉴스


'제주 전 남편 살해 사건' 피해자 유족 측 변호인은 20일 "수십 페이지에 이르는 고유정 이혼소송 서류에 피해자의 변태적 성행위 강요에 대해서는 단 한 마디도 언급한 사실이 없다"며 "고씨 측이 감형을 받기 위해 고인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인 강문혁 변호사는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고씨가)긴급체포된 이후 단 한 번도 피해자의 성행위 강요 주장을 하지 않다가 공판기일에 이르러 갑자기 변호인을 통해 새로운 주장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고유정이 성폭행을 피하려다가 우발적으로 피해자를 칼로 찔러 죽였다는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는 허위이고, 자신의 범행을 은폐하려는 의도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강 변호사는 고씨의 이러한 주장은 오히려 추후 양형판단에서 가중사유로 고려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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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전 남편 살해 사건' 피의자 고유정(36)이 지난 12일 오전 제주 동부경찰서에서 제주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고씨는 지난달 25일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피해자 강모(36)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뉴시스


그는 "고씨가 치밀한 계획에 따라 피해자를 살해하였음에도 자신의 계획 살인을 은폐하고, 처벌을 면하거나 감형을 받으려는 목적으로 '우발적 살인'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비이상적 성욕자라는 묘사에 대해서는 부부사이의 지극히 사적이고 내밀한 영역 속하는 문제에 대해 상대방이 해명 하기 곤란한 특성을 이용했다고 비난했다.

새로 선임된 고씨 측 남윤국 변호사는 지난 12일 제주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정식 공판에서 피해자가 과도한 성욕자로서 결혼생활 동안 변태적인 성행위를 강요했고, 이러한 피해자의 성향이 성폭행을 시도하게 된 요인이라고 주장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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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남편 살해 혐의로 구속기소 된 고유정이 지난 12일 오전 제주지법에서 첫 재판을 받고 나와 호송차에 오르기 전 한 시민에게 머리채를 잡히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대해 유족 측 강 변호사는 "범행 직후 시신을 두차례에 걸쳐 훼손하고 경찰을 따돌리기 위해 전남편의 휴대전화로 문자를 보내는 등 고유정의 비상식적인 일련의 행동을 객관적인 증거나 상식으로 해명할 수 없기 때문에 공판기일을 앞두고 만들어낸 새로운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강 변호사는 "부부사이 성생활 문제는 지극히 사적이고 내밀한 영역에 속하는 만큼 당사자가 아닌 그 누구도 해명하기 곤란한 특성이 있다"며 "이러한 특성을 고려해 고유정은 자신의 범행을 정당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피해자를 비정상적인 성욕자로 비난하는 전략을 들고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고유정은 지난 5월 25일 오후 8시 10분부터 9시 50분 사이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남편 강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혐의는 살인과 사체손괴·은닉이다. 고씨의 다음 재판은 9월 2일 오후 2시 열린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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