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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학대로 숨진 아동 85%, 죽고 나서야 사회가 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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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2018년 학대로 숨진 아동 102명

87명은 사망 이후 전문기관에 신고돼

출생신고 누락·부모 자살전 살해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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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간 학대로 숨진 아동 가운데 85%는 주검이 되고 나서야 우리 사회가 학대 피해를 인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학대 징후를 의심하는 신고 건수는 증가 추세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가 발견하지 못하는 ‘위기 아동’이 많은 것이다.

19일 <한겨레>가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보건복지부 산하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자료를 보면,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학대로 숨진 아동은 모두 102명이었다. 이 가운데 사망 이전에 학대 피해가 신고된 적이 있지만, 현행 아동 보호망이 허술해 보호받지 못하고 끝내 숨진 아동은 15명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87명은 사망 이후 전국 아동보호전문기관에 학대 피해가 신고된 경우이다.

연도별로 보면 사망 아동 수는 2016년 36명, 2017년 38명, 2018년 28명이었지만, 사망 이후 신고된 아동 비율은 2016년 80%(29명), 2017년 87%(33명), 89%(25명)로 늘어났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숨진 뒤에야 피해 아동으로 집계된 이들에 대해 “출생신고도 돼 있지 않다 숨지거나, 부모가 자녀를 살해한 뒤 자살하는 ‘자녀 살해 후 자살’로 인한 피해 아동”이라고 설명했다. 숨진 아동 가운데 출생신고가 누락된 경우, 부모에게 살해당한 경우가 몇명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봉주 서울대 교수(사회복지학)는 “현재 아동보호 체계는 학대 의심 신고를 해야 공적 개입이 시작되는 형식”이라며 “처벌에만 중심을 두면 아주 심각하다고 여겨지지 않는 사례에 대한 신고를 꺼리게 되고, 신고가 미뤄지는 사이에 학대를 반복해 겪다가 아동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미한 학대·방임의 경우 필요한 서비스를 미리 연계해주는 등 예방 기능을 강화한 아동보호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7년 기준 국내 아동학대 판단 건수(발견율)는 아동 1천명당 2.51명으로 미국(9.4명) 등에 견줘 여전히 적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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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집계하는 아동학대 통계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제기된 바 있다. 올해 4월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학술지 <형사정책연구> 2019년 봄호에 실린 논문 ‘법의부검자료를 기반으로 한 아동학대 사망의 현황과 유형’에선 2016년 만 0~18살 아동 사망자 약 2500명 가운데 부검 명령이 내려진 341명의 사망 원인을 조사한 결과, 최소 84명에서 최대 148명은 학대로 인한 사망이거나 학대와 연관된 사망이라는 것이 확인됐다. 논문 집필자들은 “아동 대상 부검률이 13% 안팎이므로 가정 안에서 은밀히 발생해 은폐가 쉬운 아동 사망은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울 경우 부검을 해야 한다”며 “사망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아동 사망에 대해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정기적으로 점검·확인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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