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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스텔스기 도입 북한 눈치 보나…스텔스 모드로 들여오는 F-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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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인도분 4대 22일께 도착

군 “보안 강조 지침” 언급 꺼려

중앙일보

F-35A 전투기가 지난 7월 15일 청주 공군 제17전투비행단기지에 착륙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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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이 전력화를 추진 중인 스텔스 전투기 F-35A가 ‘은밀 모드’로 한국에 추가로 들어오고 있다. 19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생산된 F-35A 추가 인도분 4대가 22일께 국내에 도착한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소식통은 “미 본토를 출발한 F-35A가 지난 17일께 하와이 미 공군기지에 도착했다”며 “기상 상황에 문제가 없다면 중간 기착지를 거쳐 22일께 한국에 들어오는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29일과 7월 15일 각 2대를 인도받은 한국은 이로써 모두 8대의 F-35A를 보유하게 된다. 공군은 오는 11월 2대, 12월 3대를 받아 연내 13대 스텔스기 라인업을 갖추고, 2021년까지 40대를 전력화할 계획이다.

군 당국은 이날 F-35A의 추가 도입에 대해 사실상 함구했다. 군 관계자는 “스텔스기 관련 사안에 엄격한 보안을 강조하는 지침이 세워졌다”며 “최소한의 정보만 확인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언론 보도에도 무대응 기조가 세워졌다고 한다. 앞서 지난 7월 2대가 한국에 도착했을 때도 군은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F-35A는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최첨단 전투기이기 때문에 한국 공군의 핵심 전력이 된다. 그런데 이를 비공개로 들여오니 스텔스 전투기가 ‘스텔스 모드’로 도입되는 셈이다.

군 당국자는 “F-35A와 같은 첨단 자산 도입을 세세하게 공개하는 건 주변국들에 이를 탐지하라고 광고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어느 나라나 군 스스로 핵심 자산이 언제 어디로 얼마나 많이 들어온다고 알려주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핵 추진 잠수함이나 전략폭격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같은 주요한 ‘전략 자산’은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를 숨기는 게 전략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일각에선 비공개 도입은 북한의 반발을 의식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북한은 지난해 3월 미국에서 열린 1호기 출고식 때부터 한국의 스텔스기 도입을 ‘반민족적 범죄행위’라고 규정한 뒤 때만 되면 F-35A 도입을 비난해 왔다.

지난 16일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담화에선 “농약이나 뿌리고 교예 비행이나 하는 데 쓰자고 사들였다고 변명할 셈인가”라며 ‘미국서 사들인 무인기, 전투기’를 콕 짚어 비난했다. 미국에서 사들인 전투기는 F-35A를 뜻한다. 미국의 5세대 전투기로 최대 속력 마하 1.8, 전투행동반경 1093㎞인 F-35A는 북한 전역을 작전 범위로 삼고 전략 목표를 일거에 타격하는 막강한 스텔스 공격력을 지녀 북한 수뇌부가 가장 무서워하는 무기로 꼽힌다.

군 당국은 지난 3월 1차 인도분이 한국에 들어왔을 때는 보도자료와 사진을 배포했다.

이후 북한이 계속 트집잡기로 나서자 F-35A 추가 도입을 놓곤 아예 비공개로 방향을 바꾼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이에 따라 당초 공군 창설 70주년인 10월 1일에 맞춰 검토했던 F-35A 도입 공개 행사도 실제로 이뤄질지는 가봐야 안다는 전망이 군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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