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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슈 은행권 DLS·DLF 사태

금감원, 증권사 조사 핵심은 DLS '주문제작' 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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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이달 금감원 합동검사 돌입…은행·운용사·증권사 대상…DLF 기초자산인 DLS에 판매사 입김 여부 집중]

머니투데이

여의도 증권가 / 사진=류승희 기자 grsh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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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손실 위험에 처한 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 DLS) 관련 금융감독원이 합동검사를 예고하면서 증권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금감원은 문제가 된 주요국 금리 연계 DLS를 발행한 증권사들에 대해 판매사 주문제작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예정이다.

20일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국내 금융권에서 판매한 주요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S, DLF) 판매잔액은 8224억원이고, 이중 7239억원이 손실구간에 진입했다. 현 상태가 만기까지 유지될 경우 예상 손실액은 4558억원에 달해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금감원은 해당 상품 설계부터 제조, 유통, 판매에 관여한 은행·증권사·운용사를 대상으로 합동검사에 들어간다. 이르면 이번 주부터 시작된다.

가장 문제가 된 상품인 영·미 CMS 금리,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한 DLF는 동일한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DLS를 포트폴리오에 여러 개 담아 펀드 형태로 조성한 것이다. 증권사에서 해당 DLS를 발행하면 운용사가 이를 사모펀드(DLF)에 담고, 은행이 판매하는 방식이었다.

금융당국은 고위험 상품인 DLF가 특정 은행에서만 수천억 팔렸다는 점에서 'OEM(주문자상표부착)' 펀드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 펀드 설정과 운용은 금융위원회로부터 인가를 받은 자산운용사 고유의 업무인데, 판매사의 요구나 지시에 따라 펀드가 만들어졌다면 인가가 없는 금융사가 펀드를 만든 것으로 볼 수 있어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가 있다.

DLF를 만든 것은 KB자산운용, 교보악사자산운용, HDC자산운용, 유경PSG자산운용이고 DLS를 발행한 증권사는 하나금융투자, NH투자증권, IBK투자증권이다. 이중 DLS를 직접 판매한 NH투자증권과 달리 하나금융투자, IBK투자증권은 발행한 DLS가 온전히 DLF 용도로만 사용돼, 발행 단계에서부터 판매사의 입김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금융당국이 눈여겨 보는 것도 이 대목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DLF의 설계, 제조, 유통, 판매까지 모든 단계를 검토하다 보면 결국 기초상품인 DLS를 왜 발행했는지까지 되짚어보게 될 것"이라며 "증권사는 불완전판매 이슈보다는 해당 DLS가 어떻게 설계됐고 어디서 요청을 받았고 판매됐는지 등을 조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DLS를 판매사가 '발주'했다는 의혹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증권사가 먼저 판매사에 다양한 기초자산으로 만든 금융상품을 제시하면 이를 판매사가 선택하는 구조로, 선후관계가 다르다는 주장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들은 금리, 신용, 부동산 등 다양한 기초자산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파생상품 포트폴리오를 이미 보유하고 있다"며 "그중 어떤 상품을 펀드에 담을지 운용사와 판매사가 결정해 선택하는 것이고 증권사는 다양한 상품을 제안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증권사 DLS 불완전 판매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수십 명이 불완전 판매로 민원을 제기한 은행과 달리, 증권사는 직접 판매액이 유안타증권,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을 합해도 74억원에 불과한 데다, 손실구간에 있는 것도 NH투자증권 뿐이다. 증권사는 ELS, DLS를 늘 상 팔아왔던 만큼 은행과는 투자자 성향도 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6일 기준 금감원에 접수된 DLS·DLF 분쟁조정 신청은 총 29건인데 KEB하나은행이 9건, 우리은행이 19건, NH투자증권 1건이다.

김소연 기자 nick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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