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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살 빙하의 죽음을 애도합니다… 아이슬란드 '빙하 장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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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기후전문가 등 100여명 참석… '미래로 보내는 편지' 추모비 설치

18일(현지 시각) 아이슬란드에서 700살 된 빙하의 장례식이 열렸다. 사망 선고를 받은 빙하는 아이슬란드 수도 레이캬비크 북동쪽에 있는 오크(Ok) 화산을 약 700년간 덮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오크 빙하'다.

오크 빙하는 1980년대까지 해발 1198m의 오크 화산 정상 일대를 넓게 덮고 있었다. 하지만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면적과 두께가 서서히 줄었고, 2014년 빙하 연구자들로부터 공식적으로 '죽은 빙하(dead ice)' 판정을 받았다. 현재 오크 화산은 정상에 있는 분화구에만 얼음이 덮여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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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9월 위성에서 본 아이슬란드의 '오크 빙하'는 오크 화산의 분화구를 하얗게 덮고 있었다(왼쪽 사진). 하지만 올해 8월 나사가 찍은 사진에서 오크 빙하는 거의 흔적도 없다(오른쪽 사진). /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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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장례식은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경고하기 위해 미국 라이스대학 기후학자들이 마련했다. 오크 화산 정상 부근에서 열린 장례식에는 카트린 야콥스도티르 아이슬란드 총리를 비롯해 전 세계 기후 전문가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고 BBC가 보도했다.

오크 빙하 앞에는 '미래로 보내는 편지'란 제목의 추모비가 세워졌다. 여기에는 '오크는 아이슬란드에서 최초로 빙하의 지위를 잃었다. 앞으로 200년 안에 아이슬란드의 주요 빙하들이 같은 길을 걸을 것이다. 이 추모비는 지금 무슨 일(지구온난화)이 일어나는지,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음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는 글귀가 새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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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경고하기 위해 18일(현지 시각) 700년 된 오크 빙하의 '장례식'을 연학자들이 예전 빙하가 있던 자리에 '미래로 보내는 편지'라는 제목의 추모비를 세웠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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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 전문가들에 따르면 아이슬란드에서는 지난 5년간 약 400개의 빙하 중 소형 빙하 56개가 녹아내렸고, 지구온난화가 계속되면 남은 빙하들도 200년 내에 모두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 관측 사상 가장 무더운 여름인 올해 북극권 지역에서는 빙하가 녹아내리는 양이 급증하고 있다. CNN은 "지난 16일 그린란드에서는 하루 사이에 110억t의 빙하가 녹아내렸는데, 이는 수영 경기장 440만개를 가득 채울 수 있는 양"이라며 "지난달 그린란드에서 녹아내린 빙하만 총 1970억t에 이른다"고 전했다.

[배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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