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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정부 상대 '말바꾼' 페이스북…소송 판결 코앞에 '여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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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2일 행정소송 1심 선고…페북 "이용자 피해 인정 못해"

SKB 등과 망사용료 계약은 체결…소송은 '해외 확전' 방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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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로고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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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공짜망' 사용을 위해 접속경로를 차단, 국내 소비자에 대한 피해를 일으킨 데 대해 한국 정부와 적극적 소통에 나서 주목받았지만 과징금 제재가 떨어지자 기존 입장을 바꾸고 '행정소송'으로 맞선 페이스북에 대한 판결이 오는 22일 예정된 가운데, 페이스북이 1년을 끈 소송 결과를 앞두고 '여론전'에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법 준수하겠다던 페이스북, '이용자 피해' 인정못해

페이스북은 행정소송 결과를 앞두고 최근 언론사를 대상으로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망사용료 협상은 기업과 기업 사이에서 이뤄져야 하는 일임에도 정부가 이를 간섭하는 것은 월권"이라고 주장했다.

페이스북은 국내에서 올 초 SK브로드밴드와 협상끝에 망사용료 지급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고 현재 사용료를 내는 중이다.

사업자와의 분쟁은 협상을 통해 해결했다는 점을 강조하는 한편 정부가 사업자간 협상에 '간섭'하려 한다는 입장을 편 것이다. 업계는 선고 결과를 불과 며칠 앞둔 상황에서 페이스북의 이같은 대응에 대해 "여론전을 펼쳐 재판 결과를 호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본사 부사장까지 방한해 '한국 이용자를 존중하고 국내법을 준수하겠다'던 페이스북의 약속도 재판 과정에서는 손바닥 뒤집듯 뒤집혔다. 페이스북은 방통위에 소송을 제기할 때 소송이유로 "방통위의 행정처분 이유인 '이용자 이익침해'를 인정할 수 없다"고 적시했다.

페이스북에 대한 행정처분이 내려지기 전인 지난 2018년1월, 페이스북은 방통위의 사실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본사 부사장이 한국을 직접 방문해 이효성 방통위원장과 SK브로드밴드 대표 및 모회사 SK텔레콤 고위 임원을 두루 만나는 등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앞으로 한국법을 충실히 따르고 세금도 내겠다고 했으며 판교에 한국 스타트업을 위한 '이노베이션랩'을 설립하기로 약속하는 등 겉으로 보인 태도는 한국 정부와 시장, 이용자를 한껏 존중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막상 방통위의 행정처분이 결정되자 페이스북은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소송 이유에도 '이용자 이익 침해행위'를 인정할 수 없다고 적시했다. 현재까지 페이스북이 '말바꾸기'를 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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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전경©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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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정부가 입증하라" 법리싸움

특히 페이스북은 지난 1년여간 진행된 행정소송 심리에서 접속경로 변경이 '이용자 이익 침해'와 직결된다는 방통위 조사가 타당치 않다며 철저하게 법리 싸움으로 재판을 끌고 갔다.

방통위가 소송에서 패소하지 않으려면 페이스북의 접속경로 변경이 어떻게 이용자들의 이익에 영향을 미쳤는지 일일이 증명하고 페이스북의 불법행위도 방통위가 역으로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법조계 일각에선 "피해자가 피해를 입증해야 하고, 피해자를 보호할 의무를 가진 정부가 해당 기업의 위법 행위를 입증해야 하는 형태로 재판이 흘러가면서 방통위가 다소 불리한 상황에 처했다"고 보고 있다.

또 페이스북은 이번 소송을 한국법인이 아닌 '아일랜드 법인'이 진행하고 있다. 이번 소송이 단순히 페이스북 한국법인 차원이 아니라 본사 차원의 중대 의미가 있다는 뜻인 셈이다.

페이스북은 소송을 통해 타 국가에서 동일한 '망사용료 분쟁'이 초래됐을 경우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도록 한국 정부를 상대로 '본보기성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방통위 고위관계자는 "소송은 최선을 다해 진행하고 있다"면서 "만에 하나 소송에서 방통위가 패소한다 하더라도 글로벌 사업자가 우리 국민에게 이익침해 행위를 저지를 경우 행정기관에서 준엄한 판결을 내릴 수 있다는 점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고위 관계자는 이어 "이번 소송을 계기로 향후 글로벌 사업자가 함부로 국민의 이익을 침해하지 못하도록 법적 미비점을 보완할 수 있는 개정안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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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1월, 케빈 마틴 페이스북 본사 부사장이 한국을 찾아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을 만나는 모습(방송통신위원회 제공)©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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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페이스북 행정소송, 사연은?

페이스북과 우리 정부가 소송을 진행하게 된 사연은 이렇다. 페이스북은 대용량 동영상 콘텐츠 등의 원활한 접속을 위해 미리 콘텐츠를 다운로드 받아 접속 속도를 높이는 '캐시서버'를 KT에 두고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정부가 국내법에 따라 '상호접속에 관한 고시'를 변경하면서 KT의 페이스북 캐시서버를 중계접속해 사용하고 있던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에 KT가 별도의 '접속료'를 지불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KT는 페이스북 측에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에 대한 별도의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고 요청했고, 페이스북은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접속료' 계약을 맺지 않은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의 접속 경로 라우터를 임의로 변경해 버렸다.

이 과정에서 페이스북을 이용하지 않는 SK브로드밴드의 일반 인터넷 이용자마저 페이스북의 과도한 트래픽으로 인해 수일간 인터넷 접속에 어려움을 겪었다. 주무기관인 방통위는 이에 대한 사실조사에 착수, 페이스북의 무단 접속경로 변경 행위가 국내 이용자들의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보고 과징금 3억9600만원을 부과하는 행정처분을 내렸다.

이에 페이스북은 정부의 판결에 불복,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1년여간의 심리끝에 오는 22일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esth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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