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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잘 나가는 갤럭시노트10...맞수 ‘아이폰11’ 대결 앞두고 ‘외우내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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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 바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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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황대영 기자]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노트10 출시를 앞두고 ‘외우내환(外憂內患)’에 시달리고 있다.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의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23일 갤럭시노트10을 시장에 전격 출시한다. 갤럭시노트10은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삼성갤럭시 언팩 2019’을 통해 먼저 공개된 바 있다. 공개 당시 디자인과 S펜 그리고 개선된 하드웨어 사양 등으로 전 세계적인 관심을 집중시키는데 성공했다. 또 6.3형 갤럭시노트10과 6.8형 갤럭시노트10 플러스 2가지 크기로 출시돼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는 평가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21%로 1위, 그 뒤를 화웨이(17%), 애플(12%)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그 격차가 점차 좁혀지고 있어 이번 갤럭시노트10 출시를 통해 점유율 1위를 공고히 다지겠다는 복안이다. 갤럭시노트10은 올해 판매량 970만대로 예상되고 있다.

갤럭시노트10 출시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에서 국내.외적인 요소가 삼성전자를 괴롭히고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만찬 회동에서 나온 ‘관세’ 언급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동통신 3사와 함께 ‘소비자 선택 제한’ 사유로 LTE 버전 출시를 요청한 국내발 이슈까지 겹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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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급한 애플, 관세 언급으로 갤럭시노트10 출시 목전 ‘발목잡기’

갤럭시노트10은 지난 19일 국내 사전예약을 마감하고 출시 준비에 들어간다.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모델 출시에 가장 숨죽이며 지켜보는 경쟁 글로벌 업체가 바로 애플이다. 애플과 삼성전자는 글로벌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의 관계다. 점유율 2위인 화웨이는 비교적 저가의 라인업으로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어 애플의 주요 고객층과 다르다.

애플의 경쟁사인 삼성전자는 고가의 갤럭시S, 갤럭시노트 모델과 비교적 중저가의 갤럭시A 시리즈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팀 쿡 애플 CEO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관세 이야기를 하며 삼성을 거론해 눈길을 끈다. 미중 경제전쟁이 벌어지며 중국에서 생산되는 제품에 추가 관세가 붙는 가운데, 팀 쿡 CEO는 애플의 제조거점이 중국에 있어 관세 부담이 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베트남에 제조거점이 있는 삼성전자는 추가 관세 부담이 없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를 견제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도 해석된다.

갤럭시노트10의 예상 밖 호평으로 잠재 고객을 모두 잃을 수 있다는 우려에 나온 최후의 수단으로 풀이된다. 5G(5세대 이동통신) 시장에서도 삼성전자에 이어 화웨이에도 밀리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한 우려도 엿보인다.

애플의 이 같은 행보는 사실상 남의 잔칫상에 재를 뿌리는 격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겪은 한국산 세탁기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악몽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팀 쿡 CEO가 높은 관세를 적용받는 애플이 삼성과 경쟁하기 어렵다는 좋은 사례를 보여줬다”라며 “그는 매우 설득력을 갖춘 주장을 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미국은 소비자 피해를 우려해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유예하고 있다”라며 “그런 마당에 특정 국가, 특정 기업을 겨냥한 추가적인 관세 부과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또 다른 관점에서 애플이 관세를 내기 싫으면 미국에서 제품을 생산하라는 압박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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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E 호환되는 5G 모델 놔두고 LTE 전용 모델 내놓으라는 정부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10 출시를 앞두고 국내에서도 복병을 만났다. 당초 국내에서 갤럭시노트10 5G 모델만 출시할 예정이었던 삼성전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이통3사가 연이어 LTE 모델도 출시를 요구하면서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5G 상용화 이전인 유럽에서는 LTE 모델, 미국에서는 5G 모델과 LTE 모델 모두 출시할 예정이다.

민원기 과기부 2차관은 지난 19일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히는 차원에서 삼성전자에 갤럭시노트10 LTE 모델 출시를 권유했다”라며 “국내에 아직 5G 네트워크가 완전히 구축되지 않았고, 마침 해외에서도 갤럭시노트10 LTE 모델을 출시하는 것이 아니냐”라고 말했다. 정부가 제조사에 입김을 넣고 있는 초유의 일이 빚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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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노트10은 5G 모델이더라도 LTE가 호환된다. 갤럭시노트10 5G(256GB)의 판매가는 124만8500원으로 유럽에서 판매될 LTE 모델의 가격 899유로(약 120만7600원)과 큰 차이가 없다. 다만 5G 요금제가 LTE보다 비싸고, 수도권에 집중된 5G 네트워크 환경에 따라 일부 지역에서는 5G 서비스 성능을 완전히 체감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재고 관리 등 유통적인 측면에서도 갤럭시노트10은 5G 단일 모델로 국내에 출시하는 것이 유리하다. 수도권과 지역에서도 점차 5G 서비스가 품질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 구 서비스 모델을 양산해 불필요한 악성 재고를 만들 필요가 있냐는 것이다. 가격 측면에서도 저렴한 스마트폰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에게는 중저가 라인업 갤럭시A 시리즈가 이미 나와있는데, 프리미엄 라인업을 하향 평준화할 필요가 있냐는 지적까지 들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노트10 LTE 모델과 국내 출시와 관련해서는 과기부와 이통사 간에 협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갤럭시노트10 LTE 모델 국내 출시 및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현재 단계에서 밝히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현재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책임지는 IM부문의 전망은 낙관적이지 못하다. 2분기 기준 매출 56조1300억원, 영업이익 6조6000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IM부문 실적은 2분기 매출 25조8600억원, 영업이익 1조5600억원에 머물렀다. 메리츠종금증권의 김선우, 서승연 연구원은 "무선사업부의 분기 수익성은 노트7 소송 사태가 있었던 2016년을 제외하면 9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이라면서 "하반기에는 화웨이 이슈로 인한 일부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상황이지만, 이는 수량적 수혜에 그칠 뿐 무선 실적에 구조적인 해결책에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갤럭시노트10에 기대가 큰 이유다. 그러나 이러한 외우내환이 이어질 경우 사태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황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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