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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공감 능력 상실한 방송국, 마이웨이로 스스로 구설을 키우다[SS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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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시청자와 함께 공감대를 형성하고 희로애락을 선사해야 할 방송국이 스스로 논란을 자초하고 구설을 더 키우고 있다.

태국에서 대왕조개 사냥 및 취식으로 논란이 진행중인 SBS ‘정글의 법칙’의 조용재 PD가 연출에서 빠진 뒤 한달만에 ‘리틀 포레스트’로 복귀했다.

앞서 ‘정글의 법칙’ 출연진은 태국에서 촬영하던 도중 현지 규정을 어기고 멸종 위기종인 대왕조개를 불법 채취·취식했다. 문제가 불거지자 SBS는 초기 “불법적인 부분은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후 국립공원 측이 “사냥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담은 ‘정글의 법칙’ 제작진의 공문을 공개하며 거짓말이 드러나 더 큰 비난을 받았다.

일부 시청자는 ‘정글의 법칙’ 폐지 등을 언급하며 책임감 있는 후속 조치를원했지만 SBS는 예능본부장·CP·PD에게 각각 경고, 근신, 감봉으로 논란을 마무리하려 했고 결방 없이 곧바로 새로운 시즌을 시작했다. 여기에 당시 논란의 중심이었던 조용재 PD가 한달여만에 또 다른 프로그램에 중도 합류하며 SBS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물론 일각에서는 자숙의 시간을 거쳤다고는 하지만 아직 대왕조개 논란에 대해 무언가 결정된 상황도 아닌데다 새로운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것도 아니라 방송 중인 프로그램에 투입 하는 것은 대다수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제작현장에 복귀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이렇게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은근슬쩍 끼워넣는 방송국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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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SBS는 김성준(55) 전 SBS 앵커가 경찰이 ‘몰카’ 혐의로 입건된 후 실명이 공개되자 곧바로 사직서를 수리하고 ‘김성준의 시사전망대’를 폐지하는 꼬리자르기식의 행태로 눈총을 사기도 했다. SBS는 자사 간판 언론인의 문제보다는 개인적인 일탈로 의미를 축소하려는 의도가 다분했고, 뉴스·시사 프로그램을 통해 이러한 범죄 엄벌을 강조해온 지상파 채널의 사회적 책임을 포기한 행동이다.

또 ‘시사전망대’는 ‘서울전망대’ ‘SBS 전망대’라는 이름을 거치며 편성 변동은 있었지만 1991년 SBS 라디오 개국부터 함께 한 프로그램을 손 쉽게 폐지하며 청취자는 물론 제작진에 대해 기본적인 배려도 찾아볼 수 없었다.

비단 SBS 뿐만 아니라 JTBC 역시 이해할 수 없는 행태로 비난을 면치 못했다. JTBC는 첫 창사 기획 다큐멘터리 ‘DMZ’ 촬영분 일부를 국방부의 허가 없이 협찬사인 기아자동차의 상업광고에 사용한 것을 사과하고 제작을 전면 중단했다.

JTBC는 지난 17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기아자동차에게 제작지원 및 광고제작등을 제안했지만 국방부는 DMZ 내에서 촬영된 다큐멘터리 영상이 별도의 상업광고로 쓰이는 것을 허가할 수 없다고 거듭 입장을 밝혔다’면서 ‘최종합의에 이르지 못했지만 JTBC는 국방부 입장과 달리 제작을 진행했다’며 자신들의 잘못을 실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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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는 이미 다큐멘터리 제작단계부터 기아자동차와 광고 촬영을 거래했다. 이를 불허한 군 당국의 입장과 ‘DMZ 영상을 기아자동차 광고에 이용하지 않겠다’라는 서약서까지 썼지만 광고 제작을 강행해 논란을 자초했고 광복절인 15일 일부 영화관에선 해당광고가 상영되며 비난 여론이 거세졌다.

보안 훈령 위반, 군사시설보호법과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소지 등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여지가 다분했지만 JTBC가 어떤 이유로 이런 독단적인 선택을 했는지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다. JTBC는 임직원 인사조치와 유사한 사례 방지를 약속했지만 앞서 SBS의 사후약방문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

최근 들어 프로그램 제작진이나 출연진 혹은 방송국 자체가 사회적인 논란의 중심이 서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정보 공유의 벽이 낮아지다보니 과거 조용히 지나가고 드러나지 않던 문제점이 이제는 쉽게 알려지고 불거지는 모양새다. 대중들도 보다 직접적인 방법으로 이런 문제를 지적하며 이에 대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만 방송국과 제작진은 여전히 과거의 방식이나 시선으로 대응에 나서며 그 해결과정에서 논란은 보다 더 증폭되고 있다. 시청자와 대중과의 공감대를 통한 방식보다는 논란을 일으킨 원인이 방송국이 마치 제3자처럼 논란을 정리하고 종결지는 행태를 보이며 괴리감만 더 커지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일선 제작에 참여하는 PD들은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지만 오히려 윗선에서는 전혀 다른것 같다. 방송국에서는 논란의 요지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인지하는 감수성이 결여된 것 같아 보이기도 한다. 여전히 밀어붙이기 식이 존재하고 쉽고 단순한 방식으로만 해결할려고 해서 시청자는 물론 내부에서도 공감대를 얻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이러한 문제는 불거질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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